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대림산업, 한국형 현수교 세계시장에 도전한다"

광양~여수 잇는 `이순신대교`, 세계 최고높이 콘크리트 주탑
대림산업, 세계 6번째 해상특수교량 `현수교` 기술자립 선언
  • 등록 2010-10-10 오후 12:04:43

    수정 2010-10-10 오후 4:51:47

[광양·여수=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이순신 장군의 최후 격전지에서 건설기술의 상징인 현수교 기술독립을 실현한다.`

전남 광양시 금호동과 여수시 묘도동을 잇는 여수국가산업단지 진입도로 개설공사의 핵심으로 평가받고 있는 현수교 형식의 이순신대교 건설현장에는 최근 마무리된 주탑의 웅장한 자태가 한눈에 들어왔다.

이순신대교 양쪽 주탑의 높이는 서울 남산(262m), 63빌딩(249m) 보다 높은 해발 270m로, 콘크리트 주탑으로는 세계 최고 높이로 시공됐다. 현수교는 주탑과 주탑을 케이블로 연결하고 케이블에서 수직으로 늘어뜨린 강선에 상판을 매다는 방식의 교량이다.

이순신대교 완공되는 오는 2012년이면 우리나라에서도 미국 샌프란시스코 금문교(Golden Gate Bridge)나 호주 시드니 하버브리지(Harbour Bridge)를 능가하는 초대형 해상 특수교량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이순신대교`, 국내 최대-세계 4위 규모의 `엣지`있는 롱다리

전라남도가 발주해 2007년 11월 착공한 여수국가산단 진입도로 개설 공사의 총 연장은 8.55km, 총 사업비는 현재 1조413억원이다. 총 4개 공구로 분할돼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사장교(1공구)와 현수교(3공구)가 각각 하나씩 포함돼 있는 해상 특수교량의 결정체로 평가받고 있다.

대림산업 컨소시엄(현대건설, SK건설, 동광건설, 금광기업, 남양건설, 새천년종합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는 이순신대교 공사는 여수산단 진입도로 4개 공사구간 중 3공구에 해당한다.

이순신대교가 완공되면 여수국가산업단지와 광양국가산업단지간의 이동거리가 60km에서 10km로, 이동시간은 80분에서 10분으로 단축되는 것은 물론 서남해안 관광개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오는 2012년 여수에서 개최되는 Expo(국제박람회)의 주요 동선 역할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림산업은 엑스포 개최 전 임시개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 김종인 대림산업 사장(왼쪽)이 이순신대교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이순신대교의 주탑을 하루에 2m씩 높이를 높여가며 주야 24시간 연속으로 콘크리트를 타설할 수 있는 슬립 폼(Slip Form) 공법으로 시공했다. 또한 각 주탑의 두 기둥 사이를 연결하는 가로보를 육상에서 사전에 제작한 후 유압식 기계로 1시간에 4.5~5.5m씩 인양해 시공하는 헤비 리프팅(Heavy Lifting)공법을 도입, 전체 주탑 공정을 11개월 만에 마무리했다.

주탑 높이가 254m인 덴마크의 그레이트 벨트 교가 주탑 공정에 30개월, 238.5m 높이의 인천대교가 21개월이 걸린 점을 감안하면 이순신대교의 기록은 기적에 가깝다는 게 국내외 토목전문가들의 평가다.
 
이순신대교의 바다에서 상판까지의 높이는 최대 85m, 평균 71m에 달하고, 주탑 사이의 선박운항 가능 폭은 국내 최장인 1310m에 달한다. 이에 따라 다리밑으로 광양항을 오가는 길이 440m의 1만8000TEU(20피트 길이의 컨테이너 18,000개 선적)급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들도 안정적으로 양뱡향 통항이 가능하다.

특히 주탑과 주탑 사이의 주경간장 길이는 무려 1545m에 달해 일본의 아카시대교(1990m), 중국 시호우먼교(1650m), 덴마크의 그레이트 벨트교(1624m)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 국내 최대 규모의 현수교량에 해당한다.

서영화 대림산업 현장소장은 "이순신대교가 들어서는 여수는 이순신 장군이 처음으로 해군제독으로 부임했던 전라좌수영 본영이 있던 곳이고, 광양앞바다는 임진왜란의 마지막 전투이자 이순신 장군이 순국한 노량해전의 역사적 배경이 깃든 곳"이라며 "이순신대교의 주경간장 길이를 1545m로 설계한 것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탄신년인 1545년을 기념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 대림산업, 세계 6번째 현수교 기술자립화 선언

이순신대교는 대림산업 기술진들이 보유하고 있는 고도의 기술력과 발상의 전환으로 공사과정에서 각종 기록을 갈아 치우며 국내 해상 특수교량 건설 기술을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순신대교는 순수 국산기술로 시공되고 있는 최초의 현수교로서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6번째로 현수교 기술 완전 자립국이 되었음을 선언하는 의미있는 프로젝트다. 현수교의 설계에서부터 시공 및 유지보수까지 모든 분야를 자국 기술로 소화할 수 있는 나라는 전세계적으로 미국, 중국, 일본, 영국, 덴마크 등 5개국에 불과하다.

