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국채선물 성공에 가려진 선물거래소의 "그늘"

  • 등록 2001-09-11 오후 12:17:58

    수정 2001-09-11 오후 12:17:58

[edaily] 최근 국채선물의 하루평균 거래량이 6만계약을 넘어서는 등 부산 선물거래소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개장 첫해인 99년 하루평균 5700건이던 계약건수는 지난해 1만2000건으로 2배 이상 불어났고 올해 들어서는 4만~5만건에 달할 정도로 급증하고있다. 이에 따라 지난 2년간 적자를 냈던 선물거래소의 재정상태도 출범 3년만에 흑자로 돌아설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선물거래소의 지난 2년5개월이 모두 성공적인 것만은 아니다. 선물거래소에 상장된 6가지 종목 중 CD(Certificate of Deposit 양도성예금증서)금리 선물, 금 선물, 미 달러옵션 등 3종목은 현재 거래가 전혀 없다. 일부 종목은 올들어 단 1건의 거래도 이루어지지않았을 정도로 유명무실하다. ◇시장에 있으되 시장을 떠난 종목?..거래 중단 1년 99년4월 선물거래소 출범과 동시에 상장된 종목은 미 달러선물, CD금리 선물, 금 선물, 미 달러옵션 네 종목. 국채선물과 코스닥지수선물이 나중에 추가됐다. 이중 CD금리 선물은 지난해 12월부터, 금 선물은 올 5월부터 단 한 건의 거래도 체결되지 않았다. 달러옵션의 경우 풋 옵션(거래당사자들이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장래의 특정 시점 또는 그 이전에 일정자산을 팔 수 있는 권리를 매매하는 계약, 반대는 콜 옵션)은 지난해 4월, 콜 옵션은 지난해 12월 이후 거래가 없다. 이들 종목의 거래가 중단된 이유는 각각 다르다. CD금리 선물은 국채선물 등장과 외환위기 후 유동성이 크게 늘어난 은행권의 CD발행 급감으로 현물시장이 사실상 기능을 잃어버린 상태다. 은행이 대출을 할 때 일정한 금액을 강제로 예금토록 하는 꺾기관행이 사라지면서 CD수요가 줄어든 것도 한 이유. 금 선물은 실물인수도(최종거래일 종료시점의 최종결제가격을 현금이 아닌 실물로 인수하는 방법)에 붙는 10%의 부가가치세로 가격메리트가 떨어져 시장참가자들의 호응이 거의 없는 상태. 미 달러옵션의 경우 환율변동성이 작아 다양한 손익구조를 발생키 어려우며 위험부담도 큰 편이다. ◇"투기거래 유발"과 "신상품 개발"이 과제 현재 국채선물을 제외한 달러선물, 코스닥선물은 일평균 계약이 1만건이 못된다. 작은 시장규모는 시장유동성 저하와 직결되고 이는 가뜩이나 적은 규모의 시장참가자들을 이탈케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삼성선물 금융공학팀 최완석 과장은 "시장규모를 확대시킬 수 있는 길은 투기세력이 더 많이 들어올 수 있는 시장환경을 조성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선물시장에 상장할 상품을 개발할 때 구색갖추기에 그칠 게 아니라 큰 변동성을 지닌 종목개발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은행의 통안채나 반도체를 선물상품으로 개발하려는 노력을 한번쯤 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채선물이라는 거대경쟁자 등장으로 효용가치가 없어진 CD선물의 경우 금리관련 단기상품이라는 취지를 살리려면 통안채 1, 2년물이 적당하다는 뜻. 반도체의 경우 현물시장 규모가 어마어마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최 과장은 설명했다. ◇선물거래소의 고민 선물거래소 시장개발팀 이주환 과장은 "몇몇 종목의 거래중단 사태를 잘 알고있으나 현재로서 당장 가시적인 대책을 내놓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조만간 채권 및 코스닥옵션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며 CD선물, 금 선물의 경우에도 대책마련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안채나 반도체등을 선물상품으로 개발하는 문제에 대해선 고민이 많다. 선물거래소측은 통안채권의 경우 국고채와 달리 발행이 부정기적으로 이뤄져 선물거래소에 정기적으로 상장할 수 없는 구조라고 어려움을 토로하고있다. 반도체도 "어느 회사의 어떤 상품"을 기준물로 정할 지가 지극히 까다롭고 D램 용량이 단기간에 급격히 늘어난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다는 지적. 반도체 의존도가 우리나라와 비슷한 대만도 선물거래소 상장계획은 있지만 아직 반도체를 선물상품화하는데 실패한 상태라고 선물거래소측은 밝혔다. ◇"절반의 성공"으로 끝나선 안돼 시장참가자들은 선물시장에서 국채선물의 비중만 급격하게 늘어나는 "기형적" 구조를 걱정하면서도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분기중 국채선물이 전체 거래상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8.5%에 달한다. 선물시장 한 관계자도 "기본적으로 선물시장 규모 자체가 너무 작은 것이 문제"라며 "현재 국채를 제외하고는 시장여건이 선물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날만한 유동성을 제공해주지 못하고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선물의 존재의의가 효과적인 위험관리 수단인만큼 단기간에 시장확대를 바라지말고 좀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말 홍콩증권거래소는 10월부터 삼성전자 등 국내 5개 대표종목에 대해 개별종목 선물·옵션시장 개설을 발표, 국내에 큰 파장을 몰고왔다. 선물거래소가 단시간내에 빠른 성장을 보인 것은 분명하나 지금은 이같은 외부변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시장 관계자들은 지난 8월 코스닥지수선물 실전투자대회기간동안 코스닥선물 월평균거래량이 7월의 6만2419계약보다 1만 계약이상 늘어난 7만7130계약에 달했던 사실에 주목하고있다. 투자자를 적극적으로 유인하는 정책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시켜줬기 때문. 이제 막 움트고있는 선물시장을 좀더 키우려면 각 주체들의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며 이것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선물거래소의 성공은 "절반의 성공"으로 기록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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