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염, 감기만큼 흔한 질병이라 간과하면 안돼
어린 아이들은 귀와 코를 연결하는 유스타키오관이라는 이관이 어른에 비해 짧고 굵으며 수평에 가까워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귀로 가기 쉬워 중이염에 잘 걸린다. 특히 감기에 걸리면 이관의 점막에 염증이 생기고 부어 이관이 막히게 된다. 이후 잠시 이관이 뚫리면 압력 차로 콧물이나 이물질이 이관으로 빨려 들어가 나쁜 균이나 바이러스가 이관으로 들어갈 수 있어 감기가 나을 무렵 중이염을 앓는 아이가 많다.
유한정 함소아한의원 원장은 “중이염은 감기와 함께 성장 과정에 한두 번 앓게 되는 흔한 질병이지만,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난청이나 청력 상실과 언어발달 장애, 인지능력 저하 등의 심각한 문제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가볍게 볼 질병이 아니다. 감기를 앓고 난 다음 고열과 함께 귀가 아프다고 하거나, 의사 표현을 못하는 어린 아이의 경우 귀를 자주 만지며 울고 보채거나 귀에서 액체나 고름이 나오는 등의 증상이 나난다”며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이염은 급성과 삼출성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급성중이염은 고막이 붉게 충혈되어 있거나 노란 농이 차 있는 경우로 열이 나기도 하고 귀의 통증이나 두통을 동반하기도 한다. 삼출성 중이염은 고막 안의 중이강에 물이 차 있는 것으로 양쪽 귀 모두에 물이 찼을 때 청력이 약간 떨어지는 것을 빼고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
유한정 원장은 “삼출성중이염의 경우 세균감염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항생제치료에 거의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항생제 치료가 필요 없다. 그리고 급성중이염이라고 해도 몇 가지 경우를 제외하고는 항생제 치료가 1차 선택이 아니다”며 “항생제로 치료해야 할 중이염은 6개월 이전 아기의 중이염, 6개월부터 두 돌까지의 급성중이염, 두 돌 이후 아이의 심한 급성중이염 외에는 급성중이염이라 해도 항생제 치료없이 감기 치료만으로 80% 정도 치유된다” 말했다. 실제로 급성중이염에서 항생제 치료는 20% 정도이며, 심한 급성중이염도 항생제 치료를 하면 약 7~10일 정도 후면 삼출성 중이염으로 바뀌는데 이럴 경우 항생제 없이 치료할 수 있다.
◇중이염 치료를 위해 풍열을 내리고 나쁜 기운을 몰아내자
유한정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중이염의 원인을 풍열로 보는데 급성 중이염의 경우 외부에서 들어온 열기가 귀에 뭉쳐서 염증을 일으킨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열을 내리고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치료를 하면서 콧물과 코 점막의 붓기와 염증을 가라앉히는 치료를 먼저해야 한다” 그리고 감기에 걸릴 때마다, 그리고 뚜렷한 원인 없이 자주 중이염이 재발한다면 “중이염 증상 치료를 끝낸 다음, 폐와 신장의 기능을 보강해 면역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특히 삼출성중이염의 경우에는 외부의 감기 바이러스나 세균과 같은 요인보다는 아기가 이관기능이 약하거나, 면역력이 약해서 코감기 오래가서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면역력을 길러주는 것이 근본 예방책이 될 수 있다”며 중이염이 발병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