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소송장에는 이런 표현이 있다. "이렇게 빨리 기술을 개발할 수 없다"
일본 아사히화섬과 도넨이 양분하고 있던 2차전지 핵심부품 LiBS 시장에 SK에너지가 자체 기술력으로 빨리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기술개발 과정의 시행착오들을 줄였기 때문이다.
정유 촉매기술을 개발하는 데 1000번 정도의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업계에서는 "천운이 따랐다"는 평가다.
개발에서 상용화까지 5년 정도 걸리는 기술을 2~3년 만에 개발하다보니 일본 업체들이 뒷다리를 잡고 나올만 했다. 그러나 3년 넘게 끈 소송에서 최종 승소한 SK에너지는 LiBS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꿈꾸고 있다.
◇日과 2차전지 핵심기술 `어깨 나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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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정유사 SK에너지가 미래 자동차 에너지원인 배터리 기술에선 국내외 배터리업체들에 비해 한 발 뒤쳐졌던 것은 사실.
그러나 배터리를 뜯어보면 핵심 부품은 SK에너지의 기술로 만들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리튬이온배터리의 음극과 양극을 차단하고 전자의 이동을 돕는 필름 LiBS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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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12월 양산에 들어가자 3개월 뒤에 일본 업체들이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을 만큼, 블루오션을 둘러싼 일본 선두업체들의 견제가 강했다. LG화학, 삼성SDI 등 국내 업체들은 일본에서 수입하다가 SK에너지로 공급선을 돌렸다.
SK에너지는 LiBS로 지난 2007년에 매출 150억원을 올렸고, 2008년엔 매출 목표 300억원(국내시장 27% 점유)을 기대했다. 내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을 20%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올해 리튬이온전지는 2차전지 시장의 3분의 2를 차지할 전망이다. 지난 2006년 당시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가 대한민국 10대 신기술로 선정했다.
SK에너지는 수요와 성장성 모두 충분하다고 보고, 내년까지 공장 5개를 확보하기 위해 증설 작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다. 충청북도 청주시에서 생산라인 2기를 가동 중이고, 올해 완공을 목표로 3호 생산시설을 건설 중이다. 지난 3월 충북 증평군에 4~5호 공장을 건설하는 투자에 들어갔다.
◇`기름에서 배터리로`..車에너지 주도권 방어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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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는 이같은 핵심부품기술을 바탕으로 자동차 에너지 주도권을 지켜나갈 생각이다.
구자영 SK에너지 총괄사장도 "SK에너지는 더이상 정유사가 아니라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종합에너지회사"라고 강조하고 성장동력으로 새로운 에너지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SK에너지는 지난 2005년부터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 개발에 착수해 에너지와 출력 밀도에서 높은 수준의 배터리를 개발했다.
도요타 하이브리드 차 프리우스에 장착해 시험운행 중으로, 영하 30도~영상 60도 범위의 온도 변화 속에서 지속적인 충전과 방전을 반복해 배터리 안정성을 시험하고 있다. SK에너지가 기대하는 배터리 수명은 10년 정도다.
또 미국 국책연구소 알곤국립연구소(ANL), 샌디아국립연구소(SNL),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과 안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대량 생산을 목표로 상업화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SK에너지(096770)는 차세대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 규모가 오는 2015년 120억달러, 2020년 3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 SK에너지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연료전지 자동차와 연계해 수소스테이션 상용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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