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의 탄탄한 연기, 그러나 1/2 부족한 노래 실력(VOD)

[리뷰] 뮤지컬 ''나인''
  • 등록 2008-01-24 오전 9:39:00

    수정 2008-01-24 오전 9:39:00

[조선일보 제공] 뮤지컬 '나인(Nine)'은 한 사내의 인생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같았다. 주인공은 천재라 불리는 영화감독 귀도(황정민). 그가 아홉 살 꼬마 귀도(자신의 과거)로부터 건네받은 지휘봉으로 곡선을 그리자 여자들의 합창과 춤이 터져나왔다.

현실과 몽상, 아내와 정부(情婦)들, 현재와 과거 사이를 어지럽게 오가는 '나인'은 이탈리아 영화감독 페데리코 펠리니의 자전적 영화 '8과 1/2'이 원작이다. 아내 루이자(김선영)와 함께 베니스의 한 스파에서 영화를 구상 중인 귀도에게 불륜관계인 여자들이 나타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의식의 흐름 같은 장면들은 흐르다 끊어지고 끼어들기를 반복한다. 서로 다른 공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쏘아대는 대사, 같은 공간에서 혼자만 이탈하는 대목 등 무대 화법도 예측불허였다.
 
▲ 귀도(황정민)의 내면으로 여행하는 뮤지컬‘나인’/오디뮤지컬컴퍼니 제공

 
22일 개막 공연에서 황정민은 베스트가 아니었다. 1막에서는 긴장으로 땀을 많이 흘렸고 노래에 파워가 붙지 않았다. 16명이 출연하는 이 뮤지컬에서 유일한 남자인 황정민은 여자들의 합창을 견뎌내고 조화를 이룰 만한 가창력을 좀체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표정과 연기, 몸놀림은 귀도라는 배역에 잘 어울렸고, 4년 만의 공연임에도 공간 감각이 살아 있었다.

노래에 감정을 뭉치는 힘이 센 김선영은 단 두 곡의 노래로 존재감을 새겼다. 몸의 욕망을 채워주는 칼라(정선아), 영혼을 치료해주는 클라우디아(양소민)의 연기와 음색도 뮤지컬의 전체 톤과 맞았다. '지킬 앤 하이드'를 연출한 데이비드 스완은 오케스트라 피트를 지나 객석 앞까지 무대로 활용하며 심리적 거리감을 좁히려 했다. 하지만 심플하지 않고 기름진 세트는 초현실적인 드라마와 충돌한다는 평도 나왔다.

'나인(9)'이라는 제목엔 8과 1/2번째 영화였던 작품에 뮤지컬 작업(1/2)을 더했다는 뜻이 담겨 있다. 미국 브로드웨이에서는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주인공을 맡아 흥행한 뮤지컬이다. '8과 1/2'은 귀도의 권총자살로 닫히지만, '나인'은 꼬마 귀도가 자살하려는 귀도에게 지휘봉을 건네는 것으로 끝을 열어둔다. 관객은 다시 황정민에게 주문을 걸고 있다. 파워풀한 노래를 들려달라고. 이 뮤지컬을 완성시켜달라고.

▶3월 2일까지 LG아트센터. 1544-1555
 



뮤지컬 '나인'. /박돈규 기자




뮤지컬 '나인' 포토영상. /박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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