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타임] 치열한 삶에 지친 20대…`보통`에 열광하는 이유는

  • 등록 2018-07-18 오전 8:00:03

    수정 2018-08-02 오전 9:2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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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지금의 20대는 '헬조선'에서 하루하루 살아남아 가고 있다. 입시, 스펙쌓기, 취업, 승진 등 치열한 경쟁에 지친 그들은 이제 의미 있는 일을 한다거나 성공을 해서 훌륭한 사람이 돼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는 추세다.

이제 그들은 사회가 정해놓은 성공을 좇지 않고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삶을 추구하며 의미없는 도전을 멈추고 편안함과 평범함을 찾는다.

'복세편살'(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

최근 청년들은 10년 가까이 즐겨 입어 온 스키니진을 벗어던졌다. 답답하고 얽매이는 패션스타일에서 벗어나 파자마 셔츠, 브라렛(와이어와 단단한 몰드캡을 최소화한 편안한 여성용 속옷), 와이드 팬츠, 롱패딩처럼 편안한 스타일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지금의 20대는 옷을 구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로 '편안함'을 꼽는다.

출세만을 바라보던 기성세대는 쉼을 사치로 여겼다. 반면 지금의 젊은 세대는 휴식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온전한’ 휴식을 추구한다.

취업을 위한 스펙을 쌓느라 하루도 제대로 쉬지 못한 대학생 한수민(24·여)씨는 이번 여름휴가를 ‘스테이케이션’으로 대체했다. 스테이케이션이란 머물다(stay)와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멀리 나가지 않고 집이나 집 주변에서 편안하게 휴가를 보내는 것을 일컫는 신조어다. 수민씨는 이번 휴가 때 여행 계획을 짤 필요도, 쓸데없는 소비를 할 필요도 없다. 이에 그는 “스마트폰과 침대만 있으면 완성되는 여름휴가가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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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평범함'에 반하다

또 지금의 20대는 특별함보다는 평범함에 끌려 '노멀크러시'에 열광한다. 노멀크러시란 보통의·평범한(normal)과 반하다(crush)의 합성어로 '보통에 반하다'란 의미의 신조어다. 노멀크러시에 빠진 청년들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소소하고 평범한 '힐링'을 즐긴다.

대학생 박슬기(23·여)씨의 새로운 취미는 액체 괴물로도 불리는 '슬라임' 만지기다. 이에 슬기씨는 슬라임을 구매하러 매일 집 근처 문구점에 드나든다. 주변에서는 '초등학생이 가는 문구점에는 왜 자꾸 가느냐'고 묻지만 슬라임을 찾으러 문구점에 가는 20대는 슬기씨뿐만이 아니다.

그는 "'슬라임'을 만지며 무념무상 상태에 빠지는 것으로 힐링한다"고 말했다. 또 "유튜브를 통해 슬라임 ASMR(자율 감각 쾌락 반응)영상을 보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아 매일 밤 시청한다"고 덧붙였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에 따르면 20대의 43.0%가 SNS 채널이나 유튜브 콘텐츠를 즐겨 찾는다고 답했으며 '일상의 소소함을 담은 콘텐츠가 좋다'고 답한 응답자는 58.7%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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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슬라임 ASMR')


최근 곰돌이 푸의 힐링 메시지와 삽화가 담겨있는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곰돌이 푸,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 같은 소소하고 평범한 도서들이 서점가 베스트셀러 순위의 장악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재흔 대학내일20대연구소 연구원은 "이러한 배경에는 불안한 미래 대신 오늘의 행복을 추구하고, 복잡한 세상 속에서 조금이라도 편안함을 누리고자 하는 20대의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기성세대는 치열하고 끊임없는 도전과 경쟁뿐아니라 미래에 대한 걱정에서도 벗어나 편안하고 평범하게 살아보려는 청년들에게 '편안함만 좇는 의지박약자들'이란 말은 그만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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