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너무 과한 ''열량'' 너무 부족한 ''영양''

나도 혹시… 뚱뚱한 영양실조?
35세 회사원 전동민씨의 하루 식생활 따라가보니…
영양평가프로그램 분석 결과 단백질·인·나트륨 섭취 과다 칼슘·비타민A·엽산은 부족해
  • 등록 2009-03-04 오후 1:28:11

    수정 2009-03-04 오후 1:28:11

[조선일보 제공] 우리는 잘 먹고 있는 것일까? 과거에는 '잘 먹는다'는 말이 '배부르게 먹는다'는 뜻으로 주로 쓰였다. 하지만 배불리 먹으면 '열량'이 넘쳐 비만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반면 '영양'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에 나왔던 '영양 실조'란 말이, 배부르게 먹는 요즘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인의 영양 불균형은 심각하다. '2007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영양 섭취기준과 비교할 때 ▲단백질(+42.9%) ▲인(+49%) ▲나트륨(+211%) 등은 심한 과잉이었다. 반면 ▲칼슘(-73%) ▲칼륨(-58%) ▲비타민B2(-82%) 등은 필요량을 훨씬 밑돌았다. '과잉' 영양소와 '결핍' 영양소가 확연히 구분됐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는 "많이 먹는다고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은 아니다. 많이 먹는 것보다는 영양소를 고려해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더 중요한데,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회사원 전동민(35)씨. 아직 젊은 편인 그는 건강 하나만큼은 자신 있다. 171㎝ 키에 80㎏의 듬직한 체격, 지금까지 큰 병을 앓아본 적도 없다. 잘 먹고, 잠도 잘 잔다.

하지만 걱정은 있다. 체중을 좀 줄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를 위해 먹는 것을 좀 줄여볼까 고민 중이다. 지난달 26일 그의 하루 식생활을 따라가봤다.

■하루 식사 패턴

그는 아침에 물 한잔을 마시는 것을 제외하면 따로 식사를 하지 않는다. 오래된 습관이어서 그런지 식사를 하지 않아도 오전에 특별히 배고프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낮 12시 점심시간. 회사 구내식당에서 설렁탕과 밥 한 공기, 깍두기 8개를 국물까지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비웠다. 오후 업무시간 중엔 커피 한 잔도 마시지 않고, 물만 5잔 마셨다.

오후 7시, 회사에서 퇴근 길에 동료들과 저녁 식사를 곁들여 가볍게 한 잔 하기 위해 식당으로 향했다. 이날 저녁 전씨가 먹은 것은 삼겹살 400g, 소주 1병, 상추 10조각, 물냉면 1그릇, 김치 4조각 등이었다. 포만한 채 귀가한 전씨는 물 한잔을 마시고 밤 11시에 잠에 들었다.

■영양분석

전씨의 영양 분석을 위해 그가 하루 동안 먹은 식사를 한국영양학회 '영양평가프로그램(CAN3.0)'에 입력해보았다. 총 열량(칼로리)은 2853㎉로 우리나라 남성의 하루 열량 필요 추정량(2400㎉)을 18.8% 초과했다. 전씨의 체중과 활동량으로 산출한 에너지 요구량(2455㎉)보다도 16.2%나 더 많았다.

열량 섭취 비율도 '불균형'이다. 전씨가 하루에 섭취한 식사의 탄수화물·지방·단백질 비율이 38 대 35 대 26로 권장 비율인 65(탄수화물) 대 20(지방) 대 15(단백질)와 큰 차이를 보였다. 탄수화물은 부족하고, 단백질과 지방은 과다 섭취했다.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건강 유지에 꼭 필요한 영양소 섭취. 이날 그의 식사를 분석한 결과 칼슘은 필요량을 100으로 봤을 때 24%, 비타민A·비타민C는 각각 31%, 58% 수준에 그쳤다. 엽산도 권장량인 400㎍의 절반도 안 되는 170㎍을 섭취했으며, 섬유소도 11g으로 권장량(29g)에 못 미쳤다.

반대로 단백질(190%), 인(145%), 비타민B1(225%)은 하루 섭취 필요량의 2배 가량 많이 섭취했다. 나트륨도 필요량의 2배 이상 섭취했다. 전씨가 이날 비교적 적절히 섭취한 영양소는 철분(97%), 베타 카로틴(79%), 비타민B2(91%) 정도였다.

■영양 처방

전씨는 아직 젊은 편이어서 약간의 과체중이나 영양 불균형이 당장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은 낮다. 또 하루 동안의 식사만으로 열량이나 영양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낮다. 하지만 현대의 바쁜 도시인들은 하루 한 두끼는 건너 뛰고, 식사를 하더라도 설렁탕 등 패스트 푸드나 단품 요리에 김치, 깍두기 등의 간단한 반찬으로 된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아 열량은 넘치고, 영양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런 식사를 오랫동안 하면 생활습관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전씨에 대한 영양분석을 맡은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이선희 과장은 "과체중에 열량 섭취가 많아 비만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하루 섭취 칼로리를 2261~2455㎉로 점차 줄이고 적당한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타민A 부족은 눈 건강을 해칠 수 있고, 비타민C 부족은 만성피로· 코피·소화장애·우울증 등을 부를 수 있다. 전씨의 경우 칼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유·요구르트·치즈, 비타민A 보충을 위해 계란·장어·생선 간유, 비타민C 보충을 위해 과일(귤·딸기)과 채소의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선희 과장은 "정상으로 보이는 사람도 영양분석을 해보면 과잉과 부족 영양소가 분명 있다. 당장 병이 생기지는 않아도 오래 쌓이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식단을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가족력으로 점쳐본 당신에게 ‘닥칠 병’
☞칼슘 많이 먹으면 몸이 돌처럼 굳는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꽃 같은 안무
  • 좀비라고?
  • 아이언맨 출동!
  • 아스팔트서 왜?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