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기름때 묻은 ‘상자’가 소방서에…“얼굴 없는 풀빵천사” [따전소]

올해까지 10년째 기부
기부금만 3200여만원 달해
  • 등록 2024-03-12 오전 9:17:41

    수정 2024-03-12 오전 9:17:41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익명의 기부 천사가 10년째 강원 원주소방서에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어 훈훈함을 안기고 있다.

얼굴 없는 ‘풀빵 천사’가 놓고간 종이상자. (사진=원주소방서)
12일 원주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0일 늦은 저녁 소방서에 한 시민이 소방서를 찾아와 직원에게 종이상자를 전달하고는 홀연히 사라졌다. 기름때가 잔뜩 묻은 상자 하나였다.

상자에는 ‘항상 불 속으로 뛰어드시는 모습이 멋있습니다. 앞으로도 부탁드립니다’, ‘항상 힘내세요’, ‘우리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는 등 응원의 메시지가 빼곡했다. 상자 안에는 1000원, 5000원, 1만 원 등 지폐 여러 장이 수두룩했는데 400만원에 달했다.

이 익명의 기부자는 중년 여성으로 원주에서 풀빵 노점을 운영하고 있다. 2015년 3월 풀빵 한 봉지와 259만원이 든 상자를 전달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지폐가 든 상자를 전달해왔다. 올해까지 10년째 기부를 이어가고 있으며 지금까지 기부한 돈만 해도 3200여만원에 달한다.

원주소방서는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말아 달라는 간곡한 요청에 기부자를 ‘풀빵 천사’로 부르고 있다.

원주소방서는 받은 기부금을 사회취약계층 소방시설 보급, 화재·구조·구급 활동에 필요한 물품 구매, 순직·공상자 특별위로금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강우 서장은 “10년 동안 전해준 격려와 응원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원주소방은 시민의 안전을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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