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노동력 위기에 왜 미국이 떨어?

中 이주 노동자 "고향 앞으로~"
미 소매업계 공급차질 우려..홀리데이 시즌 매출 타격
  • 등록 2006-08-10 오전 10:05:39

    수정 2006-08-10 오전 10:05:39

[이데일리 김경인기자] 연말 홀리데이 대박의 단 꿈에 젖어있는 미국 소매업체들이 예상치 못한 큰 숙제를 떠안고 고민하게 됐다. 미 소매업체들의 `생산기지`라 할 수 있는 중국 저가 노동력이 급속히 줄어들면서, 홀리데이 시즌용 상품 조달에 비상이 걸린 것.

값싼 이주 노동자들이 산업단지를 떠나 고향 농토로 회귀하면서, 중국 노동시장은 때 아닌 공급부족으로 진통을 앓게됐다. 중국에 대한 생산 의존도가 높았던 미 소매업체들은 대목을 3개월 앞둔채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발만 동동구르고 있다.

CNN머니는 9일(현지시간) 중국의 `저가 노동력 위기(cheap Labor crunch)`가 미국 홀리데이 판매가 큰 타격을 줄 전망이라며, 그 원인과 현상에 대해 보도했다.

◇中 노동력 위기의 세 가지 원인

중국 이주 노동자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해 온 비영리 기구인 중국노동감시기구(China Labor Watch)는 저가 노동력 급감의 원인을 세 가지로 분석했다.

첫째 중국이 1970년대 중반에 채택한 산하제한정책이 중국의 인구 구조를 바꿔놨기 때문이다.

출산이 급감하면서 젊은 노동인구가 크게 줄었고, 이로인해 절대적인 노동 가능 인구가 감소했다. 7월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노동 가능 인구(15~64세) 2015년 정점을 친 뒤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 후진타오 정부의 농업 장려 정책이 그 원인이다. 정부가 보조금과 세금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통해 농가의 소득을 높여줌에 따라, 수 많은 이주 노동자들이 산업단지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가 농업에 투신하고 있다.

셋째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중국 산업단지들의 저임금 정책이 문제다. 농가 소득은 증가하는 반면 산업지구의 소득은 여전히 낮아, 이주 노동자들이 고향을 떠나 타향에서 생활할 매력이 반감된 것이다.

중국노동감시기구의 리 치앙 디렉터는 "평균 중국 공장 노동자의 한 달 임금이 75~100달러에 불과하다"며 "이들이 상하이 등 산업단지를 떠나 고향에서 더 나은 직업을 갖기 원하는 이유"라고 평가했다.

◇美 소매업계, 발등에 불 떨어졌다

중국의 저가 노동력 부족 현상은 미 소매업계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특히 장난감, 의류, 가전제품 업계의 타격은 상상 이상. 현재 전세계 장난감의 90% 이상을 중국이 생산하고 있고, 신발과 의류 분야에서도 중국의 생산비중이 각각 53%, 50%를 웃돈다.

4분기는 장난감 업계에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11~12월 홀리데이 쇼핑시즌에 판매되는 장난감은 업계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이에 마텔(Mattel)와 하스브로(Hasbro) 등 주요 장난감업체는 중국 노동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난감 업계 스핀 마스터의 해롤드 씨직 대변인은 "4분기 수요가 예상보다 많을 것 같아 홀리데이용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노동력 부족으로 인해 증산이 어려울 것 같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 같은 현상을 예견한 일부 소매업체들은 다른 벤더를 찾거나 미리 주문량을 늘리는 등 대안을 마련해 둔 상태. 그러나 장난감업계는 전통적으로 주문을 늦게하는 경향이 강해, 앉은 채로 당하게 생겼다.

홍콩 컨설턴트인 헨리 휴는 "장난감 업체들은 재고 증가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홀리데이에 임박해 주문 하는 경향이 있다"며 "중국 노동력 부족 문제와 어우러져 업체들이 제 때 제품을 공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차이나 엑소더스`?..베트남으로 가자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저가 노동력 부족이 미 기업들의 `차이나 탈출`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한다. 와튼스쿨의 중국 전문가인 마샬 메이어 교수는 베트남과 태국이 미국 기업들의 대안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미 기업들의 생산기지 이동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많다. 컨설턴트인 해리엇 머치-웨이스는 "미 기업들은 중국에 기술, 인프라, 기능, 공급 네트워크 등 분야에서 너무 많은 투자를 해 놓은 상태"라며 "다른 나라로 옮기기가 결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국 내 임금이 오른다해도 여전히 다른 나라보다는 싼 수준"이라며 "미국 소매업계들이 비용 증가 일부를 떠안을 수만 있다면, 나머지는 소비자들이 좀 더 비싼 가격에 물건을 구매하기만 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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