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개학시즌을 맞아 10대들을 타깃으로 한 아이템과 업체들이 좋은 실적을 냈다. 휴대용 가전제품들은 언제나 인기고, 스키니진과 80년대 스타일의 톱 등 새로운 유행 아이템들이 매출 성장의 일등 공신이었다.
그러나 백화점과 할인점 등은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가을 및 연말 쇼핑시즌을 앞두고 있음에도 전체 파이가 커지지 않고, 서로 뺏고 빼앗이기는 밥그릇 싸움이 연출됐다는 것. 이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현지시간) 미 주택경기 둔화가 연말 홀리데이 매출을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10대 브랜드 호황.."개학이다"
10대들을 타깃으로 한 중저가 브랜드 아버크롬비 앤 피치는 8월 기존점 매출이 6% 증가했다. 전년 동월 매출이 24% 폭증한 `역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전망치인 2.1%를 큰 폭으로 웃도는 눈부신 성장세를 보였다.
아메리칸 이글 아웃피터스의 기존점 매출은 11%, 베베 스토어스의 매출은 12.5% 급증했다. 여름 방학을 마치고 학생들이 학교로 복귀하면서, 의류 구매가 크게 증가했다는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부침이 적은 명품 소매업체들도 좋은 성적표를 공개했다. 나이만 마커스 그룹의 기존점 매출이 4.4% 증가했다. 노드스톰의 매출은 7.1% 늘어, 시장 예상치인 3.3%를 가뿐히 넘어섰다.
◇할인·백화점, 고가제품 판매 급감
그러나 중간 규모 백화점이나 할인점의 경우 업체별 명암이 뚜렷하다. 페더레이티드 백화점이 매출이 3.8% 증가한 반면, 마시스와 블루밍데일 등의 매출은 부진했다. J.C. 페니 역시 "가구 등 고가 제품 매출이 크게 줄었다"며 매출이 0.5% 줄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소매체인인 월마트의 기존점 매출은 2.7% 증가했다. 예상치인 1~3%의 상단에 가까워 이날 주가도 상승했다. 톰 쇼브 최고재무경영자(CFO)는 "개학시즌이 된 덕분에 소비가전과 의류 등이 좋은 매출 실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컨설팅업체 노스 아메리칸의 자넷 호프만은 "주택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은 최소한 지난해만큼 소비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다만 의류 등 상대적으로 저가 상품 구매는 여전히 강한 반면, 자동차, 여행, 가구 등 값비싼 아이템 판매는 급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대해 국제쇼핑센터협회(ICSC)의 마이클 니미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6월부터 유가 상승이 소비 심리를 억누르기 시작했고, 주택경기 둔화 역시 중상위 소비자들의 심리에 명백한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연준의 금리를 동결한 것이 다행스럽긴 하지만, 주택 경기 전망은 여전히 좋지 않다"며 "소비와 관련해 하반기 가장 큰 관심사는 금리인상과 유가가 아닌, 주택시장 동향"이라고 덧붙였다.
▼美 주요 소매업계 가을 판매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