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유시장 "믿을 통계가 없다"

산유국 매장량 "뻥튀기"..정확한 전망대신 투기심리만
  • 등록 2005-07-18 오후 12:15:01

    수정 2005-07-18 오후 12:15:01

[edaily 이태호기자] "석유시장에 믿을 수 있는 숫자가 없다." 국제시장에서 유가가 요동을 치는 것은 정확한 통계자료가 없기 때문이라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BBC는 각국 정부와 조사기관들 내놓은 통계 자료가 신뢰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투명하기 때문에 유가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미국은 지난주 `2004년 미국 석유 수요 증가율`을 수정 발표했다. 기존의 추정치는 증가율로는 2.4%, 하루 수요증가량으로는 48만4000배럴이었으나 실제 증가율은 3.5%, 수요증가량은 69만7000배럴이었다. 배럴 기준했을 때 추정치가 무려 46%나 수정됐을 정도로 기존 예측이 틀렸던 것이다. 바클레이즈 캐피탈의 폴 호스넬은 "퍼센티지로 볼 때는 수정폭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이지만 배럴로는 따지면 엄청난 변화"라면서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석유 자료를 발표하는 나라임에도 이처럼 엄청난 오차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석유 시장 전망에 혼동을 야기하는 대표적인 자료로는 각 국의 석유 매장량이 있다. 특히 구소련이나 중동의 많은 국가들은 석유 매장량을 외부에 알리지 않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쿠웨이트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발표하는 통계치를 아예 믿지 않는다. OPEC의 통계에 대한 의문은 1980년대에 매장량에 따라 생산량을 정해주는 쿼터 생산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더욱 증폭됐다. 새 시스템에서는 석유 매장량이 많을수록 돈을 더 벌 수 있게 되자, 각국이 매장량을 늘려서 발표하는 고무줄 통계가 확산됐다. 실제 쿠웨이트의 경우 단 하루만에 추정 매장량을 50%나 늘려서 발표했다. 아랍에미레이트공화국(UAE), 이란, 이라크 등도 매장량을 높여 잡기 시작했다. 1988년 사우디 아라비아는 추정치를 무려 880억배럴나 늘렸다. OPEC의 석유 생산량 역시 곧이 곧대로 믿을 수 없다. OPEC은 현재 정확히 하루 2800만배럴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최근 회담에서 이뤄진 증산합의에 따라 하루 50만배럴을 더 늘린 양이다. 그러나 OPEC은 회원국들이 돈을 더 벌기 위해 쿼터 보다 많이 석유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실제 생산량은 이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국제에너지기구(IEA)은 OPEC이 지난 5월에 하루 2930만배럴을 생산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IEA의 집계도 온전히 믿기는 어렵다. 인베스텍 은행의 브루스 에버스는 "IEA의 자료도 믿을 수 없다"며 "IEA가 과거에 세계 수요를 지나치게 낮게 책정하는 바람에 지금의 유가 급등을 야기했다"고 말했다. 바클레이즈의 호스넬은 원유 관련 통계의 차이점을 주의 깊게 연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호스넬은 "석유 데이터의 성질상 오차가 매우 크기 때문에 소수점 이하 8자리까지 계산해 봐야 아무런 의미도 없다"며 "오히려 수치간 차이를 관찰하면서 석유 시장을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고유가 행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확한 통계자료의 부족으로 정확한 유가예측이 어렵고, 이에 따라 투기심리만 극성을 부리고 있는 것이 현재 국제 원유시장의 형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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