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델타사건, "무일푼 M&A"..남은 의구심

  • 등록 2002-09-09 오후 1:16:27

    수정 2002-09-09 오후 1:16:27

[edaily 한상복 박호식기자] 기관계좌를 도용해 대우증권에 152억5250만원(9월6일 종가 기준)의 손실을 초래했던 델타정보통신(39850) 주가조작 세력이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9일 이 사건의 핵심 용의자 정 모 씨와 안 모 씨 형제 등 모두 21명을 사법처리하겠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오늘 중 이들을 검찰에 송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사건발생 17일만에 이번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는 종결됐다. 경찰의 신속한 대응이 이처럼 빠른 결말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적으로 작전세력이 거미줄처럼 얽혀있는데다, 이들이 "교묘한 발뺌"을 사전 모의하는 경향이 높아 전모를 파악하기 힘든 점에 비춰볼 때 경찰의 발빠른 대응은 높이 살만 하다.

그러나 "과연 이번 사건의 전모가 남김없이 드러났나" 하는 점에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주범으로 지목된 정 모 씨와 안 모 씨 형제 등 만으로는 이번 사건의 핵심 열쇠를 풀 수 없다는 시각이 그것이다. 더구나 경찰이 사법처리키로 한 사람들은 모두 "선수들"에만 국한되어 있다.

이런 측면에서 "아직 밝혀지지 않은 배후세력이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델타 사건의 출발점과 전개 과정을 들여다 보면 이성용 씨의 스타일과 일치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더구나 이번 사건에 깊숙히 관여한 정 모씨의 경우 지난해부터 이성용 이택용 형제(광덕물산-GPS 사건의 핵심 인물)와 어울려왔다는 관계자들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델타의 이전 대주주에게 맨 처음으로 접근했던 사람도 광덕-GPS 출신이다"고 말했다.

이성용 씨 스타일이란 돈 한 푼없이 회사를 인수했다가 단기간에 이익을 챙기면서 다시 매각하거나 자금을 횡령,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입힌 채 발을 빼는 수법. 남몰래 시세를 조종, 소리소문없이 이익을 챙기는 기존의 세력과는 달리, 횡령과 주가조작을 과감하게 벌이고 잠적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남의 돈을 빌리거나 이전에 인수했던 회사의 주식을 담보로 맡기는 등 "자기 돈 한 푼 안들이고" 회사를 사들여 부당행위를 통해 차익을 노린다.

델타 사건에서도 "이성용 씨 스타일"이 엿보인다. 경찰의 수사결과를 보면 정 씨를 비롯한 작전세력들은 델타정보통신을 인수해 경영하려는 의도는 전혀 갖고 있지 않았다.

이들은 델타의 전체 주식 730만주 가운데 기존 대주주 지분 270만주를 포함한 총 630만주를 사들여 주가를 6000원대(7월2일 1240원)까지 끌어올린 뒤 모두 털어내고 잠적할 계획이었다. "크게 한판 먹고 튀기"라는 점에서 이성용 씨의 수법과 일치한다.

광덕물산-GPS 시절, 이성용 씨와 행보를 같이 했던 사람들이 델타 사건의 전개과정에서 "겹치기 출연"을 하고 있다. 이를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도 석연치 않다는 것이 증권가 및 M&A업계 사람들의 시각이다.

델타 사건의 핵심 인물인 정 모 씨 외에 자금 공급책 조 모 씨도 이성용 씨와 관계를 맺어온 사람이다. 조 모 씨는 정 모 씨를 이성용 씨 형제에게 소개시켜주었던 장본인.

정 모 씨는 이성용 씨의 비서실장이었던 임 모 씨와 어울려 다니며 여러 기업의 대주주 부당행위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델타를 인수하는데 "바지사장"으로 내세워졌던 다른 임 모 씨의 경우, 광덕물산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도 모습을 드러낸 적이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일인이 많은 사건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는 점을 볼 때 이번 델타정보 사건은 개별 사건으로 보기 힘들다"며 "이전의 다른 사건과의 연장선 상에서 추가 조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델타 사건의 핵심 인물들이 이성용 씨와 어울리면서 그 수법을 전수받아 독자적으로 이번 건을 추진했을 가능성도 있으나 그렇지 않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광덕물산과 하이퍼정보를 비롯한 6개 사에 대해서는 당국의 조사가 별도로 진행되고 있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게 되면 델타정보와의 연관성 유무 여부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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