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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삼우기자] 김영광은 20일 수원 삼성전에서 몸을 아끼지 않았다. 공중으로 솟아 올랐다가 상대 공격수와 부딪혀 한동안 쓰러져 있기도 했다.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그는 뜻밖에 두통을 이야기했다. 경기가 끝나면 타박상 등 몸에 입는 부상보다는 머리가 아픈 게 더 고통스럽다고 했다.
▲GK의 직업병은 두통?
GK는 경기 시작부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단 한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공이 계속 오는 것은 아니지만 경기 내내 공을 주시하면서 집중을 해야 한다.
"경기가 끝나면 두통이 온다. 집중력이야 모든 포지션의 선수들에게 요구되는 사항이지만 GK들에게 그 강도는 더욱 심하다는" 게 김영광의 견해였다. 동료 GK들끼리 내놓고 이야기해 본적은 없으나 대부분 같은 증세에 시달릴 것이라고 했다. 물론 하룻밤 푹 자고나면 개운해 지는 정도다.
이와함께 수비수들의 뒤에서 위치를 잡아주고 수비라인을 지휘하는 것도 GK의 몫이다. 쉴새없이 소리를 지르다보니 목도 아프다. GK들의 애환이다.
그래서 김병지(FC 서울)와 이운재(수원 삼성)를 그는 존경스러워 한다. 나이와 관계없이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면서 후배들의 귀감이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김병지는 순발력, 이운재는 안정감있는 플레이가 장점이다. 김영광은 이 둘의 장점을 모두 닮고 싶어한다. 그리고 “한때 두 선배를 합해 놓은 것 같다는 평가를 받았는데”라면서 쑥스럽게 웃었다.
기량도 기량이지만 그는 무엇보다 이들의 여유와 자신감이 부럽다. 20일 결국 경기에 지고 그라운드를 빠져 나가던 이운재가 씩 웃는 것을 봤다. '비록 한골을 내주고 지고 가지만 그래도 내가 최고'라는 그만의 자존심, 자신감을 느꼈다. 김병지, 이운재와 같은 나이가 됐을때 그들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해야 겠다는 마음이 절로 생겼다고 했다.
▲GK도 양발을 다 쓸 수 있어야 한다
김영광 스스로 생각하는 단점은 경기 운영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라운드에서 서두는 경향에서 비롯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가벼워 보인다는 지적도 듣는다. 하지만 요즘처럼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울산으로 이적한 뒤 터득한 게 있다. 오른발잡이인 그가 왼발을 쓰게 된 것이다. 이전까지 그의 왼발은 소위 ‘고무발’이었다. 공을 제대로 차지 못했다. 경기 중 왼발로 공을 차내야 할 때가 올까봐 불안해 하던 그였다.
김영광은 "이렇게 하나씩 배우고 고쳐나가다 보면 기회는 자연스럽게 다시 찾아 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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