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강국)④유가 상식, 이것만은 알아두자

미국 정부가 비축해놓은 원유의 비밀
WTI와 두바이유 가격은 왜 다를까?
  • 등록 2004-09-21 오전 10:09:00

    수정 2004-09-21 오전 10:09:00

[edaily 한형훈기자] 국제 유가에 대한 뉴스에선 생소한 전문 용어들이 가끔 등장한다. 일반인들이 가장 헛갈려하는 것으로 국제유가의 3대 유종이 있다. 국제 원유시장에서 거래되는 대표적인 유종은 서부텍사스산중질유와 두바이유, 브렌트유 등이다. 최근 미국 언론에 자주 나오는 전략비축유도 다소 낯선 단어다. 전략비축유는 미국 정부가 비상시를 대비해 쌓아두는 원유를 말한다.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원유매장량도 관심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원유매장량이 30년안에 고갈된다는 주장과 향후 100년간은 원유 생산이 걱정없다는 반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전략비축유란 무엇인가 전략비축유(Strategy Petroleum Reserve)란 미국 정부가 전쟁이나 심각한 수급차질 등에 대비해 비축해 놓은 원유를 말한다. 현재 미국은 루이애나주에 접한 멕시코만의 소금동굴에 약 6억6000만배럴의 원유를 저장해두고 있다. 이는 미국이 53일간 소비할 수 있는 양이다. 법적으로 전략비축유는 10억배럴까지 저장할 수 있고, 부시 행정부의 저장 목표는 7억배럴이다. 전략비축유의 평균 도입 단가는 배럴당 27.14달러다. 전략비축유에 대한 필요성은 지난 1973년 오일쇼크 이후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당시 포드 대통령은 오일쇼크로 미국 경제가 충격을 받은 후 완화 장치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전략비축류의 저장소 건설을 제안했다. 결국 전략비축유는 관련법 제정과 시설 공사 등을 거쳐 1977년 7월에 만들어졌다. 전략비축유는 비상 상황에만 사용되는 만큼 방출 조건이 엄격히 제한되어 있다. 방출 요건은 `에너지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생겼을 때`이다. `심각한 차질`은 미국 대통령이 판단하는데 1) 긴급상황이 상당한 정도로, 상당 기간 계속될 때 2) 국가 안보와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야기할 때 3)원유 수입에 제약을 받거나, 국내 원유 공급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자연재해 또는 사보타지 등이 발생했을 때 등이다. 전략비축유는 지난 1991년 걸프전때 1730만배럴이 방출됐다. 당시 미국은 이라크 전쟁 과정에서 전세계적으로 석유 공급이 줄어들 것을 우려에 비축유를 풀었다. 미국 정부는 이라크전 이후에는 전략비축유를 한 번도 방출하지 않았다. ◆WTI와 두바이유 가격이 다른 이유는 세계 원유는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 WTIㆍWestern Texas Intermediate)와 중동산 두바이유(Dubai), 북해산 브렌트유(Brent) 등 3대 유종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원유 품질에 따라 나눠지고 가격도 유종에 따라 제각각이다. WTI는 텍사스 서부와 뉴멕시코주에서 주로 생산되고 이 지역 뿐 아니라 국제 시장에서 기준 유가가 된다. 두바이유는 포함한 아시아·중동 지역을 대표하는 기준 유가로 사용된다. 원유 가격을 매기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비중(light)`과 `유황 함유량`이다. 원유시장에선 미국석유협회(API)가 정한 `비중`이 기준이 된다. 이 비중이 33도 이상이면 경질(輕質)유, 30도~33도까지는 중질(中質)유, 30도 이하를 중질(重質)유로 분류한다. WTI는 유황(sweet) 성분도 0.24% 로 매우 낮다. 원유는 비중이 높고 유황 함유량이 적을수록 정제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고급유로 간주된다. WTI는 정제 비용이 적다는 점이 반영돼 보통 두바이유보다 3~4달러 높게 거래된다. 두바이유는 아랍예미레트연합(UAE)에서 생산되는 원유로 비중 31도, 유황 함유량 2.04%의 고유황 중질유다. 두바이유는 주로 아시아지역으로 수출되는 중동산 원유의 가격기준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수입 원유가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품질 외에 유종에 대한 해당 지역 내 수급도 가격 수준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미국의 원유수요 증가와 투기 세력의 원유선물 매집으로 인해 WTI 가격이 두바이유보다 8~10달러까지 높게 형성되고 있다. 지난 16일의 경우 WTI는 43.58달러, 두바이유는 34.69달러를 기록했다. ◆원유 매장량 언제쯤 고갈되나 원유 매장량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 원유매장량에 대한 정확한 측정이 어려운데다, 시추 기술이 어느 수준인가에 대해서도 분석이 엇갈린다. 비관론자들은 빠르면 향후 30년안에 전세계 원유가 바닥날 것이라고 경고한다. 미국의 에너지 저널리스트인 폴 로버트는 그의 저서 `원유의 종말(The End of Oil)`에서 "세계 원유 매장량을 1조7000억배럴(미국 국립지질연구소 추정치)로 가정하고 석유소비가 연 2% 증가한다고 계산할 경우 매장량이 오는 2030년 한계점에 도달한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은행도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한국은행은 최근 OPEC에 대한 원유의존도는 커지면서 원유수급 불균형이 심화됐다며, 향후 40년내에 원유가 고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확인된 세계의 원유매장량은 총 1조1477억배럴로 매년 지난해 수준인 280만배럴이 생산될 경우 41년밖에 쓰지 못한다. 원유매장량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징후는 일부 국가에서 목격된다. 특히 이미 생산정점을 통과해 생산이 감소하고 있는 산유국도 여럿이다. 미국의 원유생산은 71년에 이미 정점에 도달했고 리비아, 인도네시아, 러시아, 영국, 노르웨이 등도 정점이 지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말 현재 누적생산량과 확인매장량의 합계액만을 궁극적인 매장량으로 가정할 경우 2007년경 원유생산이 정점에 도달하게 된다"며 "소비량과 공급량의 격차까지 점차 확대되고 있어 원유공급 부족이 심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원유매장량의 고갈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추기술의 발달로 인해 원유가 지속적으로 생산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과학 전문지 파퓰러사이언스(Popular Science)는 지난 8월호에서 "현재는 매장량의 35%만을 채굴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기술발달 덕분에 50~60%까지 회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대로라면 원유고갈의 시기는 100년 이상 뒤로 늦춰진다. 이탈리아의 에너지 회사인 에니의 리오나르도 마우게리 이코노미스트도 "석유 고갈론자들은 양치기 소년과 같다"며 "석유가 곧 고갈된다는 주장은 1800년대 이래 계속 제기됐지만, 결국 아무 일도 없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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