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인터뷰)가츠모리 교수 "서울 집중 해소는 `산업클러스터`로"

가츠모리 동경대 교수 `산업혁신포럼`서 주장
"클러스터로 산업분산.. 지금보다 삶 풍요로워질 것"
"중국 두려워 말고 인도에 주목하라"
  • 등록 2005-09-07 오전 10:41:12

    수정 2005-09-07 오전 10:41:12

[이데일리 최한나기자] "한국은 결코 좁은 나라가 아니다. 클러스터를 통해 각 지역에 산업을 분산시키면 지금보다 훨씬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산업자원부가 주관한 `2005 산업혁신포럼`에 참석한 마츠시마 가츠모리 일본 동경대 교수는 7일 "한국 경제는 지나치게 서울 주변지역에 집중돼 있다"며 "고속철도와 인터넷이 잘 구비된 한국이 서울외 다른지역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마츠시마 교수는 서울 집중에 대한 해답으로 `산업단지의 클러스터화`를 제안했다. 그는 "지난 수십년동안 한국은 산업집적화를 통해 철강·조선·자동차 등에서 큰 성공을 거뒀지만, 중국이 곧 추격하게 될 것"이라며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한국에 클러스터 사업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츠시마 교수는 또 한국이 중국의 고성장에 대해 보이는 반응이 과민하다며 인도에 대한 관심을 높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아시아 시장에서 중국 못지않은 규모를 지닌 인도를 고려해 중국과 인도 사이의 균형잡힌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마츠시마 교수와의 공동인터뷰 일문일답.

-이번 회의에서 한국이 추진하는 클러스터 사업에 대한 조언을 말하려 왔는데.

▲해외사례를 많이 연구하고 있다. (나는) 이전에 비즈니스맨이었다. 그래서 교수들은 분석결과에 치중하지만, 나는 어떻게 하면 클러스터를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 말할 것이다. 영어로 하면 how to make cluster 가 되겠다.

-한국이 지금 추진하고 있는 클러스터 사업에 대해 그런 식의 클러스터화가 효과가 있는지 의문을 갖는 사람이 많다.

▲한국에 있어서 클러스터 사업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지난 20년간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놀랄만한 성공을 이룩했다. 반도체사업까지 포함하면 전세계적으로 경악할만한 성공을 이뤘다고 볼 수 있다. 예를 하나 들면 경주 부근의 울산에 현대자동차 일로 갔을 때, 여러 산업이 집적된 지역이라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한국이 철강·조선·자동차에서는 성공했지만, 중국이 한국을 뒤따라 올 것이다. 산업집적화 만으로는 모델이 약하다고 볼 수 있다.

또 한가지 문제점은 한국 경제가 서울 주변 지역에 너무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한국이 전국적으로 도로와 철도에 투자를 많이 해서 정비를 했다고 해도 서울 주변 지역만 많이 사용하고 나머지 지역은 사용이 안되는 것은 아까운 일이다. 이렇게 되면 좁은 집에서밖에 살 수 없다.

한국은 좁은 나라가 아니다. 국토를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면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다. 자연을 누리면서 생활할 수도 있고, 넓은 집에서 높은 급여의 일을 할 수도 있다. 한국에는 고속 철도도 있고, 고속도로와 인터넷 기반이 잘 구축되어 있다.

클러스터화를 통해 각 지역에 산업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 클러스터 이외의 전략도 있겠지만, 한국에 있어서는 클러스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유럽과 미국에서 이미 성공한 정책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예를 들면 피츠버그지역은 철강중심 지역이었는데 일본 철강에 따라잡혀 폐허가 되어 버렸다. 그러나 지금은 IT를 중심으로 클러스터를 형성해서 경제가 되살아나고 있다.

나이아가라 부근의 로제스타라는 지역은 제록스와 코닥을 중심으로 번영한 지역이었다. 그런데 제록스는 일본의 니콘, 캐논의 복사기 부분에 졌고, 코닥은 디지털 시장에 빨리 편입하지 못해 졌다. 그들은 지금 광, 옵티컬 지식을 이용하여 새로운 클러스터를 형성해서 부흥을 꾀하고 있다.

산업의 교체와 지역 번창에 대한 해답은 클러스터다.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은 클러스터를 만들 수 있을지 조건에 대해 말씀드릴 계획이다.

-한국 정부가 갖고 있는 기존에 있는 전통적 공업단지들을 혁신형 클러스터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 맞는 것인가. 전혀 공단이 없는 지역에 새로 짓는게 나을까, 아니면 있는 곳에 짓는 것이 나을까.

▲한국의 공업단지의 자세한 구조를 이해하고 있지 않아 구체적인 대답을 못하는 것을 양해해달라. 일본에도 많은 공업단지가 있고 테크노파크도 있는데 혁신이 잘 이뤄지지 않아 클러스터로 전환시키려 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처음에는 단순하게 공업단지를 형성했다. 지방에 공장을 즐비하게 늘어놓아 단지를 건설했는데 공장들이 중국으로 빠지면서 공동화 현상이 일어나게 되었다. 공업단지를 클러스터화 시킬 수도 있지만, 공업단지에 사람이 살 수 있는 인프라를 갖다 붙여야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

클러스터는 빌딩, 공장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 도시 문화가 갖춰져야 한다. 예를 들어 경주 같은 곳이 훌륭한 클러스터가 될 것 같다.

