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태의 간결한 상권매뉴얼) 업종에 필요한 상권조사 시간

  • 등록 2008-02-11 오후 3:28:28

    수정 2008-02-11 오후 3:28:28

[이데일리 이경태 칼럼니스트] 자리가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는 맹신은 버려야 한다.

만일 입지가 모든 약점을 극복하는 순기능만 가지고 있다면 우리가 말하는 특급 상권에서 망하는 가게는 나오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얼마든지 망하는 가게는 강남역에서도, 종로에서도, 양재역에서도 나온다는 점이다.

이런 까닭은 정확한 업종 선정이나 상권의 소비 수준, 소비 리더 고객의 패턴을 무시한 영업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상권은 그저 상권일 뿐 상권이 성공의 핵심 키를 쥐고 있다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날 때 보다 많은 점포들이 눈에 들어온다는 점을 다시, 재차 명심해야 한다.

상권 분석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유동인구의 특징을 정리하는 일이다.

이때 주의할 점은 유동량이 많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간혹 길거리 모퉁이에서 인구 수를 체크하는 체인 본사의 영업 사원을 볼 때가 있다.

그때마다 속으로 ‘이 사람이 또 누굴 잡으려고 이러나’ 하는 마음이 정말 치밀어 오른다. 한마디로 유동인구 조사는 보고서 작성을 위한 용도일 뿐이다.

보다 수치화 한 근거(?)를 보여주고 이런 저런 이유로 자신들의 상품이 적합하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설득하기 위한 치졸한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 상권 조사에서 파악해야 할 바는 어떤 연령대가, 어떤 직업군이 주로 이동하는지 그 이동의 원인은 무엇인지 파악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시간당 5천명이 이동하는 1급 상권이라고 치자. 아니 아예 건대 입구 상권이라고 치자. 유동인구가 많다고 모든 식당이 다 잘될까? 천만의 말씀이다.

건대 입구 상권의 주요 소비군은 대학생을 비롯한 20대 초중반이다.

물론 이 외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이동하지만 나머지는 소비력이 높은 타겟층에선 벗어나 있다.

이처럼 상권 소비력과 무관한 잠재 고객을 위해 장년층이 선호할 설렁탕이나 추어탕을 판다면 결과는 어떨까? 당연히 부진할 수 밖에 없다. 부진의 결과는 폐업이다.

따라서 항상 상권 조사는 유동인구의 주축이 누구이며 그들의 소비 성향이나 관심사가 어디에 있는가를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고백하건데 필자 역시 건대 입구 상권에서 성공과 실패를 극명하게 경험했다.

3천원짜리 냉면집(20평) 창업으로 일매출 200만원 이상의 성공을 거둔 반면, 100평 규모에 성인들이 좋아할 통골뱅이 전문점(한그릇에 7천원)을 차렸다 아주 박살이 난 경험이 있다. 상권 리더 고객의 관심사를 무시한 냉정한 결과였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상권 조사의 시간에 있다.

칼국수 전문점을 창업할 사람이 저녁에 상권 조사를 한다. 삼겹살 전문점을 창업할 사람이 점심에 상권 조사를 한다.

둘 다 망하자고 작심한 것과 다르지 않다. 자신이 생각한 업종이 있다면 주메뉴를 가장 많이 팔 수 있는 시간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

내가 고객일 때 이런 음식은 아침, 점심, 저녁 중 언제 즐길 것인가 스스로 물어보면 되기 때문에 해결 못할 숙제는 아니다.

그런 판단이 섰다면 자신의 상권 조사 시간은 해당 시간대가 되어야 한다. 점심때 삼겹살을 즐기는 사람은 당연히 없기 때문에 점심의 상주인구나 유동인구 조사는 그다지 급하지 않다.

마찬가지로 돈까스 전문점을 창업할 사람이 저녁 메인 시간대 상권 조사를 하는 것도 벼룩 크기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는 무모함과 다르지 않다.
 
이경태
맛있는 창업연구소장 (www.jumpo119.biz)
창업 전문작가 (대박식당 알고 문을 열어라, 밥장사멘토링 외)
외식 경영 & 클리닉 전문 강사 (서울시, 중기청, 능률협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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