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뇌종양, 칼대신 방사선 등 환자 위한 최선의 치료법 결정 중요

조성진 순천향대 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
  • 등록 2020-09-29 오전 7:56:39

    수정 2020-09-29 오전 7:56:39

[조성진 순천향대 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 필자는 뇌종양 수술을 하는 신경외과 의사이다. 누군가의 뇌를 열어 본다는 것도 끔찍한데 그 안에 종양까지 제거해야 하니 주변의 지인들은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으로 취급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나 칼잡이에게는 칼을 잡을 때가 가장 편한 것도 사실이다.

조성진 순천향대 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
필자도 교육자인지라 제자들에게 항상 물어보는 질문이 있는데, ‘수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대답은 다양하다. 의학적 지식, 담대함, 독수리의 눈과, 사자의 심장 그리고 숙녀의 손 등 여러가지 답을 들었지만 내 자신이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얻은 가장 중요한 것은 ‘결정(decision)’ 이었다.

먼저 수술을 해야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환자를 치료해야 하는 선택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또한 수술을 할 질병이면 어떤 방법으로 하고 어떤 신경과 혈관을 피해서 뇌종양을 적출해야 하는지 고민하면서 머리 속에 한편의 비디오가 돌아가 듯이 수술의 처음부터 끝까지 예상 할 수 있는 능력이 손기술 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의 탄생은 그동안 다빈치가 그린 수천 가지의 눈, 코, 입 그리고 얼굴 모양 등의 이미 구축돼 있던 데이터베이스를 잘 조합해서 만들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이것을 ‘다빈치 기법’이라 하는데 뇌 수술에도 이러한 다빈치 기법에 의해 이루어 진다고 생각한다.

뇌종양은 다양하다. 악성과 양성으로 분류되기도 하는데 그 종류만 해도 수십 가지이며, 종양의 위치에 따라 수술방법이 달라진다. 종양의 특성 상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이전에는 중요한 뇌신경과 뇌혈관에 종양이 있어도 전체를 모두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종양을 다 제거하려다 보니 수술 후 팔다리의 마비나 기타 뇌신경의 손상에 의해 발생된 장애를 의사와 환자들은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사이버나이프나 감마나이프, 노발리스 같은 방사선 수술 장비들의 발전으로 종양을 모두 제거하지 않아도 되고 혹은 처음부터 수술을 하지 않는 방법이 생겼다. 방사선 수술은 수술이라는 말이 들어가지만 뇌를 열고 방사선을 쪼이는 것이 아니라 마치 CT를 찍는 것처럼 가만히 누워있으면 종양에만 정확하게 가느다란 방사선이 다각도에서 들어가기 때문에 고통이 전혀 없다.

방사선은 종양세포의 핵 안에 있는 DNA를 파괴해 세포분열을 못하게 만든다. 종양이 더 못 자라게 되며 DNA가 파괴된 종양은 이미 죽은 종양이다. 죽은 종양은 서서히 없어져 결국 치료가 된다.

필자는 십 수년간 사이버나이프라는 방사선 수술을 1000례이상 시행해 왔는데 수술하기 위험한 부위에 있는 종양과 작은 종양 그리고 전이성 뇌종양처럼 뇌의 깊은 곳에 여러 군데 발생한 종양, 방사선에 민감한 종양들의 치료로는 최상의 치료라 생각한다. 모든 종양이 방사선 수술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수술적 치료가 꼭 필요한 크기가 3cm 가 넘는 종양과 뇌신경을 압박해서 빨리 신경을 감압해줘야 하는 종양, 조직검사가 꼭 필요한 종양, 뇌척수액의 흐름을 막고 있는 종양 등은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전이성 뇌종양을 제외한 암에 해당하는 악성뇌종양은 방사선 수술보다는 고식적인 방사선 치료와 항암치료를 해야 한다.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서 치료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뇌종양 치료에 대한 많은 데이터베이스, 이것을 토대로 다빈치 기법을 것을 어떻게 환자에게 적용하는 것에 따라 모나리자가 될지 아니면 실패한 습작이 될지를 결정한다. 이 데이터 베이스에 방사선 수술이 추가된 것에 대해 신경외과 의사로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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