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뉴스룸, `국정원 마티즈 사건` 임과장 휴대폰 복원…내부감찰 정황 포착

  • 등록 2017-07-18 오전 7:53:59

    수정 2017-07-18 오전 8:00:28

(사진=JTBC 뉴스룸 화면 갈무리)
[이데일리 e뉴스 유수정 기자] JTBC 뉴스룸이 사망한 임모 과장이 당시 국정원 직원들과 주고받은 문자, 통화 내역 일부를 공개하며 ‘국정원 마티즈 사건’의 타살 의혹 가능성에 대한 정황을 제기했다.

지난 17일 JTBC 뉴스룸은 2015년 7월 자살로 추정되는 ‘국정원 마티즈 사건’ 당사자인 임 과장의 휴대전화 문자·통화 내용을 복원한 결과, 내부감찰 등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임 과장은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 의혹이 제기된 이탈리아 스마트폰 감청 프로그램을 국내로 들여온 실무자다.

보도에 따르면 임 과장의 휴대폰을 복원해 보니 사망 직전의 행적이 발견됐다. 이 문제가 처음 드러난 2015년 7월6일 저녁 임 과장의 통화목록에 나나테크 허손구 이사가 등장한 것.

이후 임 과장은 국정원 동료 직원 이모씨에게 “허 이사가 급하게 전화를 달라고 한다”며 “시스템을 오 해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를 두고 JTBC 측은 “‘시스템 오’는 포맷이나 덮어쓰기 등으로 추정된다”며 “또 다른 은폐 시도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또한 국정원이 당시 임 과장이 자의적으로 관련 내용을 삭제했다는 주장과 달리 상급자가 지시한 정황도 나타났다.

임 과장이 문제의 해킹 파일을 삭제한 시간은 숨지기 하루 전날인 17일 새벽 1시~3시 사이로 추정된다. 삭제 직전인 새벽 0시7분에 국정원 직원 최모씨와 이모씨에게 잇따라 전화를 걸었던 흔적이 발견됐다. 이씨와는 21초간 통화도 했다.

통화목록에 등장한 두 국정원 직원은 그동안 야당과 언론의 의혹 제기에서 등장하지 않은 인물로 알려졌다.

아울러 파일을 삭제한 17일 저녁 임 과장을 감사관실에서 찾는다는 문자와 함께 직원들의 전화가 잇따랐다. 이는 사실 확인 차원에서 전화를 했을 뿐 감찰은 없었다는 기존 국정원 해명과 다른 부분이다. 특히 이날은 이병호 당시 국정원장이 해킹 파일을 국회에 공개하겠다고 밝힌 날이다.

이후 오후 9시37분에는 임 과장의 직속 상관인 기술개발처 김 모 처장이 “조금만 더 버티면 우리가 이깁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임 과장은 다음날인 18일 새벽 1시23분 “그리고”라는 마지막 문자 메시지를 김 처장에 보내려다 삭제한 뒤 몇 시간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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