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12조원 손실 안긴 빌황 체포…“최대 20년형”(종합)

“규제 허점 이용해 법망 피해”
글로벌 IB에 12조원 손실 안겨
빌황 측 “기소 부당” 무죄 주장
  • 등록 2022-04-28 오전 9:23:39

    수정 2022-04-28 오후 9:13:13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글로벌 투자은행(IB)에 100억달러(약 12조 6500억원)의 손실을 안긴 한국계 펀드매니저 빌 황이 미국 연방 경찰에 체포됐다. 황 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모두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징역 20년형이 가능하다.

사진=AFP
27일(현지시각)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남부지검은 헤지펀드 아르케고스 캐피털 설립자인 황 씨와 패트릭 핼리건 재무담당 최고책임자(CFO)를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황씨는 공갈, 시장조작, 사기 등 11건의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황 씨의 변호사 로렌스 러스트버그는 성명서를 통해 “법적인 근거가 없는 부당한 기소”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황 씨는 지난해 3월 월가를 뒤흔든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사태를 촉발시킨 주인공이다. 아르케고스 캐피털은 파생상품인 총수익스와프(TRS)와 차액거래(CFD) 계약을 통해 보유자산의 5배가 넘는 500억달러(약 63조원) 상당을 주식에 투자했다. 하지만 주가 급락으로 추가 증거금을 내야 할 상황이 벌어졌고, 황씨는 이를 제때 막지 못해 글로벌 투자은행은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

검찰은 황 씨 일당이 수십억 달러 이상의 대출을 일으키고자 금융회사에 거짓말을 했으며, 그 과정이 계획적이었다고 주장했다. 레버리지가 무려 1000%에 달할 때도 있었다. 또 황 씨는 파생 상품을 이용해 비아컴, 디스커버리, 텐센트뮤직 등 아르케고스가 보유한 종목 7개의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런 수법을 통해 아르케고스의 포트폴리오는 1년 만에 1억 5000만달러(1900억원)에서 350억달러(44조원)로 늘어났고, 차입액은 100억달러(12조 6500억원)에서 1600억 달러(202조원)로 부풀었다. 파생 상품을 사용해 주식에 대한 지분과 포지션이 노출되는 것을 피했으며,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할 필요가 없는 가족 사무실을 통해 규제의 허점을 악용했다.

SEC는 이날 제기된 별도 민사 소송에서 황 씨와 아르케고스에 대해 “시장 조작을 위해 뻔뻔한 계획을 세웠다”면서 “그들의 사기 행각은 아르케고스가 감당하기에 너무 무거웠다”고 말했다.

이날 법원은 황 씨에게 보석을 허가했다. 보석 보증금은 무려 1억달러(1260억원)로, 500만달러(63억원)를 현금으로 납부하고 2개의 부동산을 담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씨는 검찰에 여권을 분실한 상태라면서 배우자의 여권을 제출했으며, 뉴욕 지역 내에서 움직일 수 있다. 황 씨 등의 첫 재판은 5월 19일로 예정돼 있다.

지난해 마진콜 사태로 아르케고스와 거래한 크레디트 스위스는 55억달러(7조원)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손실액도 9억 1100만달러(1조원)로 규모이다. 노무라 홀딩스, 도이치뱅크도 수십억 달러를 잃었다. 골드만삭스 등은 발 빠르게 담보로 잡은 주식을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로 처분해 손실을 최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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