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피츠버그 유대인 총기난사 사건..최악의 증오범죄

  • 등록 2018-10-30 오전 8:00:00

    수정 2023-04-05 오후 5:01:59



[이데일리 이준우PD] 미국 동부 펜실베이니아주(州)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에서 무차별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11명이 목숨을 잃었고 수십명이 부상을 입었다.

CNN방송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경 반(反)유대주의자인 로버트 바우어스는 피츠버그 앨러게이니 카운티 트리오브라이프 예배당(시너고그)에 난입했다. 그는 자동 소총 1자루와 권총 3자루를 들고 예배당 안으로 들어가며 “모든 유대인은 죽어야 한다”고 외쳤다. 예배당 안에 들어선 뒤엔 약 20분 동안 총기를 난사했다. ‘아이 이름 명명식’을 진행하던 60~100여명의 신도들은 무방비로 총격을 당했다.

건물 밖으로 나서던 바우어스는 경찰들과 마주쳤다. 도주를 시도하며 총격전을 벌였다. 체포에 성공했지만 경찰 4명이 총에 맞아 중상을 입었다. 바우어스도 여러 발의 총알에 맞았지만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밥 존스 피츠버그지국 특별수사관은 “총격범은 예배당 안에서 신도들을 살해했고, 경찰이 출동하자 도주하려 했다”고 전했다.

현지 경찰은 이번 사건을 전형적인 반(反)유대인 증오범죄라고 규정했다. 소셜미디어 ‘갭(Gab)’에 있는 범인의 계정은 반유대인 발언과 유대인 관련 음모론으로 도배돼 있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바우어스는 자기 소개란에 “유대인은 사탄의 자식들”이라고 적어놨으며 “유대인 단체들이 사악한 무슬림을 미국으로 데려온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게시물을 수차례 게재했다. 이달 초엔 유대인 난민지원단체 HIAS를 악마라고 비난하며, 난민 예배 일정을 올리기도 했다. 한 곳은 범행 장소와 멀지 않은 곳이었다. 앞서 지난달 29일엔 범행도구로 추정되는 것을 포함해 총기 수집 사진을 자랑했다. 현재 그의 갭닷컴 계정은 폐쇄됐다.

11·6 중건선거 유세 지원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소식을 접한 뒤 “용납할 수 없는, 사악한 반유대주의 행위는 믿기 어렵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최악의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의회 차원의 사형 조치를 촉구하는 한편, 무장 경비원이 배치됐었더라면 사정이 매우 달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만간 사건이 발생한 피츠버그를 직접 방문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도 “이 사악한 반유대주의 공격은 인류에 대한 공격”이라며 “우리는 증오를 극복하기 위해 반드시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 국민 전체가 이번 참사에 슬퍼하고 있다며 “우리는 숨진 사람들과 그들의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진압 과정에서 부상당한 4명의 경찰관에게도 “우리의 마음은 중상을 입은 용감한 경찰관들과 함께하고 있다”고 적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의 모든 국민은 사망자 가족의 아픔을 함께한다”고 위로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성명을 통해 “전 세계 유대인은 유대인이란 이유만으로 계속 공격받고 있다”며 “반유대주의는 민주적 가치와 평화에 대한 위협이며 21세기에는 설 자리가 없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미국 유대인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중간선거를 열흘 남짓 남겨두고 민주당 후원자이자 유대인인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가 지난주 폭탄물 소포를 받은 데 이어 처참한 총기 사건까지 잇따라 발생했기 때문이다. 미국 주요 도시 유대교 회당 주변에 경찰들이 긴급 배치되는 등 추가 범죄에 대비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특히 이날 총격범은 자신의 SNS 계정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국수주의자가 아닌, 세계주의자”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는 등 열혈 트럼프 지지자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어 유권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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