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왜! 얼마나! 내리나?

  • 등록 2005-11-11 오후 1:30:00

    수정 2005-11-11 오후 1:30:00

[이데일리 이태호기자]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만 하던 국제유가가 연일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아직 50달러대 후반의 부담스러운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5개월 전의 수준으로 되돌아 갔다. 유가가 이제 본격적인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낙관론이 확대되면서 고유가에 대한 세계적인 공포도 수그러드는 모습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이렇게 하락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이런 하락세는 과연 어디까지 갈 것인가.

◇200일 평균선 하향돌파..대세 반전

최근 국제 유가는 장기적인 상승 혹은 하락 예측을 위해 자주 활용되는 `200일 단순이동평균선(SMA)`을 2년 반만에 하향돌파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200일선 하향돌파는 단순한 조정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레이더들이 이동평균선의 추세를 방어하려는 경향이 있어 그동안 200일 SMA는 강력한 저항선 혹은 지지선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랜 관찰 결과 유가는 200일선 근처에서 일정 기간 등락을 거듭한 다음 한번 추세를 결정짓고 나면 이를 되돌리기까지 긴 시간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마켓워치에서 유가를 담당하고 있는 토미 킬고어는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주저치 않고 말할 수 있다"며 "지난 2년 동안 계속된 유가의 상승세는 이제 끝났다고 말해도 무방할 것 같다"고 말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중질유(WTI) 12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 대비 1.13달러(1.9%) 하락한 배럴당 57.8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6월10일 이후 5개월만에 가장 낮은 가격이다.

WTI는 지난 8월30일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 원유창고 멕시코만을 강타했을 당시 사상 최고치인 70.85달러로 치솟았었다. 이후 유가는 점진적으로 하락했으며 자난달 31일 처음으로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60달러선이 무너졌다. 이후 9일과 10일 양일간 59달러와 58달러선을 차례로 하향돌파했다.


◇따뜻한 날씨에 수급개선..적정 유가 40달러 주장도

다수의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국제 유가의 하락 원인을 예상보다 온화한 날씨에서 찾고 있다. 겨울철 난방유 수요는 허리케인으로 심화된 고유가 현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주요 불확실성 요인이었지만 온화한 북반구 날씨 덕분에 세계 난방유 수요는 11월이 지나도록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

8일 미국 에너지부는 올 겨울 미국의 난방용 천연가스 비용이 유가 상승으로 전년보다 41%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여전히 큰 폭의 비용 부담 증가가 예상된다는 얘기지만 앞서 제시한 10월 전망치 48%와 비교하면 대폭 하향 조정된 것이다. 에너지부는 겨울철 난방유 수요가 지난해보다 1.7%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고유가의 원흉`으로 지적돼온 중국의 원유 수요가 과장됐다는 평가도 유가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원유 수요가 긴축정책 및 고유가로 크게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상무부는 올해 중국의 원유수입 증가율이 5%에 머물면서 30%대를 기록한 지난 2003~2004년 대비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 소재 글로벌 에너지 연구센터(CGES)는 중국의 원유 수요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9.5%)을 크게 웃도는 하루 86만배럴(전년비 15.4%)만큼 급증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하루 23만배럴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CGES의 레오 드롤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중국의 원유 수요가 15% 늘어난 것은 예외적인 경우"라며 "어떤 나라도 그 같은 추세로 계속 수요가 증가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미 멕시코만의 생산시설 지속적인 복구,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 OPEC 산유국의 생산량 증대, 고유가로 인한 세계 수요의 감소 등도 향후 유가의 상승 압력을 완화시켜주고 있다. 이밖에 상품시장의 강세를 노리고 뛰어들었던 투기세력이 이탈하기 시작한 점도 유가하락의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지난 8일 미 석유기업 엑손모빌의 리 레이몬드 회장은 현재 배럴당 유가의 20달러 정도는 `투기세력`에 의한 것이며 펀더멘털상 절적한 유가는 35~40달러 정도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10년 후를 예상해볼 경우 유가는 지금의 60달러 수준에서 유지되기보단 35달러를 밑돌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유가, 여전히 고점 수준..`낙관론 섣부르다` 반론  

에너지 전문가들은 비록 최근 유가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여전히 고점 수준에 있기 때문에 향후 원유시장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미 에너지부도 멕시코만의 원유 및 정유 시설이 원상복구 되려면 아직도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며 수급상황이 여전히 불안정함을 지적했다.

에너지부는 "2006년 2분기 전까지 멕시코만의 허리케인 시설들이 완전히 복구되긴 어려울 것같다"고 말했다. 또 세계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반면 새로운 유전은 매우 더디게 늘어나고 있다며 "많은 애널리스트들도 에너지 비용이 저렴했던 시대는 끝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10일 국제에너지기구(IEA)도 `고유가에 따른 세계 석유 수요의 둔화`와 관련해 과도한 낙관론이 대두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IEA는 "허리케인 충격 이후 최근 몇주 동안 석유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신호들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지만 이는 과장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IEA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내년 석유 수요 전망을 하루 8501만배럴로 하향 조정하면서도 전 세계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으며 고유가에 따른 수요 급감 추세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IEA는 세계 석유 소비가 올해 1.5%, 내년에는 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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