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최근 11월 11일에 또 다른 이름이 생겼다. 바로 중국의 솔로데이라고 불리는 ‘광곤절(光棍節)’이 그것이다.
광곤은 빛이나는 막대기란 뜻으로 짝이 없는 솔로를 의미한다. 솔로를 의미하는 숫자 1이 네 번 겹치는 11월 11일이 자연스럽게 중국에서는 솔로들을 기념하는 날로 자리 잡았다.
이날 중국 젊은 남녀는 서로에게 선물하며 솔로인 것을 기념한다. 눈치 빠른 장사꾼들이 이러한 젊은이들의 기념일을 놓칠 리 없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광곤절을 기념해 2009년부터 대규모 할인 행사를 벌이자 서로에게 줄 선물을 구입하는 중국 젊은이들이 알리바바 사이트로 몰려들었다.
이상한 점은 한국 유통업체들도 이날 함께 들썩인다는 점이다. 롯데닷컴과 AK몰 등 국내 유명 온라인 유통업체는 광곤제를 기념해 각종 할인 이벤트를 벌인다.
11월 11일에 또 다른 이름을 붙이려는 노력은 지금도 진행중이다. 오픈마켓 업체 11번가는 사명과 날짜가 겹친다고 해서 이날을 11번가 데이로 부르고 있다.
파리바게트는 한 사람(1)과 한 사람(1)이 만나 친구가 된다는 의미로 11월 11일을 프렌즈데이라 명명하고 메신져 업체 라인프렌즈와 협업해 기념품을 팔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유통업체들의 상술에 넘어가지 말고 우리 쌀을 소비하자며 11월 11일을 가래떡 데이로 부르자고 주장하고 있다.
제조사나 유통업체가 물건을 더 팔기 위해서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것을 뭐라고 할수는 없다. 더구나 기존 물건을 싸게 판다는 데 소비자 입장에서 마다할 이유가 뭐가 있을까.
하지만 해를 갈수록 거듭되는 억지 춘향식 데이 마케팅에 소비자의 피곤함은 함께 가중되고 있다. 11월 11일에 붙여진 이름이 너무 많다. 이제 11월 11일에 제 이름을 돌려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