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공급책 체포…'최대 사형' 中 공조 관건

마약음료 중간 공급책 2인조 검거·구속
'마약+보이스피싱' 신종 범행에 총력대응
중국, 아편전쟁 후 마약 사범 엄벌 기조
"중국 내 마약 유통 연루시 수사 속도"
  • 등록 2023-04-09 오후 1:00:04

    수정 2023-04-09 오후 7:40:03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이영민 수습기자] ‘국민 안전에 대한 테러’로 규정된 서울 강남 학원가를 덮친 ‘마약음료’ 사건과 관련 전달책 4인조와 공급책 2인조 일당을 검거하면서 배후 추적을 위한 경찰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

특히 몰래 마약을 타 먹이는 이른바 ‘퐁당 마약’ 범죄뿐 아니라 중국에 근거지를 둔 ‘보이스피싱’ 조직과 연루돼 있다는 정황이 나오면서 중국 공안당국과 공조가 불가피하다. 해외 보이스피싱 범죄 특성상 점조직 형태로 운영돼 배후를 밝히는 데 한계가 있지만, 마약 사범을 엄히 다스리는 중국인 만큼 공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지 주목된다.

서울 강남구청역과 대치역 인근 학원가에서 고등학생들에게 건넨 마약이 담긴 음료수(사진=강남경찰서
‘퐁당 마약+보이스피싱’ 결합 신종 범죄

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는 10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A씨,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B씨 등 2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지난 8일 강원 원주에서 A씨를, 인천에서 B씨를 각각 검거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강원 원주시에서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마약음료를 제조한 뒤 서울의 아르바이트생 4명에게 공급한 혐의를, B씨는 피해 학부모에게 협박 전화를 거는 과정에서 중계기를 이용해 휴대전화 번호를 바꾼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퐁당 마약’과 보이스피싱이 결합한 신종범죄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번 사건 수법은 총책과 중간 행동책, 말단 아르바이트생 등 철저히 역할을 분담하는 보이스피싱의 범행 패턴과 유사하다. 실제 전달책 일당은 “인터넷 ‘고액 아르바이트 모집’ 광고를 보고 지원했다”고 진술했다. 여기에 마약음료를 퀵서비스 등으로 공급한 A씨와 부모에게 협박전화를 건 B씨도 철저히 제 역할을 해냈다.

경찰은 총력대응 태세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7일 마약음료 사건 배후를 수사하기 위해 마약범죄수사대뿐 아니라 금융범죄수사대까지 투입하겠다고 했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경찰 최고 경비 태세인 ‘갑호비상’에 준하는 의지와 자세로 경찰역량을 결집해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경찰이 지난 6일 오후 6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사거리에서 학생에게 범죄 예방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다,(사진=김영은 수습기자)
◇ 중국 당국의 수사 공조 ‘관건’


경찰은 마약음료를 마신 학생의 학부모에게 걸려온 협박 전화의 발신지가 중국인 것으로 확인했다. 이 사건 배후가 중국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공조 수사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일단 경찰이 중국 당국에 공조를 요청하겠단 입장이지만, 실제 수사 진척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과 같은 범죄 수법은 비대면 체계로 운영되면서 조직원끼리도 서로의 인적 사항을 몰라 수사의 한계점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단순 보이스피싱이 아닌 마약까지 결합 된 신종 범죄 수법에 강력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이 과거 아편전쟁으로 막대한 사회문제를 겪은 뒤 마약 사범에 대해선 내외국인 예외 없이 최대 사형으로 엄히 다스리고 있는 만큼 공조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중국 자국민이 피해를 보지 않은 이상 공조 수사가 힘을 받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지금 거론되는 보이스피싱 조직이 중국인이며 중국 내에서 일정 부분 마약 유통에 연루돼 있다면 수사 속도는 또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는 사이 대치동 학원가는 초비상 상태다. 일당이 인근 중학교에도 마약 음료를 유포한 것으로 전해져 피해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날 오전 대치동 인근 학원에서 만난 정모(15)씨는 “마약 범죄가 늘어서 놀랐다”며 “학교에서는 ‘남이 주는 것은 피하라’는 식으로 교육한다”고 전했다. 대치동에 거주하는 장영순(48)씨는 “유튜브 영상을 보면 마약 성분을 자동차 손잡이에다가 묻혀놓고 만지기만 해도 병원에 실려가는 영상을 봤다”며 “앞으로 이런 식으로 범죄가 응용되지는 않을까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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