-최근에 뉴욕주의 로체스터에 갔었는데 코닥이나 제록스가 생겨서 번성했다고 보기에는 지금도 부족하고 앞으로도 부족할 것 같다고 느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클러스터가 기업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클러스터 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로체스터 같은 경우는 클러스터를 형성해서 발전하는 중간단계이다. 최종단계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예전보다 나아진 것이 있다는 점에서 좋은 결과라 볼 수 있다. 일본도 뚜렷하게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 곳은 쿄토, 하바마쓰 두군데밖에 없다. 미국도 오스틴 정도밖에 없다.

여러곳에서 시도하지만 성공하기 쉽지는 않다. 하지만 도시 번영을 다시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로체스터는 클러스터를 통해 도시를 재건하려는 좋은 사례라는 뜻으로 말씀드린 것이다.

-중국의 위협이 크지 않다고 했는데, 이에 대한 부연 설명과 중국과 인도를 한국이 어떻게 활용해야 할 것인지 말해달라.

▲중국에 너무 과잉반응해서는 안되지 않나 해서 말했던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의 가장 큰 약점은 에너지다. 지금 전세계적으로 유가가 오르고 있는 건 중국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가면 (중국의) 자동차 산업은 성장할 수 없다고 본다. 그래서 중국의 성장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계속될 것이라 보는게 이상하지 않나 하는게 내 생각이다.

중국인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중국은 한국보다 훨씬 많은 문제를 갖고 있다. 중국은 하나의 나라가 아니다. 유나이티드 킹덤이라고 볼 수 있다. 상해, 홍콩, 쿠슈, 북경 등 많은 곳이 있기 때문에 중국이라는 하나의 나라로 묶어서는 생각할 수 없다. 무조건 중국을 하나의 큰 틀로 보고 논의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나 싶다.

한국의 전략은 중국을 하나의 큰 틀로 보지 말고, 각 세그먼트별로 나누어 공략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본다면 중국의 동북지역이나 러시아 북동지역은 한민족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역이다. 이러한 곳과 다른 해난 쪽의 지역은 같은 전략을 적용시킬 수는 없다.

중국은 한국 이상으로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그래서 너무 지나치게 중국 성장에 두려움을 갖게 되면 전략을 세울 때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한다.

한국은 약 5000만의 인구, GDP는 11위라고 들었다. 목표가 10위면 너무 소극적이 아닌가 싶다. 중국을 의식해서 그런 것 같다. 브릭스 중에서 인도에 대해서 한국은 더욱 정밀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차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포트폴리오를 생각할 때 특히 인도, 그리고 중국에 전략을 잘 잡는게 리스크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전략이 될 수 있을까 싶다.

-중국 및 인도시장에서 한국과 일본 기업이 경쟁하는 사례가 많은데, 이 두 시장에서 한국기업과 일본기업의 경쟁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라 전망하나.

▲처음에 말씀드렸듯이 한국과 일본은 경쟁하면서 협조하는 관계다. 중국, 인도에서도 마찬가지다. 인도도 유나이티드 킹덤이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세분해서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한국과 일본이 각각 강점을 갖는 시장이 있다. 자본주의라 경쟁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둘 다 워낙 큰 시장이다 보니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소니와 삼성이 LCD 합작법인을 만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일본이 한국 기업에 대해 특허공세도 하고 있는 등 양국간 경쟁과 협력이 계속되는 것 같다. 한일 사이에 바람직한 협력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달라.

▲지적 재산권 문제에 대해 일본이 많이 엄격해졌다. 하지만 일본은 과거 20년 동안 자동차, 반도체에 대해 다른 나라에 기술을 많이 전수해왔다. 지적재산권 문제는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화됐다고 보면 된다.

한국과 일본에 가장 큰 시장은 북미, EU, 그 다음이 중국이다. 이렇게 큰 시장에서 경쟁도 있겠지만, 심각하고 치열할 것이라는 생각은 지나친게 아닌가 싶다. 태평양이 있는데 어선이 딱 두 척 밖에 없다. 그 안에서 쟁탈전을 벌린다는 것은 이상하다. 배가 너무 가까이 있는 게 문제다.

일본 록본기에 있는 삼성건물을 보라. 일본 IBM보다 더 크다. 한식집이 정통 일식집보다 더 많다. 일본 여성들은 한국 드라마만 본다. 양국간 경쟁과 공존이 아주 이상적으로 되고 있는 것이다. 더 많이 일본에 와서 직접 보고 느끼길 바란다.

◇마츠시마 가츠모리 교수는 누구.

항공기 엔진의 생산기술, 일본 IBM의 CAD/CAM, AI, PC마케팅 책임, 제조업 솔루션·마케팅 전략 담당, 아시아 퍼시픽의 제조업 마케팅 전략 담당 등 실무영역의 경험이 풍부하다.

세계 유수 회계사무소 등에서 경영전략과 IT전략, SCM·EPR 프로젝트를 지도한 경력도 갖고 있다.

동경대학교 공학박사(산업전략론) 출신으로 현재 같은 대학 공과대학원 교수와 경제산업성 산업구조심의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본 내각부의 `행동하라! 일본` 프로젝트의 총 책임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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