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이 기업비리 "조장"

오라클 CEO 스톡옵션 행사 가장 많아..7억달러
  • 등록 2002-12-18 오후 2:27:46

    수정 2002-12-18 오후 2:27:46

[edaily 김윤경기자] 90년대말 닷컴기업들을 중심으로 "황금 당근(golden carrot)"으로 여겨졌던 스톡옵션이 기업의 독소로 작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톡옵션이 잦은 이직과 노골적인 기업비리를 조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의 현금화로 인해 자금이 무더기로 빠져나가면서 오히려 시장을 더욱 악화시키는 효과(House of Cards Effects)를 가져올 수 있다고 17일(현지시간) 진단했다. 그렇지만 업계에서는 스톡옵션의 이같은 부작용에도 불구, "필요악"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IBM에서 전자상거래 소프트웨어 업체 커머스원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던 로이 새터스웨이트는 그의 첫 스톡옵션을 현금화, 백만장자가 됐다. 그러나 그는 스톡옵션의 부작용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스톡옵션은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킴으로써 회사의 실적을 호전시킬 수 있지만 회사 기반을 닦기 이전 주가 등 외형에만 너무 급급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커머스넷 대표로 있는 그는 "업체들이 초기 거래 기반을 성공적으로 확보하기 보다는 주가 부양을 위해 매출 끌어올리기에 급급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스톡옵션은 직원들을 이기적이고 근시안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주주들이 원하는 바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스톡옵션은 왜 이런 부작용들을 양산하고 있는 것일까. WSJ은 우선 "당근"으로 사용되는 스톡옵션이 자기중심적이고 이해타산에 집착한 태도를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94년~97년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을 지낸 M.H.월만은 "당신이 뭐든지 이해관계에 따라 일하게 된다면 당신의 모든 능력 또한 남은 일생 동안 위태로울 것"이라면서 이러한 태도는 추가 위험을 안겨준다고 언급했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90년대말 전염병처럼 퍼져나가 기업을 장악한 "열악한 구조의(poorly structured)" 스톡옵션을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올해 상윈 금융위원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인센티브의 양산이 많은 기업 경영자들의 훌륭한 판단을 방해했다"고 밝혔다. 캠프벨수프와 펩시코 스톡옵션 전략에 자문을 했던 컨설턴트 에드워드 F. 월쉬는 "이론적으로 당신은 주주들과 같은 입장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스미스갬브렐&러셀의 파트너인 자콥 프란켈은 스톡옵션의 현금화 과정에 대한 정밀 조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제대로 주식가치가 평가되지 않은 가운데 현금화된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그는 "이사진과 게이트키퍼들에게 책임감을 부여해야 할 재무제표의 부재가 여러 형태의 약탈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스톡옵션을 감세대상 혹은 비용처리 하지 않아도 되도록 한 연방 조세 및 회계정책 또한 스톡옵션의 횡포를 가져왔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90년대 초 IT기업의 기업공개(IPO)가 줄을 이었고 경기가 살아나면서 주가 또한 빠르게 치솟았다. 스톡옵션으로 부자가 된 이들을 일컬어 "마이크로소프트 백만장자(Microsoft Millionaire)"라 불렀고 스톡옵션의 소유는 누구나 부자로 만들어 줄 기회로 여겨졌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수혜는 기업 경영진을 포함한 일부에게만 주어진다는 점이라고 전미종업원소유센터(NCEO)의 이사인 코레이 로슨은 지적한다. 최근 들어서는 스톡옵션의 기술적인 문제, 즉 어떻게 비용으로 처리하느냐 혹은 경영진들에게 어떻게 부여하고 어떻게 일정 기간 보유토록 하느냐의 문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부사장 파이퍼 콜은 "스톡옵션의 비용처리는 전반적으로 사람들을 헷갈리게 하는 것(red herring)이 될 것"이라면서 "스톡옵션을 폐지하는 것은 종업원들이 오너쉽과 잠재적인 승진 가능성 등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부동산 등록서비스업체인 루프넷(Loopnet)의 공동 창업자이자 회장인 데니스 드안드레는 스톡옵션의 가치도 인정하지만 해악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스톡옵션은 상당한 희망을 안겨주지만 시장이 침체되면서 결코 붐이 일었던 당시만큼의 수준을 이룩하지 못할 것이라는 실망감이 초래됐다"고 말했다. WSJ은 이와함께 기업 경영진 가운데 스톡옵션 행사를 많이 한 인물 10명을 발표했다. 1위는 오라클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로렌스 엘리슨으로 지난해 스톡옵션 행사로 7억607만달러를 벌어 들였다. 2위는 지난 1998 회계연도 5억6982만달러를 챙긴 마이클 아이스너 월트디즈니 회장 겸 CEO가 차지했고 3위는 1999 회계연도 2억3328만달러를 확보했던 마이클 델 델컴퓨터 회장 겸 CEO가 차지했다. 이어 시티그룹의 회장 겸 CEO 샌포드 웨일과 토마스 시벨 시벨 시스템즈 회장 겸 CEO가 올랐고 스티븐 케이스 AOL 회장, 존 체임버스 시스코시스템즈 CEO, 제럴드 레빈 전 AOL타임워너 CEO, 조제프 스트라우스 JDS유니페이스 공동 회장 겸 CEO, 하워드 솔로몬 포레스트래보래토리즈 회장 겸 CEO가 10위권내에 차례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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