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동산시장, 非미국계 펀드 `활개`

미국계 독주에서 싱가포르, 네덜란드, 독일등 다국적화
국내 투자자본, 자금력부족으로 `설 자리 잃어`
  • 등록 2004-05-11 오전 11:37:40

    수정 2004-05-11 오전 11:37:40

[edaily 윤진섭기자] 국내 부동산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대형 투자자가 미국계 위주의 투자 자본에서 싱가포르, 유럽계, 호주, 일본계 등으로 비(非)미국계 자본으로 얼굴이 바뀌고 있다. 론스타, 골드만삭스, GE캐피탈 등 IMF위기 직후 들어온 미국계 위주의 1세대 자본에서 빌딩 매입의 큰 손으로 알려진 싱가포르투자청, 그리고 아직은 생소한 네덜란드, 독일 등 유럽계 자본, 그리고 호주계 자본까지 국내 부동산 시장에 발을 담기 시작했다. 그 사이 국내 투자자본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싱가포르 투자청등 싱가포르계, 선두주자 부상 11일 관련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외국자본중 싱가포르투자청(GIC:Government of Investment Corporation)을 비롯한 싱가포르계 자본이 국내 빌딩 구매의 선두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싱가포르 부동산 투자 회사인 `MPI(Majesty Power International Limited)`는 지난 6일 여의도 한나라 중앙당사를 총 430억원에 매입했으며 이에 앞서 1월엔 싱가포르 투자청이 무교동 코오롱 본사 빌딩을 모건스탠리로부터 760억원에 사들였다. 뿐만 아니라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주로 연기금을 통해 부동산에 투자하는 `GRA`도 중구 순화동 삼도에이스타워, 서린동 광주은행빌딩, 강남구 역삼동 한솔빌딩 등을 사들였다. ◇유럽계는 네덜란드, 독일...호주, 일본계도 눈길 유럽계 자본으로는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로담코` 부동산 투자회사가 가장 적극적이다. 이미 여의동 중앙빌딩을 210억원에 매입했다가 272억원에 되팔아 60억원 이상의 매매차익을 챙겼다. 이 회사는 현재 역삼동 로담코 빌딩을 비롯해 다수의 빌딩을 보유하고 있다. `로담코`는 이와 함께 지난 3월 부동산 신탁업 본인가를 받은 다올부동산신탁과 함께 올해 20곳, 1조5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독일과 호주계 투자 자금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라살 등 독일계 자금은 최근 테트라건설이 우선매입대상자가 된 강남 데이콤 사옥 매각(역삼동 사옥)에 대거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호주 투자 은행인 맥쿼리은행(슈로더 아시아 펀드)은 지난해 1월 론스타가 보유한 영등포 동양증권 빌딩을 850억 원에 매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도 독일 연기금인 DIPA를 비롯한 유럽계 연기금 및 펀드들이 국내 부동산관련업체와 함께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으며 이미 도심 내 투자대상 물건을 확보하고 투자 수익률등 투자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계 자금으론 전문 빌딩관리회사인 교리츠가 국내 빌딩 임대관리 시장에 영역을 확대하면서 입지를 확대해 가고 있다. 교리츠는 이미 종로구 순화동 포스코 더샵에 대한 임대관리를 맡았고, 최근엔 하나은행 소유의 서울 중구 남대문로 2가 옛 서울은행 본점을 서비스레지던스로 개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IMF 직후 국내 빌딩 매입을 주도했던 미국계 부동산 투자펀드는 최근 들어 사들인 빌딩을 매도하는 등 시세차익 실현에 주력하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론스타펀드는 영등포 동양증권 빌딩에 이어 SKC 사옥을 매도했고, 최근엔 1조원 규모의 역삼동 스타타워 매도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빌딩전문거래 업체관계자는 "IMF 직후 국내 빌딩을 매입한 미국계 자본의 대다수가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였다”라고 분석하면서 “그러나 최근 非미국계 투자자금은 시세차익이 아닌 임대관리를 통한 연 7~8%의 임대수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라고 설명했다. ◇뛰어난 자금력..국내 자본 맥못춰 한편 론스타 등 기존 1세대 외국자본에 이어 범 외국계 자본의 국내 부동산 시장 진출로 리츠, 부동산신탁, 부동산펀드 등을 추진하는 국내 자본의 운신의 폭은 더욱 좁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계 자본의 상당수가 건물 매입시 높은 입찰가를 제시하고 있어 국내 자본의 부동산 취득이 힘들다는 게 그 이유다. 빌딩 매입과 이를 통해 임대수익을 추진하고 있는 미래에셋(맵스투자운용) 관계자는 “데이콤 강남사옥의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한 가격이 당초 예상금액보다 높아 매입을 포기하게 됐다”라며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외국자본이 국내 빌딩 매입에 있어 높은 입찰가를 제시해 국내 업체는 엄두를 못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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