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현대자동차가 지난 2018년 출시한 양산형 수소전기자동차(FCEV) 넥쏘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한 발짝 앞당긴 모델로 평가받는다. 공기 중 산소와 수소의 화학반응으로 전기를 만들어 동력을 일으키는 넥쏘는 도로 위에서 배기가스를 단 한 줌도 배출하지 않는 것은 물론 오히려 사용한 공기를 정화하기까지 한다. 넥쏘가 궁극의 친환경차라고 불리는 이유다.
| 현대차 2024년형 수소전기차 넥쏘.(사진=현대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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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쏘는 출시 이후 현재까지 세계 FCEV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세계 각국에서 판매된 수소차 8290대 중 3198대가 넥쏘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서 판매된 FCEV 차량 중 넥쏘의 점유율은 38.6%로 세계 1위다.
지난 15일 수소차 넥쏘를 타고 서울 시내 약 10㎞ 구간을 시승했다. 시승 모델은 지난 6월 출시된 2024년형 연식변경 모델로 이전 모델과 비교해 외관 상 큰 변화는 없었지만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은 여전했다. 전체적으로 모서리 없이 부드러운 형상에 물결치는 듯한 측면은 넥쏘만의 독특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나타냈다.
넥쏘의 가장 큰 장점은 수소 충전 속도가 빠르다는 데 있다. 충전구에 충전기를 꼽으면 약 5분이면 100% 충전이 가능하다. 전기차 급속 충전이 80% 충전까지 대략 30분이 걸린다는 점과 비교하면 훨씬 빠른 속도다. 충전된 수소는 약 700bar의 압력으로 차량 후방에 위치한 3개의 수소탱크에 저장되며 차량 그릴을 통해 유입된 산소와 연료전지 스택 내에서 만나 전기를 발생시킨다.
신형 넥쏘는 프리미엄 트림 한 가지로 운영된다. 여기에 자동차 에어컨 냄새를 제거하는 애프터블로우가 기본으로 탑재됐으며 USB C타입 충전기가 1열에 2개, 2열에 2개씩 총 4개가 적용됐다. 마이크로 향균 필터와 한 번 스위치를 누르면 자동으로 끝까지 열리고 닫히는 세이프티 파워 윈도우가 2열에도 기본으로 들어간다.
| 2024년형 넥쏘 내부.(사진=김성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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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문을 열고 올라타니 현대적인 내부 공간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운전자 정면에는 10.25인치 컬러 LCD 클러스터가 큼지막하게 자리하고 있었고 그 우측에는 12.3인치 내비게이션이 운전자 쪽을 향하고 있었다. 운전자와 조수석 사이 센터콘솔에는 전자식 변속 버튼을 비롯해 드라이브 모드, 공조, 라디오 조작 등의 버튼들이 한 데 모여 있어 조작하기 손쉬웠다.
내부는 널찍해서 편안했다. 전장 4670㎜, 전폭 1860㎜, 전고 1630㎜, 휠베이스(앞바퀴 중심에서 뒷바퀴 중심까지 거리)2790㎜의 크기를 갖춘 넥쏘는 1열뿐 아니라 2열 공간도 넉넉한 편이었다. 트렁크 용량은 839ℓ로 2열을 접어 차박을 하기에도 충분해 보였다.
| 2024년형 넥쏘 트렁크.(사진=김성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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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를 넣고 운전을 시작하니 차량이 부드럽게 나아갔다. 여느 전기차처럼 소음은 전혀 없었으며 압도적인 실내 정숙성이 돋보였다. 넥쏘는 수소와 산소의 전기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연료전지인 스택이 전방에 위치하며 구도모터 또한 스택 옆에 붙어 있는 전륜구동 형태를 띈다. 사실상 전기차처럼 전기로 움직이기 때문에 소음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다만 넥쏘는 스택과 수소탱크 탓에 상대적으로 구동모터가 작은 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넥쏘에 장착된 모터는 113kW(약 154마력)급으로 코나 일렉트릭 150kW보다도 출력이 낮은 편이다. 그러나 대신 토크가 40.3kgf·m에 달해 가속페달에 대한 응답속도는 굉장히 민첩했다. 직선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꾹 누르니 상체가 뒤로 젖혀질 정도로 튀어나가는 힘이 좋았다. 도심에서 운전하기에는 충분한 성능이었다.
신형 넥쏘의 판매가격은 세제혜택 적용 후 기준 6950만원이다. 올해 서울시 기준 보조금 3250만원(국비 2250만원, 지자체 1000만원)을 적용하면 실제 고객 구매가격은 3700만원으로 낮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