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바는 초속 39㎧ 강도 강의 소형태풍이다. 제주에 상륙해 500㎜ 이상의 비를 쏟았지만 여전히 강도를 유지한 채 시속 40㎞/h로 북동진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정오쯤 부산 인근 해역을 지날 것으로 전망했다.
태풍은 저위도 지방의 따뜻한 공기가 바다로부터 수증기를 공급받으면서 생성된다. 고위도로 이동하면서 뜨거운 바다로부터 잠열과 수증기를 공급받으며 세력을 키우는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한 태풍이 우리나라에 도착할쯤에는 거쳐온 지역의 해수 온도가 낮아 힘을 잃은 상태였지만, 지구온난화로 남해안의 해수면 온도가 28~30도까지 상승, 26도 이상의 고온의 바다가 유지되면서 태풍이 힘을 잃지 않고 더 큰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다.
차바는 이날 0시 부터 오전 9까지 제주 윗세오름 557.5㎜, 삼각봉 500㎜, 사제비 490.5㎜ 등의 물 폭탄을 쏟아냈다. 이날 새벽 4시 제주 한천이 범람해 인근에 주차된 차량이 침수피해를 입었다. 강풍 피해도 속출했다. 제주 노영동 공사장 타워크레인이 전도됐고 서귀포에 정박된 5.71톤 어선 1척이 전복됐다. 이날 오전 7시쯤 정박어선에서 고정작업 중 선원 1명이 추락해 실종됐다.
바닷길과 하늘길에도 비상이 걸렸다. 제주 1132번 국도는 4일 오후 8시부터 통제에 들어갔고 제주를 오가는 항공기 77편이 결항했다. 부산~대마도, 후쿠오카, 오사카, 시노모세끼 등을 오가는 4개 항로는 통제됐고 국내선 85개 항로 145척도 발이 묶였다. 한려해상, 다도해, 변산반도 등 14개 국립공원 289개 탐방로도 출입 통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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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당국은 태풍이 부산으로 이동하며 추가 피해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국민안전처는 현재 가동 중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비상단계를 2단계서 3단계로 조정하고 인명보호를 최우선 조치하도록 했다.
해양수산부는 비상대책반을 가동했고 산업통상자원부는 전기·가스 복구지원체계를 가동 중이다. 국토해양부는 지방 도로와 하천, 공사현장 긴급점검을 실시 중이다. 교육부는 등·하교 시간 조정하도록 지시했다. 이에따라 제주·전남 총 76개교(제주 75, 전남 1)의 등·하교 시간이 조정됐다. 부산 892개교는 휴업을 결정했다.
안전처 관계자는 “태풍 영향권에 있는 17개 시도 1만 3938명이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비상근무 중”이라며 “태풍 진로에 있는 부산 사상구 주례동과 울진 석회석광산의 안전대책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