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하동근 대표, "주몽이 끝났다 그러나 드라마는 계속된다"

  • 등록 2007-03-13 오전 10:00:00

    수정 2007-03-13 오전 9:46:44

[iMBC 하동근 대표] 지난 3월5일 63빌딩 2층 행사장에는 취재진들이 대거 몰린 행사가 하나 열렸다. 문화방송의 창사 45주년 기념 특집 주몽의 이른바 쫑 파티가 열린 것이다.
 
장장 81회가 방영될 때까지 매주 월화 이틀 밤은 사람들이 딴 짓 못하도록 텔레비전 앞에 붙들어 맨 주몽이 대단원의 막을 내리기 하루 전날 밤에 그 동안 드라마를 만드느라고 애쓴 제작진과 출연진 스탭진 그리고 제작에 협조한 제작관계사 등이 모두 모여 저녁을 먹고 그동안의 노고를 서로 치하하고 또 함께 노력하고 힘들어 했던 지난 시간을 아쉬워 하는 그런 자리였다.
 
행사 중간에 벌어진 일이긴 하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상당히 코 끝이 찡한 일이 벌어졌다.
 
소서노를 맡았던 한혜진씨가 소감을 끝내 말하지 못하고 마이크를 전광렬씨에게 넘긴 일도 그렇지만, 출연진의 한 사람인 김병지씨가 연출을 맡은 이주환 감독에게 상패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 더욱 그랬다.
 
드라마가 성공을 하고 또 대박을 터뜨리면 방송사 간부들이 물론 축하와 격려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이번에도 의당 그러려니 생각했는데, 주몽 쫑 파티에서는 출연진이 연출 감독와 촬영감독, 그리고 조명감독에게 상패를 전달한 것이다. 거기에다 감사상패를 전달하는 동안 누가 시킨 일도 아닌데 전 출연진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서서 이주환 감독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물론 몸과 마음을 바쳐 제작해온 드라마이니만큼 관계한 모든 사람들의 감회야 오죽하겠지만 보는 이들에게도 신선한 감동이었다.
 
드라마 주몽은 방송사 mbc에겐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대장금 이후 대형 히트 드라마를 내지 못하고 있던 상황에 방송사 이미지를 완전히 회복할 수 있는 국민 드라마를 방영해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는 차원에서도 그렇고 시청률 제고와 광고 매출 그리고 다소 침체되었던 사내 분위기의 정상화, 다른 프로그램 활성화의 견인역할 등 모든 면에서 플러스적인 요소로 작용한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주몽이 만들어 낸 기록은 숫자로도 신기록을 양산했다. 35주 연속 시청률 1위라는 대기록을 만들어 대장금의 24주 연속 1위를 멀찌감치 추월했다. 또 2006년에서 2007년 사이 지금까지는 최고 시청률 프로그램으로 자리했다. 150여중 4500여벌의 의상을 직접 제작해 의상제작비만 35억이 투입됐고 출연한 엑스트라 3만여명, 등장한 말도 5000여필이나 된다고 했다. 그리고 연장 방영 분까지 포함하면 제작비가 200억원을 넘었다는 뒷소문이다.
 
드라마 주몽이 우리사회에 던진 파문이나 영향 그리고 뒷얘기 등은 여러 가지로 많다. 고구려사 열풍을 일으켰다든지 주몽을 통해 스타가 된 탤런트도 적지 않다. 송일국과 한혜진은 그만두고라도 모팔모의 이계인의 경우 imbc의 도움으로 평생 처음 팬미팅 사인회를 갖기도 해 본인 스스로가 매우 감격스러워한 일도 있다.

주몽 드라마가 던진 메시지 가운데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된 것은 이른바 원소스 멀티유즈의 표본적인 드라마라는 점이다.
 
우선 원작이 됐던 김정산 작가의 소설 삼한지가 각광을 받았고 관련 소설도 10여권이나 나왔다. 또 어린이용 만화와 학습서 등이 30여종이 출판됐고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이른바 고구려 역사공원이나 관광 상품이 개발됐다. 또 주몽을 브랜드로 한 식음료 상품이 개발됐고 한강 씨랜드의 주몽 유람선, 모바일 게임까지 등장했다.
 
이밖에도 엘지전자는 삼족오 문양을 넣은 에어컨을 출시했고 금융기관에서는 고구려 지킴이 통장과 잃어버린 고구려 찾기 이벤트를 펼치기도 했다.
 
드마라 주몽이 보여준 원소스 멀티유즈의 마케팅은 이제 다채널 다미디어 , 디지털 컨버전스, 유비쿼터스 시대가 진행되면 될수록 그 중요성을 강조될 것이다.
 
디바이스의 컨버전스를 넘어서 콘테츠의 컨버전스가 본격화되면 방송사 인터넷 자회사들의 역할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금은 캐릭터나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한 영상제작업체가 몇 가지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또 일부 상품들이 성공을 하고 있지만 사실 드라마 콘텐츠의 원소스 멀티유즈는 유통을 중심으로 전개 됐을 뿐 부가 상품을 중심으로 한 개발은 그다지 활발하지 못했다.
 
방송사의 프로그램 콘텐츠를 베이스로 한 다양한 콘텐츠 컨버전스는 이제 초입단계라고 할 수 있다. 콘텐츠를 재편집하거나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생산한다든지, 복합적인 서비스가 가능한 콘텐츠를 개발한다든지 해서 방송사 콘텐츠는 더욱 다양한 모습으로 유저들에게 다가 설 것이다.
 
문화 콘텐츠는 정신활동을 가시적으로 형상화한 인식체이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디지털화된 문화 콘텐츠의 중요성과 컨버전스 가능성은 현재 방통융합이란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하드웨어의 그것보다는 훨씬 폭발적이고 또 다양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래서 드라마는 계속 되어야 한다. 한국의 문화 콘텐츠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도 그렇고 방송의 디지털화를 위해서도 그렇고 방송과 통신의 융합을 위해서도 그렇고 국민정서를 위해서도 그렇다.
 
하동근 대표
<약력>
81년 외대 영어과 졸업
90년 동경특파원
2000년 보도국 국제부장
2001년 보도제작부장
2003년 ㈜iMBC 대표이사 사장(현)
㈜ iMBC
2000년 3월 회사 설립
2002년 2월 벤처기업 등록
2003년 4월 방송콘텐츠 유료화
2005년 1월 코스닥 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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