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달러 시대, 석달만에 저무나

재정적자 우려·구제금융 불확실성 증폭
경제위협 커져..금리인하 등 하락요인 다수
단기간 추가하락 전망..호주·브라질 수혜예상
"중장기적으로 보상받을 가치 있다" 반론도
  • 등록 2008-09-23 오전 9:26:06

    수정 2008-09-23 오전 9:26:06

[이데일리 양미영기자] 최근 석달간 줄기차게 이어져 온 달러 강세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미국 정부의 전례없는 규모의 구제금융 결정 이후 우려했던대로 달러값은 폭락했다.
 
재정적자 확대 우려와 불확실성이 크게 확산되면서 달러는 물론 미국 자산 전반의 매력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달러 강세를 그나마 부각시켰던 미국 경제의 상대적 견조함도 위협받을 태세다. 
 
일단 최근의 초강세 흐름이 무색할 정도로 시장은 달러 추가하락 쪽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상존하고 있다.

◇ 재정적자 "눈덩이" 우려에 달러값 `뚝`

지난주 미국 재무부가 내놓은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구제금융안은 최근 주춤했던 달러 강세 흐름을 결국 정반대로 뒤바꿔놨다.

헨리 폴슨 장관이 구제금융안을 내놓기 직전부터 달러값은 전세계에서 거래되는 14개 통화대비 모두 약세를 보였다. 최근 유로화대비 10%나 폭등했던 달러 랠리가 종말을 고할 조짐을 보인 것이다.

7000억달러의 구제금융과 4000억달러의 머니마켓펀드(MMF) 보증을 위해 필요한 자금 조달은 고스란히 미국의 빚으로 둔갑할 상황에 처했다. 이미 극심한 재정적자에 시달렸던 상황에서 1조 달러를 추가로 빌려오는 것은 미국 정부에 결코 적지 않은 부담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부채의 상한선은 기존보다 6.6%나 증가한 11조3150억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마이클 폰드 바클레이즈캐피탈 스트래티지스트는 "지원안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1조원만큼의 돈을 빌려야 하는 셈"이라며 "구제안이 금융기관에 대한 투자자들 확신을 보강해줄 수는 있겠지만 시장은 두배가 된 재정적자와 경상수지 적자, 마이너스(-)인 미국 실질금리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구제금융 자체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면서 이같은 불확실성 자체도 달러 매수를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론 심슨 액션이코노믹 외환리서치 이사는 "구제금융 안이 어떤 형태가 될지 아무도 예측하기 힘들다"며 "단순히 막연하게 비용이 상당히 들 것이라는 점만 확실하다'고 말했다.

사카 타이하나이 스코티아캐피탈 외환 스트래티지스트도 "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달러에도 부담을 주고 있고, 달러 자산에 대한 국제적인 수요도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경제위협 커질듯..금리인하 등 하락 요인 多數

재정적자는 결국 미국 경제에도 큰 위협으로 다가설 수 밖에 없다. 최근처럼 미국 경제의 절대적 견조함이 아닌 상대적 견조함이 달러 강세를 이끌었던 상황에서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더 키우고 있다. 

달러 뿐만 아니라 채권과 주식 모두 트리플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를 반증한다. 구제금융안과 맞물려 미국 의회 예산국은 내년 지출을 올해 4070억 달러에서 4380억달러까지 늘릴 예정이다. 경상수지 적자도 올해말 1672억4000만달러대까지 높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결국 이는 고스란히 국채발행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으며 새로운 국채물량의 공급은 달러에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구제대상이 금융기관에서 GM이나 GE 등 산업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점도 잠재물량을 늘리는 요인인다. 

달러가 가지고 있는 헤게모니도 흔들릴 정도다. 실제로 지난주 리먼 사태를 계기로 달러선물 값은 크게 꺾였다. 스티븐 젠 모간스탠리 리서치 헤드는 "이미 수년간 달러의 패권이 의심받아왔고, 이런 상황이 지속되고 있음이 다시 증명됐다"며 "다만, 이머징 마켓을 떠나는 자본이 다시 달러로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라 상당히 불안정한 균형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달러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미 연준의 기준금리는 일본을 제외하면 10개 선진국 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며 인플레이션마저 한참 밑돌고 있다. 

◇ 달러 더 떨어진다..호주·브라질 수혜 예상

이에 따라 달러의 약세 흐름이 좀더 지속될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린다. 이에 힘입어 호주와 브라질 통화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눈에 띈다. 

존 테일러 국제외환거래구상 사장은 "재정적자 측면이 부각됨에 따라 달러가 더 위축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데이빗 우 브클레이즈 외환전략 담당수석도 "미국 재정적자에 가격을 당한 달러의 하강 기류가 단기간 상승분을 위축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는 스위스프랑이나 일본 엔화 등 안전자산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물론 브라질 레알화나 오스트레일리아 달러 대비로도 고전하고 있다.
 
이와 관련 골드만삭스는 "달러 약세의 가장 큰 수혜는 고금리 상품에 대한 선호가 다시 늘어나면서 브라질과 호주 통화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들 두 화폐가 최근 달러 강세로 가장 크게 가치가 훼손된 만큼 반등폭도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젠 노르비그 스트래티지스트는 "달러 강세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통화들이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두 통화를 주목할 것을 권고했다.

◇ "결국 미국 경제에 득될 것" 반론도

다만, 일부에서는 결국 구제금융이 미국경제에 득이 되면서 장기적으로는 달러의 위상을 되찾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아덤 보이튼 도이치방크 스트레티지스트는 "이번 구제안이 궁극적으로는 달러에 득"이라며 "리스크와 변동성을 줄여주는 한편, 거시 펀더멘털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간 동안 달러가 고통받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최근 몇달간의 위상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마크 챈들러 브라운브라더스해리맨 글로벌 전략 헤드도 "미국이 대담하고 혁신적인 정책 접근으로 단기간 응징받는 것이 불가피하지만, 똑같은 이유로 인해 중기적으로는 보상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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