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10계명 제 1계명은?…"돈, 쫓지말고 굴려라"

[돈이 보이는 창]
베테랑 PB들 본 ‘부자들의 재테크’
“레버리지 민감하고, 기대 수익률 낮아”
위험회피 성향 뚜렷…전문가 늘 곁에
  • 등록 2021-09-05 오후 10:30:59

    수정 2021-09-05 오후 11:27:38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특정 금융회사에 3억원을 맡겼다면 전 재산이 30억원 이상일 가능성이 높다. 지킬 것이 많아 일반 투자자 보다 기대 수익률이 낮다. 긴 호흡으로 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 투자 이유와 목표가 명확해 의도치 않게 손실이 나거나 기대에 못 미치면 ‘손절’도 빠르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의 자금을 운용하는 증권사 베테랑 PB들이 꼽은 공통된 부자들의 재테크 습관은 ‘확실하고 꾸준한 수익 추구’였다. 오랜 기간 쌓은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을 면밀히 지켜보고 날카롭게 분석한 결과 얻은 투자 교훈이었다. 레버리지가 더 높은 수익률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복리의 마법’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하기 보다는 손실 없는 안정적인 수익을 선호한다는 의미였다. 이는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등 ‘투자 대가’들이 강조하는 자산 관리의 기본,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강조하는 스노우볼 효과(snowball effect)나 ‘72의 법칙’과도 맞닿아 있다.

시장에 촉각, 그럼에도 뚜렷한 위험회피 성향

“승부사(risk-taker) 라기 보다 위험회피(risk-averse) 성향이 뚜렷하다.” PB 대다수가 고액 자산가를 ‘신중하다’고 표현했다. 과감하게 뛰어들기보다 자세히 뜯어보고 깊게 고민해 투자를 결정한다는 뜻이다. 무작정 예금 통장에 돈을 놀리고 있는 건 아니다. 일정 수준 현금을 쥐고 시장 변화를 예민하게 읽으면서 적당한 기회를 엿보고 있단 얘기다.

물론 저금리 시대인 만큼 현금 가치에 대한 인식은 달라졌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기 침체를 우려한 주요 은행들은 시장에 상당한 자금을 풀었고, 대부분의 자산 가치가 부풀어 올랐다. 투자에 대한 절실함은 고액 자산가나 일반 투자자 모두 마찬가지이지만,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에 온도차는 컸다.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 투자에 과거와 비교해 좀 더 적극적이지만, 여전히 보수적이었다.

이환희 KB증권 WM스타자문단 청담PB센터장은 “시장의 변동성에 흥분하거나 일시적인 급등락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면서 “자산 배분을 통해 투자 비중을 조정하거나 현금화해 대비하는 등 기본적으로 안전자산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모르는 금융 상품은 ‘NO’

‘모르는 투자’는 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1조6000억원대 피해액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무역금융펀드 등 근래 문제를 일으킨 사모펀드들은 주로 복잡한 구조화 상품이었다. 가입자도, 판매사도 정확히 상품을 이해하지 못한 탓에 뒤늦게 허점이 드러났다.

김현식 메리츠증권 강남프리미엄WM센터 상무는 “자산가 대부분이 다양한 투자 경험을 통해 단맛, 쓴맛을 다 겪어 봤다”면서 “어쩌다 걸릴 수 있는 ‘수익률 200%’보다 그렇게 높지 않더라도 확실하고 꾸준한 ‘수익률 6~7%’가 더 나을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은 듯하다”고 짚었다. 그는 “요즘 일반적으로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메자닌이나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에 자산가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두고 큰 금액을 넣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각종 사업을 하면서 투자 실패를 겪은 고객도 숱했다. 시장 상황은 끊임없이 변한다는 점에서 부채에도 민감했다. 파생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상품을 자산가들이 기피 하는 이유도 비슷했다.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투자하면 통제할 수 없는 변수만 늘린 꼴이다. 일부러 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일확천금은 없다…긴 호흡으로

윤석윤 신한금융투자 TFC강남센터 PB팀장은 투자를 마라톤에 비유했다. 빠르게 버는 데만 집중하면 고꾸라지거나 엉뚱한 길로 가는 등 실수할 확률이 높아진다. 그래서 자산가들은 유행이나 인기와 무관하게 가치 대비 저렴한 자산, 평균 이상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특히 인내심이 상당하다는 점을 특징으로 꼽았다.

그는 “신문이나 뉴미디어 등으로 지속적으로 정보를 접하면서 투자에 대한 통찰력을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특정 자산에 몰아 투자하기보다 자산을 배분해 리스크를 관리한다”며 “이렇게 고민해 담은 자산에 대해선 가치훼손이 없으면 일시적인 변동성은 무시한다”고 설명했다. 당초 투자하는 이유와 목표가 명확하기 때문에 장기투자로 수익을 낸다는 것이다 .

‘투자 귀재’ 워런 버핏이 현재의 위치에 올라선 것도 잃지 않는 투자를 40년 넘게 지속적으로 이어왔기 때문이다. 100조원을 가진 세계적 투자자가 아니더라도 미국에는 ‘401K 백만장자(Millionaire)’가 있다. 401K는 우리나라의 개인형퇴직연금(IRP)과 같은 미국의 퇴직연금계좌로, 401K를 통해 멈추지 않고 적립식으로 투자해 100만달러(약 11억5000억원) 이상의 퇴직연금을 들고 떠나는 은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인맥도 자산, 전문가를 동반자로

다양한 전문가 네트워크를 구축한 점도 부자들의 차별점이었다. 그 안에서 수많은 정보와 조언이 오가고, 그만큼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늘어난다. 인맥도 일종의 자산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PB는 “부자가 된 이유인지, 부자가 됐기 때문인지 선후 관계는 불분명하지만 자산 규모가 작고 생업으로 바쁜 일반 투자자에 비해 금전적, 시간적 여유가 뒷받침되기 때문에 전문가 인맥 관리도 가능한 일”이라면서 “PB 이상으로 투자 정보에 대해 아는 것이 많아 요구도 많고, 사실상 집사 같은 역할을 할 때도 많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믿을 만한 PB 혹은 전문가라고 판단하면 수 십년, 나아가 자녀의 자산 관리까지 맡기며 인연을 이어간다. 최근 증권사들이 개인 자산관리, 기업 자금운영, 가업승계와 후계자 양성, 국내외 법률자문 등 고액 자산가를 상대로 패밀리 오피스 서비스에 주력하는 이유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고양이 닮은꼴...3단 표정
  • 아스팔트서 왜?
  • 한혜진 시계가?
  • 이런 모습 처음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