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내음을 담은 마린 룩과 만나 더욱 시원한 느낌으로 패션리더들에게 어필하는 것.
수은주가 점점 올라가면 바캉스 패션으로도 사랑받게 될 섬머 프레피 룩을 경쾌하게 연출해보자.
`프레피`는 아이비리그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미국 동부의 명문 사립고교(Preparatory School) 학생을 가리키는 말로, 이들의 교복에서 발전한 스타일이 바로 `프레피 룩`이다.
심플하면서 고급스러운 아메리칸 트래디셔널을 바탕으로 한 `프레피 룩`의 대표적 아이템들은 학교 휘장을 와펜으로 달거나 단추 위에 새겨 넣은 블레이저 재킷을 비롯해, 크리켓 스웨터, 버튼다운 셔츠, 폴로넥 티셔츠, 그리고 플리츠 스커트와 면 치노 팬츠 등. 여기에 톡톡한 면 캔버스의 토트백을 들고 로퍼를 신으면 풀 코디네이션이 완성된다.
올 봄, 여름 시즌을 위한 해외 컬렉션에서도 프레피 트렌드는 곳곳에서 눈에 띄었는데, 고적대의 공연으로 무대를 연 마크 제이콥스는 단정한 블라우스와 플리츠 스커트, 빅 니트로 쉬크한 스쿨걸 룩을 제시했고,(사진1) 폴 스미스는 매니쉬한 타이와 크리켓 니트를, 구찌는 럭비 티셔츠를 선보여 시선을 모았다.
발렌시아가의 디자이너 니콜라스 게스키에는 엠블럼 장식을 디자인에 응용하기도.
프레피 트렌드는 여름마다 찾아오는 마린 룩에도 세련된 감각을 불어넣고 있다.
토미 힐피거는 다양한 간격의 줄무늬와 컬러 블록으로 컬렉션을 채웠으며, 스포트막스는 보더 스트라이프 탑에 면 반바지를 매치한 캐주얼 마린 룩을 제안했다.(사진2) 흔히 카키 팬츠로 불리는 면 치노 팬츠는 올여름엔 니렝스, 버뮤다, 핫팬츠 등 다양한 길이의 반바지로 전개되면서 스트라이프 탑과 좋은 콤보를 이루고 있는데, 밑단을 접어 올린 롤업 스타일이 많다는 것에 주목하자.
좀 더 모던한 분위기를 내는 세로 스트라이프 가운데에선 시어서커가 돋보인다. 세로 줄에 쭈글쭈글 표면 가공을 더한 시어서커는 시원해보이면서도 클래식한 멋도 함께 표현해주는, 프레피의 여름 수트로도 적당한 소재이다.
스트라이프보다는 부분적으로 라인을 두른 세일러 풍 디자인이나 커다란 단추와 노끈 장식을 응용한 아이템들로 변화를 준다면 보다 본격적인 마린룩을 연출할 수 있겠다. 루엘라 바틀리는 재미있는 해적 모티브로 패션쇼에 유머러스함을 보탰다.
바캉스 시즌이 가까워오면 `프레피 룩`은 자연스럽게 리조트 패션으로 연결되면서 트렌드 레이다에서 벗어나지 않을 전망.
넉넉한 와이드 팬츠와 헐렁한 셔츠 사이로 스쳐가는 바람을 느끼면서 패션 센스도 발휘해보는 건 어떨지.
화이트 면이나 샴브레이 소재로 만들어진 셔츠 아이템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스텔라 맥카트니의 쇼(사진3)를 비롯한 여러 디자이너들은 셔츠 원피스를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제안했다. 페미닌하면서도 활동적인 면을 함께 갖춘 만큼 많은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한 태양빛 아래에서 지치지 않도록 생동감을 더해줄 섬머 `프레피 룩`.
반짝이는 펄을 피부에, 시원한 블루를 눈에 터치해 메이크업을 완료했다면, 머리는 가벼운 웨이브, 혹은 깔끔하게 포니테일 스타일로 올려 묶어 프레피 감각을 업 시켜보자. 요트를 타는 듯 청량한 기분을 도심 속에서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김서나 비바트렌드(www.vivatrend.co.kr) 기획팀장 및 패션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