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라마·영화..여자는 `의리파` 남자는 `소심파`

점점 굵어지는 여성
점점 가늘어지는 남성
  • 등록 2006-06-09 오후 12:30:00

    수정 2006-06-09 오후 12:30:00

[조선일보 제공] “남자는 가늘고, 여자는 굵다.”

몸매 얘기가 아니다. 요즘 영화·드라마 속 캐릭터들 성격이 꼭 그렇다. “짧고 굵게” 라는 인생 모토는 원래 남자들 차지였다. 위험에 처한 약자를 구하는 건 ‘남자’, “남 일 상관 말고 그냥 가자”고 말리는 건 늘 여자였다. 그런데 이 공식이 뒤집히고 있다.

◆짱돌 같이 단단한 여성들


▲ 영화 `생, 날선생`의 터프한 학생부교사 역 김효진
‘짱돌’ 같은 여성들이 대세다. 요즘 여주인공은 불의를 참지 못하는 정의파나 정 많고 마음 약한 의리파가 대부분이다. 김희선이 소프트볼 선수로 등장하는 SBS 수목 드라마 ‘스마일 어게인’이 대표적. 남자들에게 지기 싫어하는 단희는 남자에게 체력 대결을 신청하거나 친구를 성추행하는 교수에게 구둣발을 날린다. 영화 ‘생, 날선생’의 윤소주(김효진)도 담배 피우는 학생을 옆차기로 제압하고 돈 뜯기는 남학생을 구하는 터프 걸. 그들이 벌이는 영웅행각은 무모할 정도다.

이들이 좌충우돌 ‘공격형’이라면, ‘정의’를 외치다 수모를 당하는 바른생활 ‘소신형’도 있다. 상사의 부당한 명령을 어기고, 내부고발을 하다가 병원에서 쫓겨나는가 하면(MBC ‘닥터 깽’의 의사 한가인) 학부모의 촌지를 거부하고 따지다 따귀를 맞는 식이다(KBS 수목 드라마‘위대한 유산’의 유치원 교사 한지민).

‘소프트볼 선수’나 ‘스포츠 강사’(SBS ‘연애시대’ 손예진)처럼 드라마에서 ‘운동하는 여자’가 자주 등장하는 것도 굵어진 여성 캐릭터를 반영한다.


▲ SBS드라마 ""스마일 어게인""에서 비열한 남자로 등장하는 이동건
◆냉면처럼 가는 남자들

영화 ‘생, 날선생’의 박건형은 유산을 상속 받기 위해 적성에 맞지 않는 교사를 하면서 단란주점과 마사지업소를 드나든다. 날라리 제자들이 무서워 담배나 돈을 주기도 한다. ‘스마일 어게인’의 이동건은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가를 기준으로 사람을 분류하는 캐릭터. 등록금을 위해 여자를 이용하고 기업 회장에게 접근하기 위해 고의로 접촉사고를 낸다. ‘위대한 유산’의 김재원은 하루하루 대충 때우는 조폭, MBC ‘닥터 깽’의 양동근은 잔꾀 부리고 거짓말 일삼다 의사 행세까지 하게 되는 양아치다. 이들은 모두 영화 ‘비트’에서 정우성이 웅얼거렸듯, “가늘고 긴, 냉면 같은 인생”을 산다.

◆세상에 찌든 남자, 밝고 당당한 여자

방송 관계자들은, 뒤집힌 남녀상은 ‘세계적인 추세’라고 설명한다. 특히 20대 여성 시청자를 타깃으로 한 드라마는 젊은 여성의 욕구를 캐릭터에 투영해야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SBS ‘스마일 어게인’의 김영섭 PD는 “가부장제에 순응적인 여성상을 그리면 20대뿐 아니라, 중년층 여성까지도 짜증을 내고 욕을 한다”고 설명했다. 여성의 자의식 발달과 맞물리면서 자기 삶을 자기가 개척하고 정의를 구현하는 모습을 통해 쾌감을 느낀다는 것.

반면 냉소적이면서 비겁한 남자 캐릭터의 확산은 “청년실업 같은 각박한 현실과 먹고 사는 문제에 관심이 많은 요즘 남성이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드라마 평론가 윤석진 교수(충남대 국문과)는 “요즘 여성들은 허풍 많고 무모한 남자보다는 현실적이고 냉소적 카리스마가 있는 남성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우리 엄마 맞아?
  • 토마토에 파묻혀
  • 개더워..고마워요, 주인님!
  • 공중부양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