이순신대교는 진도 7~8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 1등급 기준으로 설계됐다. 이는 1000년에 1번 꼴로 발생하는 대형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수준이다.

대림산업이 주탑공사 완공에 이어 오는 11월부터 본격적인 시공에 들어간 이순신대교의 주탑과 주탑 사이를 연결하는 케이블은 세계 최초로 1860MPa(메가파스칼)급의 인장강도(케이블이 끊어지기 직전까지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를 가지고 있는 직경 5.35mm의 초고강도 강선(Wire)이 사용된다.

이는 피아노 줄 같은 강선 1가닥이 4톤의 하중을 지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지금까지 현수교에 설치된 강선 중 가장 강도가 높은 일본 아카시대교(1760MPa급)보다 뛰어나다. 케이블은 피아노 줄 같은 초고강도 강선 1만2800가닥을 촘촘하게 엮어 만들어지며, 두 개의 케이블에 들어가는 강선의 길이는 7만2000km로 지구(약 4만km)를 약 2바퀴 도는 거리에 해당한다.
▲ 이순신대교 양쪽 주탑의 높이는 서울 남산(262m), 63빌딩(249m) 보다 높은 해발 270m로, 콘크리트 주탑으로는 세계 최고 높이로 시공됐다.

이순신대교의 교량 상판은 강풍이 심하고 태풍이 자주 출몰하는 지리적 여건을 감안해 트윈 박스 거더(TWIN BOX GIRDER)가 국내 최초로 적용된다. 아울러 국내 최초로 에폭시 아스팔트 포장으로 시공해 평탄성은 물론 포장 품질향상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서 소장은 "이순신대교는 태풍 분류기준으로 최고등급에 해당하는 초당 44m 이상의 매우 강한 태풍 2개가 한꺼번에 몰려와도 교량을 안전하게 지지할 수 있는 초속 90m까지 견딜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내풍 안전성을 자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대림산업, 블루오션 `해외 특수교량시장` 적극 진출

대림산업은 이순신대교에서 완성된 한국형 현수교 원천 기술을 토대로 미국과 일본, 유럽의 건설사가 주도하고 있는 해외 특수교량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대림산업은 1984년 12월 전라남도 여수시 돌산 섬 앞바다에 세워진 돌산대교를 시작으로 해상 특수교량에 대한 기술력과 시공경험을 축적해왔다. 지속적인 연구개발 노력에 힘입어 지난 2003년 사장교 형식의 삼천포대교를 국내 최초로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에서부터 시공까지 담당해 성공적으로 준공했고, 현재까지 이순신대교를 포함해 서해대교, 새천년대교 등 총 16개의 현수교와 사장교 건설의 경험을 갖고 있다.
▲ 이순신대교는 여수산단과 광양산단을 잇는 진입도로 4개 공사구간 중 3공구에 해당한다. 주탑의 모양은 세계로 도약하는 해양한국의 기상을 전통탑의 형상으로 디자인됐으며, 주탑의 단면은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공기역학적으로 안정성이 우수한 사다리꼴 단면으로 설계됐다.

특히 현수교 시공에서 무게가 수만톤에 이르는 케이블을 주탑과 앵커리지(Anchorage)에 거치하는 작업은 공중에서 대부분의 공정이 진행되기 때문에 케이블 설치 전문 장비와 전문 운영 기술자가 도맡아 작업을 해왔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케이블 가설장비를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를 일본에서 주로 임대해서 사용해왔다.

대림산업은 이 부분을 100% 국산화하기 위해 순수 국내 기술로 케이블 가설장비를 직접 개발했다. 새로 개발한 케이블 가설장비의 성능과 운영 기술을 검증하기 위해 묘도쪽 해상에 이순신대교를 축소한 370m 길이의 가교를 만들어 성공적으로 테스트를 완료했다. 국산 케이블 가설장비는 오는 11월부터 실제 공사에 도입될 예정이다.

김동수 대림산업 토목사업본부 전무는 "케이블 가설장비 국산화에 따라 이순신대교 프로젝트에서만 약 200억원 정도의 기술수입 대체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림산업은 이순신대교의 시공 노하우를 발판으로 오는 2011년 본격적으로 발주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현수교 형식의 터키 제3 보스포러스대교(3rd Bosphorus Bridge)와 사장교 형식의 베트남 밤콩대교(Vam Cong Bridge) 수주에도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김 전무는 "우리나라에서만 앞으로 섬이 많은 남해와 서해지역을 중심으로 10년간 10조원이 넘는 해상 특수교량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라며 "최근에는 멀리 떨어진 섬이나 나라를 이어 왕래를 편리하게 하고 효율적인 물류체계를 완성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등 개도국에서도 해상 특수교량 발주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해상 특수교량 시장이 우리 건설산업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 대림산업은 이순신대교에서 완성된 한국형 현수교 원천 기술을 토대로 미국과 일본, 유럽의 건설사가 주도하고 있는 해외 특수교량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12년 10월 완공예정인 이순신대교 조감도.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고양이 닮은꼴...3단 표정
  • 아스팔트서 왜?
  • 한혜진 시계가?
  • 이런 모습 처음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