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혈성 심장질환자, "추운 날에는 운동하지 마세요"

심장질환자, 전문의와 상담해서 자신의 상태에 맞는 운동을 선택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흡연 등 위험인자 줄이고, 식이요법과 운동 병행해야
  • 등록 2013-12-20 오전 10:27:42

    수정 2013-12-20 오전 10:27:42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회사원 최 모씨는(49) 지난 토요일 오후 동료들과 의왕산을 등반하다가 정상을 얼마 앞두고 메스꺼움과 함께 극심한 가슴통증을 느꼈다. 심근경색으로 치료를 받은 적이 있어 항상 휴대하고 있던 항협심증약(니트로글리세린, NTG)를 복용했지만, 점차 의식이 흐려졌다. 함께 등반을 하던 동료들은 위급함을 느끼고 119에 도움을 요청했다.

119헬기로 병원으로 이동하던 도중 심장 정지가 일어났고, 제세동기를 사용하자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병원에 도착했을 땐 의식과 호흡이 불안정하였고, 의료진은 심장 정지 원인을 밝히기 위해 심장혈관조영술을 시행했다. 검사 결과 심장혈관이 막힌 소견은 없었고, 혈압과 의식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현재 삽입형 제세동기 시술을 기다리고 있다.

◇40대 이하 젊은 층에도 심장질환 증가

현재 우리나라는 고령사회로 노인 인구 비율이 높아지고 고지방 식이섭취가 늘어나면서 심장질환 중의 하나인 허혈성 심장질환(심근경색증, 협심증 등)의 발생률이 두드러지게 높아졌다.

보건복지부의 ‘2013 보건복지통계연보’에 따르면 심장질환이 뇌혈관질환을 누르고 ‘한국인 사망원인’ 2위로 올라섰다. 특히 심장질환의 돌연사의 70~80%를 차지한다. 최근에는 40대 이하의 젊은 층에서의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심근경색은 심장 혈관에 쌓여 있던 죽상반(지방)이 파열되면서 여기에 혈전이 생성되어 혈관을 순식간에 막아버린 상태를 말한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으로 관상동맥에 동맥경화증이 생기며 혈관이 좁아지고 심장에 혈액이 원활히 공급되지 못해 심장의 근육에 산소가 부족하게 되고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협심증을 유발하게 된다.

이러한 허혈성심장질환이 심해지면 심근경색, 최악의 경우 돌연사할 수 있으며, 심장 근육의 손상으로 펌프 기능의 저하로 울혈성 심부전(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남)과 심장 부정맥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런 경우에도 돌연사라는 치명적인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

◇심장질환자, 가벼운 운동을 오래 하는 게 좋아

규칙적인 운동은 면역력을 높이고 정신적·육체적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하지만 심장질환자는 무턱대고 운동을 시작해서는 안 된다. 심장질환의 경우 혈관의 70%가 좁아진 후에야 증상이 나타나는 만큼 50~60대 이상이라면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심장기능이 원활한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중증 고혈압인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에서 운동부하검사를 하고 운동처방을 받아야 한다. 한상진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는 “심장질환자는 강도 높은 운동을 단시간 동안 하는 것보다 가벼운 운동을 오래 하는 게 좋고, 운동 중 혈압 반응에 유의해야 한다”며 “팔?다리에 통증, 두통과 어지럼증이 생기는 경우에는 운동량을 절반으로 줄이거나 중단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요즘과 같이 추운 날씨에는 운동을 할 때 보온유지에 주의해야 하는데 이미 허혈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추운 날에는 운동을 피해야 한다. 특히 오전 6~11시는 통계상 심근경색, 뇌졸중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마의 시간대로 알려져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실제로 이 시간에는 낮은 기온으로 인해 혈압이 올라가고 심장에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옷은 보온을 유지할 수 있고 편한 것이, 신발은 발이 편하고 쿠션이 있는 것이 좋다.

