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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립창극단이 다시 한 번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극작가 차범석(1924~2006)의 대표작이자 한국 사실주의 희곡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산불’을 창극으로 선보인다.
극단 백수광부 대표인 연출가 이성열이 연출을 맡는다. 영화 ‘부산행’ ‘곡성’ ‘타짜’ 등의 음악으로 잘 알려진 장영규가 작곡과 음악감독으로 참여한다. 두 사람 모두 창극 작업은 처음이다. 최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연 제작발표회에서 두 사람은 “처음이라 힘들고 어려운 점도 많지만 과감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산불’은 국립극장과 인연이 깊은 작품이다. 지금으로부터 55년 전 1962년 12월 명동 시절 국립극장에서 연출가 이진순의 연출로 초연했다.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인간의 욕망을 사실적으로 다룬 작품은 초연 이후 연극은 물론 오페라·뮤지컬 등으로 끊임없이 무대에 올라 관객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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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한 무대 활용이 돋보일 것으로 보인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처한 인물의 상황을 해오름극장의 원형무대를 활용해 표현할 예정이다. 대나무 1000그루를 사용해 대나무 숲을 재현하고, 추락한 폭격기 모형을 통해 전쟁의 황폐함을 강조한다. 이 연출은 “원작에 양식적인 면을 가미해 보다 풍성한 이야기로 원작의 주제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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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 간판 배우들이 주역으로 나선다. 창극단의 중견 단원 유수정, 김금미는 작품 속에서 대립각을 세우는 양씨와 최씨 역으로 연기 대결을 펼친다. 창극단 스타 단원으로 여러 차례 함께 주역을 맡았던 이소연, 김준수는 점례와 규복으로 또 한 번 호흡을 맞춘다.
새로운 얼굴도 만날 수 있다. 류가양, 박성우가 각각 사월과 규복 역을 맡아 첫 주역으로 관객 앞에 나선다. 규복 역은 더블 캐스팅으로 박성우, 김준수가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김 예술감독은 “‘산불’은 해오름극장 리모델링 전 마지막 대극장 공연이라는 이유로 선택한 작품”이면서 “이번 공연이 잘 올라가 나중에는 대극장은 물론 소극장에서도 공연할 수 있는 창극단의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산불’은 오는 25일부터 29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티켓 가격은 2만~7만원. 국립극장 홈페이지와 전화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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