'현재는 과거의 미래'…현대미술 바라보는 두 시선

국내 양대 비엔날레인 광주비엔날레·부산비엔날레 열려
광주비엔날레 현대미술의 본질에 집중
부산비엔날레 한중일 3국 전위예술에 초점
  • 등록 2016-09-05 오전 6:00:00

    수정 2016-09-05 오전 7:46:54

덴마크 출신 토미 스토켈의 ‘광주 돌’(사진=김용운 기자)


[광주·부산=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호남과 영남의 대표적인 두 도시에서 현대미술의 흐름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비엔날레가 동시에 열린다. 규모와 평가 면에서 세계 5대 비엔날레로 성장한 ‘2016 광주비엔날레’와 1981년 부산청년비엔날레부터 시작해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2016 부산비엔날레’가 각각 1일과 3일 개막과 함께 두 달이 넘는 대장정에 들어갔다.

두 비엔날레는 전시공간과 전시주제, 작품형태에서 변화를 줬다는 점에서는 일치하지만 전시의 지향점은 달랐다. 광주비엔날레가 ‘제8기후대(The 8th Climate) 예술은 무엇을 하는가’란 주제로 현대미술의 본질을 살피고 이로써 미래에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알아보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부산비엔날레는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이란 주제로 1960~1990년대 한국·중국·일본 3국의 아방가르드미술을 다시 들여다보며 현대미술이 사회의 모순과 어떻게 대립·저항해왔는지를 살피는 데 방점을 찍었다.

◇광주비엔날레…현대미술의 본질과 미래를 묻다

스웨덴 출신의 마리아 린드 ‘2016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은 지난 1일 광주비엔날레 전시장에서 가진 개막 기자회견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이미지나 대형 구조물의 전시보다 만화경처럼 보이는 복합성과 다양성의 세계를 구현하는 전시를 추구했다”며 “전시를 위한 스펙터클한 작품보다 시민과 예술가, 지역사회에서 작용하는 예술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도라 가르시아의 ‘녹두서점: 산 자와 죽은 자 우리 모두를 위한’(사진=김용운 기자)
37개국 120명의 작가가 참여해 총 252점의 작품을 내놓은 올해 광주비엔날레는 이전까지의 비엔날레가 예술을 위한 예술에 치중했다는 반성에서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린드 예술감독은 “현대 비엔날레에서 보게 되는 상업성과 경제논리 등을 제거하고 비움과 사색, 비상업성, 예술의 본질, 인간에 충실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덕분에 지난 ‘2014 광주비엔날레’에서 도드라졌던 대규모 설치작품이나 스펙터클한 퍼포먼스 등은 올해 광주비엔날레에서 보기 어렵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돌이나 천, 폐품 등의 소재를 통해 작가들의 창의적인 발상이 돋보이는 작품이 주류를 이룬다. 전시실 내부의 칸막이를 없애 공간의 개방성을 강조한 것도 이번 광주비엔날레의 자랑거리다. 특히 미디어아트를 전시한 광주비엔날레 2전시실은 실내 전체를 컴컴하게 만들어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작품을 자유롭게 움직이며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여기에 지역의 정체성과도 연계를 강화했다. 스페인 출신 도라 가르시아의 ‘녹두서점: 산 자와 죽은 자 우리 모두를 위한’을 비롯해 덴마크 출신 토미 스토켈의 ‘광주 돌’ 등은 5·18민주화운동의 성지였던 광주라는 역사적 상징성을 담아낸 작품이다. 또한 광주비엔날레 전시장 외에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의재미술관, 무등현대미술관, 우제길미술관, 5·18민주화운동기록관 등 광주 곳곳으로 전시장을 확장해 시민의 일상과 현대미술의 접점을 찾아내려 했다. 전시는 11월 6일까지다.

◇부산비엔날레…시대의 전위 ‘현대미술’ 되돌아보다

이건용 ‘신체향’ (사진=부산비엔날레)
올해 부산비엔날레가 간판으로 내세운 전시는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프로젝트 1’이다. 윤재갑 ‘2016 부산비엔날레’ 전시감독은 지난 2일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린 개막 기자회견에서 “본 전시와 특별전으로 양분하는 기존의 비엔날레 형식을 프로젝트개념으로 바꿨다”며 “자국 내 폐쇄적인 시스템 속에 자생적으로 성장한 한국·중국·일본의 아방가르드 미술과 비엔날레라는 글로벌시스템을 비교해보는 것이 올해 전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산비엔날레는 ‘프로젝트 1·2·3’으로 구성하는 독특한 방식을 취한다.

이를 위해 ‘프로젝트 1’은 한국과 중국, 일본 3개국 5명의 큐레이터가 1960년대 이후 3개국에서 나타난 자생적 실험미술인 아방가르드를 조명한다. 여기서 한국은 김찬동 큐레이터가 1960~1990년대까지 실험미술 중 개념미술·행위예술·미디어작품 등을 통해 그간 단색화와 민중미술에 가려졌던 김구림·이건용·성능경·박현기 등 현재 재평가받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골랐다.

중국은 구어샤오엔 베이징민생현대미술관 부관장이 문화혁명이 끝난 1976년을 기점으로 1995년까지 중국의 현대미술 작품 중국사회의 저항과 갈등을 주제로 한 장샤오강·황루이·왕강이 등의 작품을 가져왔다.

장샤오강 ‘황야 시리즈 4’(사진=2016부산비엔날레)


또한 일본은 사와라기 노이 타마미술대 교수, 타테하타 아키라 사이타마시립근대미술관 관장, 우에다 유조 갤러리Q 디렉터 등 3명의 큐레이터가 ‘전후 일본의 전위미술’을 주제로 히로시마 원폭 이후 1980년대 말까지 호리 코사이, 시노하라 우시오, 아이다 마코토 등의 전위예술작품을 비롯해 구타이, 모노하, 슈퍼플랫 작품들을 전시한다.

옛 고려제강 수영공장을 리모델링해 전시공간으로 꾸민 F1963에 펼친 ‘프로젝트 2’는 1990년대 이후 글로벌비엔날레 시스템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오래된 공장외형을 유지하면서도 9917㎡(3000평)의 내부를 완전히 뒤바꾸어 공간 자체가 또 하나의 건축작품으로 다가오게 했다. 아울러 ‘프로젝트 3’은 ‘프로젝트 1’과 ‘프로젝트 2’의 관계를 집중조명하는 학술세미나 등으로 구성했다. 올해 부산비엔날레에 참여하는 작가는 23개국의 121명이며 작품은 총 316점이다. 전시는 11월 30일까지다.

오카모토 타코의 1950년작 ‘숲의 규칙’(사진=2016부산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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