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병으로 생각했던 홍역 비상...전염병 전국 확산

무더운 여름철 건강관리 소홀한 반면 바이러스와 세균은 활개 띠어 주의해야
  • 등록 2014-07-14 오전 9:03:37

    수정 2014-07-14 오전 9:03:37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전염병으로 전국이 비상이다. 올해 초 대학생들이 집단으로 걸리는 등 올 상반기에만 370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 특히 영유아에서 주로 발생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성인의 홍역 감염 사례가 많았다.

질병관리본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과 필리핀 등에서 입국한 외국인과 여행객으로 인한 감염이 대부분이었다. 영유아 사이에서도 수족구와 구내염이 유행이다. 본격적인 열대야 증상이 시작되면서 감염질환 발생률이 늘었다. 전염성이 강한 질환 특성상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야 하는 맞벌이 부모들은 행여 자신의 아이가 옮을까 긴장하고 있다.

◇아이의 몸을 공격하는 붉은 반점의 공포 ‘홍역’

홍역은 기온이 오르는 늦겨울부터 초봄에 잘 생기는 질환이다. 그러나 바이러스 활동이 급격해지는 요즘 홍역에 걸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초기 증상이 고열과 기침, 콧물, 눈 충혈, 눈꼽과 같이 감기 증상과 비슷해 홍역인지 모르고 단체생활을 하다 타인에게 전염시키는 경우도 흔하다. 홍역을 일으키는 RNA와 파라믹소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강해 접촉한 사람 중 90%가 옮는다.

홍역은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잘 생기는데 감염된 지 열흘 후부터 발진이 나타난다. 발진은 귀 뒤, 목에서부터 시작해 얼굴, 배, 등, 팔다리로 빠르게 번진다. 초반에는 여드름처럼 크기가 작고 붉은 색을 띠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차 커져 서로 뭉치고 색상도 암적색 또는 갈색이 된다.

반점은 보통 1~2일 후 사라지는데 그렇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 일주일까지는 전염성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완치될 때까지 세균 감염 항생제를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홍역도 볼거리와 마찬가지로 국가필수예방접종 항목이라서 12~15개월과 3~5세에 주사를 맞는다. 그러나 개인에 따라 항원이 생기지 않을 수 있다. 한 번 앓으면 면역이 생겨 다시는 걸리지 않는다.

◇해외여행객 증가하는 우리나라도 ‘홍역주의보’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올 상반기에만 370명이 홍역에 걸렸다고 발표했다. 감염 경로를 추적한 결과 중국이나 필리핀 등에서 여행한 사람이 늘고 현지인들의 입국 증가와 연관이 컸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홍역으로 진단 받은 환자가 514명인 것과 상반기 통계임을 감안할 때 발병률이 20% 이상 늘어난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홍역에 걸린 사람은 총 514명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256명, 여성이 258명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연령별로는 10세 이하가 333명으로 가장 많았고 10대 58명, 20대 47명, 30대 36명과 같이 나이를 먹음에 따라 발병률이 줄어들었다.

홍역 환자 증가 추이는 우리나라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도 올해 초 홍역환자가 급격히 증가해 비상이 걸렸다. 미국 보건당국은 증가 원인이 해외여행과 외국인 여행객과의 접촉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재갑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나라 역시 해외로 출국하는 여행객이 매년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홍역환자가 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홍역은 자체 증상보다 합병증이 더 위험하다. 합병증을 동반하지 않는 경우가 흔하지만 아급성 경화성 전뇌염과 같은 희귀질환이 5~10년 후에 생길 수도 있다. 호흡기 합병증이 가장 흔해 세기관지염, 기관지염, 폐렴이 잘 생기며 1000명 중 1~2명에게서 뇌염, 수막염이 나타나고 중이염과 장합병증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여름철 맞벌이 부부에게 반갑지 않은 손님 ‘수족구병’

홍역에 걸린 성인이 많은 것과 달리 영유아들 사이에서는 수족구가 유행이다. 수족구병은 병명 그대로 손과 발, 하지, 입 속에 4~8mm 정도 크기의 수포와 궤양, 물집이 생기는 질병이다. 콕사키 바이러스 A16, 엔테로바이러스 71형과 같은 장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만 6세 이하의 어린이에게 잘 생긴다. 주로 여름에 유행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예년보다 기온이 일찍 높아지면서 유행 시기도 점차 앞당겨지고 있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어린이집, 유치원과 같이 단체생활을 하는 어린이를 중심으로 수족구병이 번지고 있다. 유아시설에 다니는 형제, 자매에게 옮아 동생들이 병원을 함께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

수족구병은 2차적으로 감염되지 않는 한 1주일 정도면 자연적으로 치유되지만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이거나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뇌막염과 뇌염, 마비성질환으로 이어져 사망할 수도 있다. 1997년과 1998년에는 말레이시아와 대만에서 수족구병으로 50명과 78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걸렸다고 안심했다가는 또 병원행

지난 2012년 발진을 동반한 엔테로바이러스성 소수포 구내염(수족구병)으로 치료받은 사람은 19만859명으로 성별로는 남성이 10만1480명으로 여성 8만9379명보다 1만2101명 더 많았다. 연령별로는 질환 특성상 10세 미만이 18만5405명으로 1위였고 그 다음이 10대 2971명이었다.

안타깝게도 수족구병은 감염성 이하선염, 홍역, 풍진과 달리 아직까지 예방 백신이 없다. 또 한 번 걸리면 재감염될 가능성이 매우 적은 타 질환과 달리 수족구병은 몇 번이고 걸릴 수 있다.

만약 입안과 몸, 손, 발과 같이 몸에 수포가 생겼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하게 치료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잠복기다. 특이 증상이 없더라도 평소 잘 먹던 아이가 음식을 거부하거나 목 통증을 호소한다면 수족구병과 입안에 염증이 생기는 구내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또 이미 걸렸다면 전염성이 사라질 때까지 어린이집, 유치원 등원을 삼가야 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도 환자 발생 사실을 학부모에게 알리고 장난감을 소독하는가 하면 아이들의 분변관리를 보다 완벽하게 해야 한다.

이승순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무더운 날씨는 각종 바이러스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라 더 활개를 띠지만 사람들은 건강관리에 소홀해지기 쉽다”며 “최근에는 찾아보기 어려운 질환이라 해도 아직 존재하는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 예방접종 후에도 항체가 생겼는지를 확인하고 추가 접종해야 하며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만약 걸렸다면 격리생활을 해 추가 전염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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