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th SRE]동국제강, 건설·조선업 파고에 ‘출렁’

[워스트]후판시장 지배력 약화…계열 수요 기반도 부족
  • 등록 2013-05-23 오전 11:30:16

    수정 2013-05-23 오후 2:17:03

▲동국제강이 충청남도 당진시 송악읍에 건립한 연산 150만톤 규모 당진공장(사진 = 동국제강 제공)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동국제강(001230)이 17회 SRE 워스트레이팅 1위에 오른 것은 건설과 조선, 해운업에 이어 철강산업에도 불황의 그림자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는 신호다.

동국제강은 이번 설문에선 109명의 응답자 중 36명(33%)이 3대 신용평가사가 매기는 신용등급 ‘A+(안정적)’이 적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후보에 오른 40개 기업 중 한진중공업, 현대상선, STX조선해양 등과 함께 공동 1위에 오른 것이다.

6개월 전 16회 SRE에선 전문가 11명(10%)만이 동국제강을 워스트레이팅 기업으로 선택했다. 반년 만에 크레딧 업계의 시선이 급격히 싸늘해진 셈이다.

특히 크레딧 애널리스트(33% 선택)보다 실제 회사채 운용을 담당하는 채권매니저(49%)의 비중이 높았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한 SRE 자문위원은 “채권매니저 비중이 높다는 건 기업 자체의 재무상황까지 걱정할 때가 왔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건설·조선업에 기댄 성장…업황 기울어

동국제강이 생산하는 상품은 주로 선박, 교량에 쓰이는 두꺼운 철판인 후판과 건축 자재인 철근, 형강 등으로 이 두 제품에 의존한 것이 화근이었다. 부동산, 조선 경기 불황의 직격탄을 맞기에 안성맞춤이었던 것. 후판은 지난 2011년 1분기 연 7%대, 철근은 4%대 수익성을 보였지만 지난해 3분기에 와선 각각 마이너스 1%대, 2%대로 곤두박질쳤다.

동국제강그룹의 건설·가전, 조선업 위험노출액(exposure)은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변함없이 90%에 이른다. 생산성이 높은 자동차 분야 위험노출액은 2%에 불과하다. 포스코가 일본, 멕시코, 중국 등 해외 자동차 업체로 수익처를 늘리고 현대제철이 현대·기아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계열사의 수요에 맞춰 경기대응력을 키워온 것과 비견된다. 두 회사의 자동차 산업 위험노출액은 지난해 기준 각각 47%, 32%에 이른다.

기존 후판 시장 지배력도 약화

동국제강이 강점을 두고 있는 후판 시장 내에서의 시장지배력도 현대제철의 후판 증설, 계속되는 저가 수입품 유입으로 서서히 약화되고 있다. 특히 후판의 원료 슬라브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포스코나 현대제철과 달리 동국제강은 비싼 돈을 주고 외부에서 들여오고 있는 점도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원인 중 하나다.

계열거래 비중이 낮은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길호 한국신용평가 수석 연구원은 “건설업체와 조선업체 등 전방산업 업체를 인수합병(M&A)하려 했지만 성사된 건은 많지 않아 계열 내 수요 기반이 미흡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동국제강도 건설, 조선업황 불안에 따른 위험요인을 인식했다. 조선경기 불황이 길어지는 데 따라 지난해 6월 포항 1후판 공장(연간 생산량 100만톤)을 폐쇄했다. 노후화된 설비로는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이다. 또 슬라브 자체조달로 원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세계적인 철강업체 발레, 포스코 등과 조인트벤처 형식으로 브라질에 30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 투자를 진행 중이다. 지분 구성은 발레가 절반, 포스코 20%, 동국제강 30%다. 브라질 고로가 완공되면 연간 100~150만톤 가량의 슬라브를 저가에 수입할 수 있게 된다.

과도한 투자가 부채비율 높여

브라질 고로에 들어가는 총 사업비는 약 5조원 가량이다. 이중 동국제강은 8000억원 가량의 비용을 부담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 같은 대규모 설비 투자가 부채비율을 높여 재무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동국제강의 부채비율은 지난 2008년 138% 수준에서 2012년 상반기엔 183%까지 올라서는 등 금융위기 이후 크게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차입금 의존도도 45%에서 54%로 늘었다.

한 신용평가사 연구원은 “동국제강의 경우 신용등급을 내려야 할 신호는 오고 있고 내부적으로도 등급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언급했다.

크레딧 업계의 주장과는 달리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은 현재 재무 상황이 크게 우려스러운 수준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손실이 많았던 건 맞지만,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 부채비율은 떨어지는 추세”라며 “기업 자체에 대한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한 증권사 채권운용담당자도 “지난해엔 웅진 사태 등 회사채 시장을 얼어붙게 하는 요인들로 동국제강 회사채도 거래가 부진했지만, 올해 초부터는 다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17th SRE’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17th SRE는 2013년 5월15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161, min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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