호흡이 약간 가쁜 상태로 옆 사람과 대화가 가능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환자들은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5~10분 정도 준비운동으로 몸을 풀어줘야 하고, 또 운동을 마친 후에도 역시 5~10분 정도 마무리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운동은 매일 또는 1주일에 3~4회 이상 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1회에 30~60분 정도가 적당하다. 대개 숨이 약간 찰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이런 경우 속내의가 땀에 흠뻑 젖는 것보다는 약간 땀이 밸 정도가 된다. 운동이 끝난 후 사우나나 고온욕은 혈압을 더 올라가게 하므로 피해야하며, 미지근한 물(38~39℃)에서 반신욕을 가볍게 하는 것은 혈액순환과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증상 나타나면 빠른 초기 대처가 중요

협심증 또는 심근경색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흉골 바로 아래쪽이 심하게 조여 오는 듯한 통증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목이나 어깨, 왼쪽 팔로 뻗치는 통증 또는 복부의 불편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또한 호흡곤란 및 식은땀이 흐르기도 한다. 이런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된다면 심근경색증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심한 흉통이 30분 이상 지속되면 최대한 빨리 병원에 도착하여 진단을 받아야 한다. 늦어도 6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해야 목숨을 살릴 수 있다.

협심증 또는 심근경색이 확인되면 약물(혈전 용해제) 또는 풍선을 이용한 시술(관동맥 조영술 및 풍선확장술)로 막힌 혈관을 뚫어 주어 사망률과 심부전의 빈도를 현저하게 낮출 수 있다. 관동맥조영술은 막히거나 좁아진 혈관에 조영제를 주사하여 혈관 구조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검사로 어느 부위가 얼마나 막히고 어떻게 좁아졌는지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다. 이 검사에서 병변이 발견되면 스텐트라 불리는 얇은 금속으로 만들어진 그물망을 넣어 좁아진 혈관을 넓히고 재협착을 방지하는 시술을 하게 된다.

이 때 중요한 점은 이 시술이 최대한 빨리 시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6시간 이내에 시술이 되어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시술을 하더라도 시간이 늦을수록 불리하며 1시간이 늦을 때마다 사망률이 0.5%에서 1.0% 가량 증가한다. 증상 발현 후 1시간 이내에 시술하면 사망률을 50% 이상 낮출 수 있다. 특별한 합병증이 없는 심근경색증 환자의 대부분은 적절한 치료 후, 발병 2~3주 내에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위험요인 조절만이 예방하는 길

협심승과 심근경색 같은 허혈성 심장질환의 위험요인으로는 고지혈증, 고혈압, 흡연, 당뇨 등이 가장 중요하고, 기타 관상동맥질환의 가족력, 비만, 운동부족, 여성의 폐경기이후 등이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들 위험요인들을 복수로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허혈성 심장질환이 발생할 위험도 증가한다.

한상진 교수는 “40세 이하 연령층에서 급성심근경색을 일으키는 가장 큰 위험요인은 흡연인 것으로 나타나 흡연의 위험성이 강조되고 있다.”며 “금연을 필수로 하며 고혈압과 당뇨병의 철저한 조절은 물론이고 혈중 콜레스테롤 또한 정상 수치 이하로 낮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병이 발생한 후 재발을 방지하는 이차적 예방법 역시 중요한데 이도 일차적 예방과 유사하다. 물론 일차적 예방보다 더욱 철저하게 시행해야 한다. 또한 급성심근경색 후에 처방받게 되는 약물은 평생 규칙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니트로글리세린은 갑자기 흉통이 발생할 때 효과적이므로 알약이나 스프레이 제재를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녀야 한다.

◇심장보호를 위한 철저한 생활수칙

심장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음식은 짜게 먹지 말고 과일과 야채의 섭취를 늘린다. 현미와 같은 잡곡류를 많이 먹고 지방이 많은 육류의 섭취를 줄인다. 대신 양질의 콩과 생선을 통해 단백질과 지방을 섭취하도록 한다. 기름기가 많거나 튀긴 음식이 많은 패스트푸드를 가급적 먹지 말고 비만이면 체중을 줄인다. 운동은 수영, 자전거 타기, 조깅 등 적당한 유산소 운동이 권장된다.

◇ 심장질환자들 위한 운동수칙 5가지

1. 강도 낮은 운동을 매일 30분 이상씩 하자

2. 무산소 운동보다는 유산소 운동을 하자

3. 전문의와 상담해서 자신의 상태에 맞는 운동을 선택하자

4. 운동 시 어지럼증이나 통증이 생기면 즉시 중단하자

5. 새벽이나 아침보다 오후에 운동하자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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