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리포트)기업 체질개선.."이제 시작이다"

환란 이후, 기업 실적 개선 추세 뚜렷
신용등급, 상향 추세..2005년 정점
영업관련 수익성 지표는 환란전과 비슷..투자확대 절실
  • 등록 2006-06-07 오전 11:01:46

    수정 2006-06-07 오전 11:01:46

[이데일리 황은재기자] 야구에서 우연치고는 묘한 게 `위기 이후에 기회가 온다`는 것이다. 위기를 잘 넘기면 그 다음 공격 때 득점의 기회를 잡는다. 그 기회를 잡는 팀은 경기에 승리한다. 경제 역시 그런 듯하다.

19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구제금융을 신청했던 우리 경제는 그 후 9년이 흐른 현재 기업들의 경쟁력은 월등히 신장됐고 신용등급도 상승하는 등 약골 체질은 강골로 바뀌었다.

그러나 위기 이후 결과를 누리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오히려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할 때라는 것. 한국기업평가가 지난 5일 발표한 `국내 기업의 체질개선과 신용등급 상승` 보고서는 IMF 이후 국내기업들의 양호한 대외경쟁력과 실적 개선추세를 앞으로 유지 여부에 의문을 던졌다.

보고서를 작성한 송병운 한기평 연구위원은 국내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이제 시작이라고 지적했다. 투자가 매출액이나 이익증가분만큼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9년간의 체질 개선에 만족할 때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경제 위기, 그러나 `轉禍爲福`

IMF 구제금융 이후 우리경제가 얻은 성적표를 놓고 볼 때, 부실기업 정리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으로 이전에 비해 비약적 발전을 했다.

한국은행 2005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전 평균 부채비율 400%에 육박했던 국내 제조업들은 2005년에 100%까지 떨어졌고, 54%에 달했던 차입금 의존도는 22%로 하락했다. (그림 부채비율 추이, 출처: 한국은행)

이는 2004년 일본의 부채비율 136.2%(당시 우리나라 104.2%), 2005년 미국 136.5%보다 낮은 수준이다. 송 위원은 “보수적인 재무정책이 다소 완화되면서 재무안정성 개선 폭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의 강건한 재무구조가 단기간 내에 악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송 위원은 한편, 국내 기업의 체질 개선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으로 `수출 경쟁력 향상`을 꼽았다. 우리나라 수출은 순상품경쟁력이 외환위기 이전부터 악화되고 있지만 가격과 물량 요인을 함께 반영하는 소득교역조건은 꾸준한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0년을 100으로 했을 때 2002년 111.9, 2004년 145.6, 2006년 3월 현재 155.4로 나타나고 있다.

송 위원은 “비가격적인 경쟁요인이 수출증가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의 경쟁력 차별화가 과거에 비해 진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실적 개선..신용등급 ↑↑

재무여건 개선과 수출 호조는 우리기업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송 위원이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등 업종별 대표기업 36곳의 합산재무재표를 1996년부터 2005년까지 분석한 결과, 외환위기 전후로 크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에 따르면 재무안정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과 현금영업이익 부담능력(EBITDA)에 대한 총차입금 비율은 2~3배 가량 개선됐고 투하자본수익률(ROIC)도 현격히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래 그림: 한국신용평가 재인용)




그러나 그림에서 보면 1998년에 비해 1999~2001년의 지표가 비록 개선추세를 보이긴 하지만 2002년 이후의 추이가 큰 차이를 보인다. 당시 부채비율 구조조정 가이드라인이었던 200%에서 정체 상태를 보였다..

송 위원은 “체질 개선에 따른 실질적인 수혜는 해외경기가 호전된 2003년부터 본격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신용등급 역시 비슷한 추세다. 1998~2000년까지 상향추세를 보이다 2001~2002년에 잠시 주춤하기도 했다. 기업들의 신용등급상향 경향은 2005년에 정점을 이룬다.

연이은 실적 호조와 잉여 자금 누적으로 기업들의 재무 역량 강화가 낳은 결과였다. 한편 2003년 이후에는 등급 변동성이 낮아지고 있지만 상향 경향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 위원은 “외환위기 이후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높아지면서 회사채 유효등급업체 풀(Pool)이 우량업체 위주로 변화됐고 국내 경제를 대표하는 주요 기업들의 재무건전성과 대외경쟁력이 향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수익성은 제자리.."진정한 구조조정은 이제부터, 투자 늘려야"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긴 했지만 영업이익률 등 영업관련 수익성 지표는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 개선된 게 없다고 했다. 금리 하락과 차입금 상환에 따른 영업외비용 감소 영향이 컸다는 것. IMF 이후 받은 양호한 경제 성적을 앞으로 누리기 위해서는 `투자` 확대가 절실하다고 송 위원은 지적했다.

송 위원은 2003년 이후 투자가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절대적인 수준이 낮다며 미래에 대한 과감한 좀 더 과감한 전략이 필요했었다고 지적했다.

송 위원은 “투자 활성화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던 국내 제조업의 경우 중국의 추격으로 경쟁 지위가 약화돼 투자유인이 약화됐고 선진국들도 경쟁력 우위 확보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후발국과 선진국 틈새전력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래를 위한 투자가 절실한 지금이 기초 체력 강화를 위한 진정한 구조조정의 시작”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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