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좁다'...이마트 PB '피코크', 미국·홍콩시장 진출

홍콩 슈퍼마켓 체인 '웰컴'과 수출 계약
미국엔 생산기지 마련...중동부 중심 간편식 시장 진출
  • 등록 2017-09-21 오전 6:00:00

    수정 2017-09-21 오전 8:30:10

(사진=이마트)
[이데일리 박성의 기자] 이마트(139480)가 자체브랜드(PB) ‘피코코’를 앞세워 해외시장에 도전장을 던진다. 아시아에서는 홍콩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웰컴’사와 손잡고 마카오와 홍콩 내 슈퍼마켓에서 피코크 판매를 시작한다. 미국에서는 주문자 생산 방식으로 현지 생산한 ‘이마트 PK’ 5종을 중동부 슈퍼마켓 1000여 개에 공급, 해외 유통시장 공략의 고삐를 죈다.

홍콩 최대 슈퍼마켓과 손잡아

이마트는 홍콩 슈퍼마켓 체인인 ‘웰컴’사와 정식 수출 계약을 체결한다고 21일 밝혔다. 웰컴사는 ‘마켓 플레이스’, ‘제이슨스’, ‘쓰리식스티’ 등 다양한 브랜드의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홍콩 최대 슈퍼마켓 체인이다. 웰컴사의 모기업인 ‘데어리 팜’의 경우 연 매출 규모 23조원의 동남아 최대 유통 기업이다. 홍콩, 마카오, 중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11개국에 6500개 매장을 갖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3월에 웰컴과 파트너쉽을 맺었다. 앞으로 웰컴사의 슈퍼마켓 57개점에 피코크 순두부찌개, 묵은지 김치찌개, 삼계탕, 순희네 빈대떡, 낙지볶음밥, 피코크 한반(즉석밥) 등 107개 한식 메뉴를 판매할 예정이다. 이마트가 기존에 피코크 상품을 행사 형식으로 해외에 수출한 적은 있지만 해외 대형 유통 채널에 정식으로 입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론칭을 시작으로 고객들의 반응을 보며 판매 점포수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홍콩 수출금액은 올해 6억, 내년에는 40억 달성을 목표로 한다.

웰컴사는 이번에 이마트가 수출하는 피코크 상품을 ‘엔드캡(End-Cap·진열대의 돌출매대 부분으로 주동선과 맞닿아 있어 가장 눈에 띄는 프리미엄 진열 공간)’에 피코크 별도 ‘존(Zone)’을 마련해 상품을 진열할 예정이다. 최소 6개월간 상시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는 피코크를 시작으로 ‘노브랜드’와 이마트 ‘e브랜드’를 오는 10월 이후에 웰컴사 홍콩 322개점, 마카오 16개점 등 전점(338개점)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웰컴사는 이번 론칭을 준비하며 한국을 방문해 이마트 매장을 실사하고, 간편식을 맛본 뒤 입점할 상품을 직접 선택하는 등 피코크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21일에는 홍콩과 한국 양국을 대표하는 유통사의 만남을 축하하는 ‘웰컴 피코크’ 축하 세레모니를 갖고 이를 홍콩 현지 언론에 발표할 예정이다.

현지 생산으로 美 간편식 시장 진출

이마트 미국법인은 이마트 간편식을 위한 생산기지를 마련하고 주문자 생산방식으로 생산한 상품을 25일부터 미국 중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에 들어간다. 중동부 주요 도시는 한인과 아시아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뉴욕, 뉴저지, 아틀란타, 시카고, 텍사스 등이다.

이마트는 미국 시장에 새롭게 진출하는 제조사인만큼 이름 알리기에 열심히다. 상품 라벨을 ‘이마트(Emart) PK’로 변경해 론칭한다. 판매망은 미국 중동부 지역 아시안푸드 최대 총판 중 한 곳과 파트너쉽을 통해 중동부 지역 1000여 개 슈퍼마켓에 우선 공급할 예정이다. 10월 중에는 서부 지역 600~700곳으로 추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육류 성분이 함유된 식품 수입이 어렵다. 또 장거리 이동에 따른 물류비, 맛의 현지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야 한다. 이마트가 현지 국탕 제조 전문 공장에서 주문자 생산 방식으로 생산해 공급하기로 결정힌 것도 이 때문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5월부터 상품 기획 및 개발을 시작해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쳤다. 한국 피코크 상품의 레시피를 기본으로 육류 같은 미국 현지의 풍부한 원재료를 사용해 한국 피코크 상품 이상의 맛을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시장 및 고객 분석을 통해 한국에서 500g이던 제품을 미국판으로는 550g으로 늘리는 등 미국 상황에 맞게 증량을 하고, 시제품을 3번 이상 생산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이마트 미국법인의 목표는 한국 교민과 아시아 고객뿐만 아니라 향후 미국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궁극적으로는 이마트 간편식을 미국 내에 널리 알리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미국 간편식 시장 규모는 2018년 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1인 가구 비율이 커지고 미국에서도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편의성을 강조한 제품의 인기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오동열 이마트 해외소싱담당 미국법인 팀장은 “한식 요리에 대한 수요는 점차 증가하고 있으나, 제대로 만들어진 한식 간편요리가 부족한 점을 고려한다면 이번 피코크 미국 런칭에 대한 미국 교민들의 기대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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