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이야, 운동이야?" 헬스클럽은 변신중

나홀로 운동하는 외로운 곳에서
다같이 운동하는 신나는 곳으로
사이클·바벨들기 등 그룹운동으로 즐겁게
  • 등록 2006-11-15 오전 11:50:00

    수정 2006-11-15 오전 11:50:00

[조선일보 제공] 핑크빛 인테리어가 화사한 강남의 한 여성전용 헬스클럽. 작은 방 안에는 가슴을 쿵쿵 때리는 흥겨운 템포의 음악이 가득하다. “자 바꿔주세요!”하는 트레이너의 구령에 따라 수강생들은 15대 가량의 유·무산소 운동 기구들을 50초 간격으로 차례로 이용한다. 마치 수건돌리기 게임처럼 빠르고 재미있다. 때론 웃음도 터져 나온다. 담당 트레이너 박귀근(27)씨는 “여러 기구들을 지루할 틈 없이 짧고 다양하게 이용하기 때문에 장시간의 운동이 부담스러운 직장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몸짱’이 되는 그날까지 헬스클럽에서 자신과의 지루한 싸움을 하던 시대는 지났다. 헬스클럽에 ‘운동(Exercise)’과 ‘유흥(Entertainment)’의 합성어인 ‘엑서테인먼트(Exertainment)’ 바람이 불고 있다. 이제 헬스클럽 운동이 재미없고 지루하다고 생각한다면, 고정관념을 바꿔야 한다.

▲ 서울 강남의 한 헬스클럽에서 회원들이 그룹 사이클링을 하면서 땀을 쏟고 있다.
최근 문을 연 대형 피트니스 센터는 대부분 엑서테인먼트 개념에 입각해 운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자전거 타기나 바벨 들기처럼 혼자서 하면 재미없고 지루한 운동들을 한 데 모아 여럿이 함께 즐기면서 할 수 있도록 운동기구들을 배치하고,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

최근 확산되고 있는 ‘그룹 사이클링’이 엑서테인먼트의 대표적인 사례다. 과거엔 혼자 음악을 들으며 기계적으로 실내 자전거 페달을 밟았지만, 요즘은 강사의 구령과 음악에 맞춰 수 십 명이 동일한 속도와 동일한 동작으로 페달을 밟는다.

예를 들어 강사가 “자, 배에 힘 주고 힘껏 달리세요. 좀 더 세게!”라고 말하면 일제히 속도를 높이고, “오르막을 올라갑니다!”라고 말하면 바퀴에 하중을 걸어 엉덩이를 들고 힘겹게 페달을 밟는 식이다. 때로는 가상의 내리막길을 만나 두 팔 벌리고 여유를 맛보며 달리는 모습이 단체 자전거 하이킹을 보는 것 같다. 문선혜(26)씨는 “쿵쾅거리는 음악과 강사의 구령 소리에 맞춰 정신 없이 페달을 밟다 보면 길고 지루하게만 느껴지던 운동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고 말했다.

여러 가지 체력 부하 운동기구들을 하나의 세트로 조합해 여러 사람이 순회적으로 실시하는 ‘서킷(circuit) 트레이닝’을 현대적으로 발전시켜 흥미를 이끌어 내는 곳들도 많다. 여러 운동기구들을 조합한 ‘수퍼 서킷 트레이닝’이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줄리엣짐 전종목 트레이너는 “헬스클럽에 재미를 못 붙이던 사람들도 쉽게 재미를 붙여 운동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수년 전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필라테스, 밸리댄스, 힙합댄스, 복싱, 태보 등도 헬스클럽에서 만날 수 있는 엑서테인먼트 프로그램들이다. 필라테스 등은 대형 헬스클럽에서 처음 도입했지만 최근엔 동네 중소규모 헬스클럽까지 도입할 정도로 대중화됐다. 어떤 곳은 아예 헬스장 한 가운데를 무대와 같은 그룹운동 전용 공간으로 꾸며 놓고, 필라테스나 밸리댄스 등의 운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휴레스트 피트니스센터 김지선(35) 트레이너는 “그 동안 혼자서 고수부지를 산책하던 중년층도 그룹 운동의 매력에 푹 빠지고 있다”며 “이제 운동은 더 이상 지루한 고행이 아니라 즐거운 놀이가 되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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