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봄을 생중계하다

그 섬진강을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곳 악양 성제봉 & 광양 백운산
  • 등록 2007-03-29 오전 10:40:00

    수정 2007-03-29 오전 10:40:00

▲ 성제봉 오르는 길목의 고소성 아래로 펼쳐진 섬진강. 푸른 벌판을 휘감는 섬진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성제봉은 유유하고 따사로운 ""봄산""의 풍경을 선물한다.

[조선일보 제공] 섬진강은 성급히 휘돌지도, 바삐 여울져 흐르지도 않고 한 굽이 돌 때마다 정갈한 모래톱을 속살로 드러내는 강이다. ‘가장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강’이라 하긴 어렵지만, ‘누군가 가장 깊게’라고는 단정지어 말할 수 있는 강이다.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도 내 고향의 강 같다고 말하게 하는, 깊고 깊은 강이 섬진강이다.

그 섬진강을 따라 꽃 소식이 올라오고 있다. 매화꽃이 만개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벚꽃 소식이 들려온다. 겨울과 봄 사이에 낀 어정쩡한 계절. 지루했던 등산인이나 유산객들에게 이보다 기쁜 소식은 없을 것이리라.

때를 놓치지 말고 섬진강변의 산을 올라보자. 가까이서 바라보는 섬진강도 좋지만 산릉을 따르며, 산정에 올라서서 내려다보는 섬진강은 또다른 감흥을 일으킨다. 너른 강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협곡 안의 가는 물줄기처럼 바라보이기도 하며 한결 깊고도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그 강물 따라 하얀 꽃잎이 둥둥 떠다닌다고 생각하니 섬진강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사람과 차량이 뒤엉켜 시끌벅적한 벚꽃 길을 피해 호젓한 산길을 따르며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점만으로도 의미있는 여행일 것이다.

봄산은 희망이다. 섬진강을 조망하지 않더라도 봄산은 누구에게나 흥을 돋우기 마련이다. 겨우내 얼어 있던 땅이 녹아 내리면 누런 낙엽을 뚫고 새싹이 돋고, 산릉의 나무마다 앙증맞게 피어나는 새잎을 바라보면 잃었던 꿈을 되찾는 기분이 들게 한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도 활짝 펴보자. 부드러운 산길 따라 걷노라면 마디마디가 펴지고, 근육이 부드럽게 풀리는 기분이 들 것이다.

산록에 꽃이 핀다고 긴장을 완전히 풀지는 말자. 산릉 곳곳엔 아직도 얼음이 녹지 않은 곳이 있다. 특히 낙엽 쌓인 북사면이나 바윗길에 접어들 때에는 발 밑을 잘 살펴 낙상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4월 초까지 산밑은 벚꽃에 진달래가 활짝 필만큼 날이 포근하더라도 산 위에는 간혹 찬바람이 쌩쌩 불어댄다. 장갑은 물론 모자 달린 덧옷도 준비하고, 흙길에 엉덩방아 찧을 경우에 대비해 여벌 바지를 준비하도록 한다.

산행에 앞서 스트레칭은 기본이다. 겨울보다 낙상의 위험이 높다. 질척하게 녹은 길에선 균형을 잃기 쉽고, 미끄러질 확률 또한 높다. 등산용 지팡이를 준비한다면 그러한 사고를 미리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따스한 물 담긴 보온병 하나쯤 배낭에 챙겨 넣은 다음, 이번 주말이면 벚꽃으로 화려하게 치장할 섬진강변으로 달려가보자. 하늘을 가릴 만큼 무수히 피어난 벚꽃이 천상화원 같은 환상적인 세계를 선사할 것이다. 하얀 꽃비를 맞은 다음 지리산 남단을 장식하는 경남 하동군 악양면 성제봉과 전남 광양 백운산을 올라보자. 섬진강은 두 산을 가르며 흘러내린다. 때문에 이들 산만큼 섬진강을 제대로 조망할 수 있는 산은 없다.

악양 성제봉에 올라 은빛 모래사장을 가르며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을 보고, 강밑으로 내려서 모래사장을 걸어보자. 고로쇠로 유명한 광양 백운산 또한 섬진강 전망대 같은 산이다. 정상인 상봉이나 억불봉에서 바라보이는 섬진강은 수십년지기 길동무처럼 정겹게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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