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탐방)이제훈 한국선재 사장

실리콘밸리 출신 컴퓨터 전문가 2세 경영인
5년안 매출 2천억 달성 야심
  • 등록 2005-05-30 오전 11:24:45

    수정 2005-05-30 오전 11:24:45

[edaily 조진형기자] 한국선재(025550)는 부산을 대표하는 선재류 가공업체로 아연도금철선을 주력제품으로 하고 있다. 설립 31년을 맞은 전통 철강제조업체이지만 회사는 미국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한 젊은 대표이사가 맡고 있다. 이제훈 한국선재 사장(사진)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컴퓨터 아키텍터로 이름을 날린 독특한 경력의 2세 경영인이다. 세계 최대 그래픽 디자인 제작업체인 어도브 시스템(adobe system inc)에서 7년간 근무했다. 어도브에서 일한 첫번째 한국인이었던 그는 어도브의 포토샵 제작에 큰 힘을 보태기도 했다. 미국에서 잘 나가던 그가 한국으로 귀국한 이유는 아버지 이명호 회장의 수년에 걸친 설득과 권유 때문이었다고 한다. 현재 한국선재에서 받는 그의 월급은 어도브에서 받던 것의 8분의 1 수준. 아버지가 경영권을 물려주기 위해 아들을 모셔온 셈이다. 보통 2세 경영인은 경영수업을 받다가 때가 되면 회사 경영권을 물려받는 사례와는 비교된다. 물론 컴퓨터 전문가가 어떻게 선재류 가공업체인 한국선재를 운영할 지 의아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사장은 "컴퓨터 아키텍터는 어떤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 전체적인 것을 디자인하고 밑그림을 그리는 일을 한다"며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전체적인 것을 파악해야 한다는 점에서 회사를 운영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1년8개월밖에 안됐지만 벌써 회사 내부 사정을 속속들이 파악하는 것은 물론 회사 비전 수립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명호 회장과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실제로 이 회장은 대외관계에만 힘쓰고 모든 것을 이 사장에게 일임했다. 이 사장의 가장 큰 고민은 낮은 순이익률이다. 순이익률이 34%에 달하던 어도브에서 근무하다가 3~4%에 불과한 회사로 이직했으니 답답할 만하다. 이 사장은 "철강산업은 매출이 2배 늘면 순익이 1.5배 증가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매출을 올려 순익을 증대할 수밖에 없다"며 "시장가격이 높은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그가 정한 목표는 5년 안에 매출 2000억원에 순익 100억원을 달성하는 것. 한국선재는 지난해 1123억원 매출액에 44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최근 회사는 매년 매출액이 783억원(2001년)→899억원(2002년)→943억원(2003년)→1123억원(2004년) 등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그는 "철강산업에서도 중요한 것은 기술력"이라며 "올해 석박사 인력 5명으로 꾸려진 기술연구소 만들었고 향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철강산업도 인식을 바꿔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얘기를 자주 했다. 그는 외국의 선진기술에 큰 관심을 가지고 귀를 곤두세우고 있다. 경쟁력없는 설비를 선진설비로 대체하는 작업도 열심히다. 남보다 뒤지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철저한 경쟁 마인드가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젊은 사장이지만 회사 노조와도 사이가 좋다. 그는 솔직함과 합리성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이 사장은 "미국에서 철저한 경쟁을 거치면서 합리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며 "회사 직원들을 경쟁 구도로 이끌면서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직원들과 솔직하게 대응하면서 신뢰를 쌓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랜 전통의 가족적 분위기인 회사의 장단점을 잘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경영철학이다. 지난해 그는 전세 비행기를 빌려 250명에 달하는 직원들 모두와 함께 중국을 여행하고 왔다. 연말에는 약속대로 200% 특별상여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대신 그는 회사의 성장을 위해 경쟁구도를 만들고 일을 더 많이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고 한다. 한국선재는 배당을 많이 하지만 특별히 따로 주가관리는 하지 않는다. 이 사장은 "회사 성장이 가파른 기업은 주식가치도 그만큼 빠르게 올라 배당을 할 필요가 없지만 한국선재는 철강업체인 만큼 성장하는데 시간이 걸려 배당을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또 "주가가 펀더멘탈로 주가 오르는 건 대찬성이지만 인기도로 오르는 것은 위험하다"며 "펀더멘털 관리에 힘쓰고 주가 관리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이유도 여기 있다"고 말했다. 컴퓨터 전문가로 한국에서 컴퓨터관련 사업으로 다각화 진출에 관심이 없냐는 질문에 그는 "한국에서는 IT쪽은 게임 외에는 크게 돈벌이가 되는 것이 없는데 게임으로는 스스로 만족할 수 없다"며 "만약 다각화한다고 해도 5년내 실적 목표를 달성한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혹(不惑)을 갓 넘긴 이 젊은 전문경영인이 이립(而立)을 막 넘은 한국선재를 어떻게 중견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이제훈 대표이사 약력 1965.11.09 출생 1988.05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졸업 1993.05 미국메릴랜드석사취득,박사과정수료 1997.07 미국 어도브 시스템(Adobe Systems Inc.) 2003.08 한국선재주식회사 사장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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