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근씨 생각은 어때요? 나는 A안이 좋은 것 같은데 젊은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네요."
"이건 어때요? 선근씨 생각을 자유롭게 말해봐요" 상사의 손가락은 A안을 가리키고 있었고 A안 설명을 B안 보다 길게 했다. 선근씨는 잠시 망설여졌다. 그는 ‘상사는 A안을 좋아하는 것 같아. 하지만 이번엔 젊은 감각을 알려 달라 했으니 젊은 감각을 말해도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B안을 꼽았다.
“제가 보기에는 A안보다는 B안이 좋아 보이는데요?” 그의 대답이 떨어지고 난 뒤 상사는 "그래요. 알았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잠시 후 상사는 "보고서 누가 이렇게 뒤죽박죽 던져 놓으라고 했어? 이러니까 제대로 못 찾지"라고 돌연 반말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9년의 세월이 흘러 어느덧 후배들과 밥 먹을 때면 "선배도 젊은 꼰대 아녜요?" 라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는 선근씨. 그는 9년을 정글 같은 직장에서 버티면서 '꼰대 사용 설명서'를 완성했다.
선근씨의 '꼰대 사용 설명서'에 따르면 꼰대들의 "이건 어때? ~씨 생각을 자유롭게 말해보세요"를 해석해보면 이렇다. "내 생각이 맞다고 동조해줄래?" 선근씨가 시행착오를 겪으며 마련한 '꼰대 사용 설명서'의 정답은 이렇다. 상사님의 말씀처럼 A안이 더 나아보입니다
상사가 자기 생각을 밝히지 않고 "이것 어떻게 생각해?"라고 물었다면 선근씨는 이제 이렇게 대처한다. "제가 뭘 아나요. 상사님은 어떻게 보시는 지 궁금합니다." 9년 동안 다양한 상사를 겪으면서 문제가 생겼을 때 선근씨는 자기 책임을 회피하려는 꼰대도 만났단다. 그는 "문제가 생기면 '너도 내 의견에 동조했었잖아'라고 물고 늘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상사의 의견에 찬성만 하지 않았다는 것을 분명히 할 필요도 있다"고 말한다.
선근씨의 '꼰대 사용 설명서'에 따르면
꼰대의 공격이 들어와도 이것만 명심하면 된다
1.동조하라 2.시간이 지난후 동조를 바탕으로 당신의 의견을 전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