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말)는 의사소통의 도구를 넘어 국민의 알 권리와 인권을 실현하는 연장입니다. 특히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공공언어는 국민이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우리말로 써야 합니다. 국민 건강과 안전에 직결되는 만큼 일상생활의 질을 좌우한다고 해도 그 의미는 넘치지 않을 겁니다. 이데일리는 문화체육관광부·㈔국어문화원연합회·세종국어문화원과 함께 공공언어의 현 실태를 들여다보고, 총 20회에 걸쳐 ‘쉬운 공공언어 쓰기’를 제안하는 것이 이번 연재의 출발이자 목표입니다. <편집자주> | 김덕호 국어문화원연합회장(사진=국어문화원연합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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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김덕호 국어문화원연합회장은 “수많은 사회적 문제가 소통의 어려움에서 비롯된다”라며 언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2월부터 국어문화원연합회 수장을 맡은 김덕호 회장은 14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세대 간 갈등, 문해력 저하 등의 문제들은 결국 ‘언어의 불통’에서 출발한다”며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우리말’에 답이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문해력 논란이 단순히 교육의 문제가 아닌, 사회 구조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문해력 문제는 국가기관의 도움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김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대학에 관련 센터를 만들어 학생들을 교육하거나, 지방자치단체 등 지역사회에서 사회인(외국인)들에게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방안이 될 수 있다”며 학생뿐 아니라 보다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국어교육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사단법인 국어문화원연합회는 전국에 있는 국어문화원 22곳을 묶는 중심 역할을 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법인단체다. 2005년 국어기본법이 시행되면서 제24조에 따라 ‘국민의 국어 능력을 높이고 국어와 관련된 상담’을 하는 기관으로 세워졌다. 국어 능력 향상 교육, 한글과 한국어 관련 문화행사, 우리말 가꿈이 활동, 공공기관 공공언어 개선 지원, 학술용어 관련 사업(대학 논문·학술지 감수·용어 정비 등), 우리말(지역어·토박이말) 연구·조사, 지역어 진흥 사업 등 다양한 일을 한다.
시대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게 언어인 만큼, 외래어나 신조어 순화 작업에 회의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는 지적엔 “사실 언어는 살아 있는 유기체와 같다. 변화무쌍하다”면서도 ‘쉬운 우리말 쓰기’와 같은 공공 운동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말에는 혼과 문화가 담겨 있다. 우리 말을 지키는 일이 곧 문화적 자존감을 높이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의 지원과 국민적 관심도 당부했다. 그는 “언어는 인권이자 배려다. 나아가 세대 통합의 도구”라며 “지속적인 정부의 예산 지원과 언론의 동참, 공공기관의 책임감 있는 쉬운 우리말 사용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 국어문화원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례로 ‘한글의 세계화’를 꼽았다. 그는 “한류 열풍으로 세계인들의 한글 배우기 열풍이 확산하는 가운데 우리 단체가 해야 할 일이 막중하다”면서 “건전한 국어문화 환경 조성이 밑바탕이 될 때 외국인들이 건강한 한국어를 접할 수 있고, 아름다운 한글을 세계에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