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년 역사 품은 집에 대나무 소리 사각거리네

1년 52주 당일치기 여행-영암 한옥과 단풍
  • 등록 2008-10-23 오전 11:44:00

    수정 2008-10-23 오전 11:44:00

[조선일보 제공] 달 나오는 산, 달나산 혹은 달내산으로 불리었던 월출산(月出山)은 전남 영암 남쪽 자락에 거대한 화강암 몸체를 길게 이어간다. 이 초승달 모양으로 뻗어나간 산줄기 등허리쯤에 자리잡은 구림, 그 옛날 백제 때 일본으로 건너간 왕인 박사의 고향으로 유명한 동네 안쪽 죽정마을에 340년의 역사를 품은 집이 있다.

▲ 조선영상미디어

※10월 23일부터 4주 동안, 주말매거진 '1년 52주 당일치기 여행'이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놀토(학교 안 가는 토요일)에 가기 좋은 여행지'를 소개합니다.

이 집은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되라'는 의미로 '안용당'(安用堂)이란 이름을 품고 있다. 지금 살고있는 최복씨의 증조부 최관묵 선생 호를 따 낭서고가(朗西古家)로도 불린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집 뒤편 작은 봉우리까지 이어지는 대나무 숲. 길이 10m가 넘는 맹종죽들이 가득하다.

"저희 5대조 할아버지께선 처음 대나무를 심으셨죠. 제 아버지께서 30여년 전쯤에 맹종죽을 대량으로 심으셨어요. 어느새 커다란 숲이 됐네요."

최복씨는 집안의 자랑거리인 대나무 숲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한다. 남서쪽 작은 산책로는 왕인 유적지까지 약 1㎞ 호젓하게 이어지는데 대숲과 가을 월출산 자락의 단풍, 구림마을의 들녘이 풍성하다.

운치 가득한 안용당은 조선 숙종 2년 최득수가 건축한 집이다. 'ㄷ'자형 집이었다가 사랑채를 헐어 'ㄱ'자형 본채만 남아있었는데 지난해 가을 사랑채 복원작업을 시작해 올해 2월 옛 모습을 찾았다. 안채와 사랑채는 모두 민박집으로 사용된다. '매''란''국''죽' 사군자의 이름을 딴 방들은 내부를 개조해 도시인들이 편하게 묵어갈 수 있도록 했다. 죽실(竹室)은 땔감으로 불을 때 아침까지도 뜨끈뜨끈한 구들방을 체험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집은 항상 문이 열려 있고 그 흔한 담장도 없이 모두 개방되어 정겹다. 지나가는 손님이 홀연히 집 안마당에 들어와 집 뒤편 대숲까지 구경해도 뭐라 하지 않는다. 넓은 마당만큼 넉넉한 주인장의 마음이 훈훈하다.

::: 여기도 들르세요

도갑사: 안용당이 있는 죽정마을에서 월출산 속살을 더듬어 도갑저수지 안쪽으로 들어가면 도갑사가 나온다. 도갑사 진입로는 11월 아름다운 단풍의 정취로 가득 찬다.

월출산 산행: 도갑사에서 1시간30분~2시간 정도 등산로를 따라 걸어 오르면 월출산 미왕재에 닿는다. 가을 억새밭으로 유명하다.

●영암읍내의 동락식당(061-473-2892)에선 낙지와 갈비를 같이 끓인 갈낙탕(1만5000원), 낙지볶음(1만원), 개운한 국물 맛이 좋은 낙지 연포탕(1만3000원)을 깔끔한 반찬과 함께 낸다. 갯벌에 사는 작은 물고기 짱뚱어를 갈아서 끓여낸 쌍둥이가든(061-462-5637)의 짱뚱어탕(8000원)도 시원하다.

자가용: 호남고속도로 광산 나들목에서 나와 13번 국도를 타고 송정, 나주를 거쳐 영암읍에 닿는다. 영암에서 목포 방향 819번 지방도를 따라 8㎞ 진행, 구림에서 동네 안쪽 길 따라 500m 들어가면 오른쪽.

대중교통으로: 서울 센트럴시티터미널(02-6282-0600, www.cent ralcityseoul.co.kr)에서 영암까지 하루 3회(오전 8시50분·오후 3시40분·오후 4시50분) 버스 출발. 4시간50분 소요. 혹은 광주종합터미널에서 영암행 시외버스(오전 4시50분~오후 10시5분까지 10~15분 간격 운행) 이용, 영암 하차. 영암읍에서 목포행 시외버스(오전 5시50분~오후 8시까지 약 20분 간격 운행)를 이용하거나 구림행 혹은 도갑사행 군내버스를 이용(오전 6시30분~오후 8시30분 하루 5회)해 구림에서 하차, 도갑사 방향으로 500m 걸으면 오른쪽에 있다.

안용당 (061)472-0070, 010-3114-1313, http ://anyongdang.byus.net 월출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061)473-5210, 도갑사 (061)473-5122


::: 한옥과 단풍, 여기서도 즐기세요

전주 한옥마을(전북 전주시 완산구 교동·풍남동): 20세기 초부터 자연적으로 형성된 곳이어서 전통의 숨결이 그대로 살아있다. 인근 한벽루와 남고산 일대의 단풍이 좋다. (063)282-1330·http://hanok. jeonju.go.kr

청송 송소고택(경북 청송군 파천면 덕천리 176): 만석꾼 집안으로 유명한 청송의 고택. 집 뒤편 산의 늦가을 단풍이 좋다. (054)873-0234·www.songso.co.kr

논산 윤증 고택(충남 논산시 노성면 교촌리 306): 300년이라는 장구한 세월을 보냈다. 항아리 그대로 전해져 오고 있는 전독간장이 유명하다. (041)735-1215·www.yun jeung.com

안동 수애당(경북 안동시 임동면 수곡리 470-44): 안동 임하호 옆에 자리하고 있는 수애당은 수애 류진걸 선생이 지은 고택이다. 틀어짐이 없다는 춘양목으로 지어 3동 29칸의 모습이 거의 완벽하게 보존되고 있다. 호반과 어울린 주변 단풍도 좋다. (054)822-6661·www.su aedang.co.kr

강릉 선교장(강원도 강릉시 운정동 431): 조선시대 관동지방 최고 부잣집으로 유명하다. 드라마 '황진이' '일지매' '궁'을 비롯해 영화 '식객'도 이곳을 거쳐 갔다. (033)646-3270·www.knsgj.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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