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고 또 묻고..샌델의 성찰하는 쌍방향 토론

  • 등록 2013-06-17 오전 10:00:01

    수정 2013-06-17 오전 10:00:01

[이데일리 김보리 김도년 기자] ‘소크라테스’의 강림이란 극찬을 받고 있는 마이클 샌델 교수의 강의가 가진 힘은 무엇일까. 혹자는 샌델 교수의 수업은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인 논박술과 닮아 있다고 얘기한다. 가르치고 주입하는 대신 상대방이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면서 스스로의 믿음과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도록 만드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다.

샌델 교수는 ‘강의’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면서 이 상황에서 이 주장이 정의로운가에 대해 함께 고민하자는 화두를 던질 뿐이다.

극장식 강의실에서 토론형식으로 진행되는 샌델 교수의 ‘정의론’ 강의는 지난 20여 년 동안 하버드대 학생들 사이에 최고의 명강의로 손꼽혀 왔다. 그는 실제로 수업을 진행할 때 강의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학생들의 질문을 받는다. 소크라테스처럼 묻고 또 물으면서 청중으로 하여금 스스로 사회 현안과 그 바탕에 깔린 철학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만든다.

샌델 교수와의 인터뷰 역시 여느 인터뷰와는 달랐다. 한국의 높은 자살률에 대한 원인과 해결 방법을 묻는 질문을 던지자, 해답이 아닌 질문으로 인터뷰를 또 하나의 토론의 장으로 만들었다.

자신은 이에 대한 명쾌한 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전제한 뒤 “반대로 질문을 하고 싶은데, 한국사회 일원으로서 높은 자살률의 원인이 무엇으로 보느냐”고 반문했다.

학교와 직장에서의 강도 높은 경쟁이 자살률을 부추긴다고 답하자 그는 다시 자살과 경쟁과의 상관관계를 설명해 달라는 질문을 던졌다. 샌델 교수는 “자살에 대한 원인과 해결책은 확실히 규정할 순 없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높은 자살률은 그 사회가 그만큼 행복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면이 될 수 있는 만큼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사회 구성원 전체의 논의와 노력이 절실하다”는 답을 내놨다.

더 나아가 “한국 사회는 행복을 규정할 때 보다 다양하고 넓은 시야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인터뷰가 토론이 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기에 처음엔 당황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샌델 교수의 끊임없는 질문이 이어지면서 간접적으로나마 그의 수업의 인기도 이해할 수 있었다.

샌델 교수와의 인터뷰에선 대화내용 보다 대화를 도출하는 과정이 더 시선을 끌었다. 한국 사회의 현상에 대해 묻는 질문에도 토론과 논쟁 아울러 공론의 장을 중요시했다. 공생발전은 쌍방향으로 성찰하는 공론의 장에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샌델 교수는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 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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