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갈등, G2 무역전쟁으로 번지나(종합)

"트럼프, 14일 中지적재산권 침해 조사 행정명령 서명"
中겨냥 첫 무역제재…"사실상 독자 對北 압박 카드"
美 "北과 관련 없어…中과 무역전쟁 의도도 없어"
中 "북핵과 무역 연계" 반발…헐리웃·스타벅스·애플 등 피해 예상
  • 등록 2017-08-13 오후 4:06:49

    수정 2017-08-13 오후 4:06:49

도늘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겨냥해 처음으로 무역제재에 나선다. 중국이 보복 제재에 나설 경우 세계 2대 경제대국 간 무역 긴장도가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북-미 갈등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진 상태여서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인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美, 中 겨냥한 첫 독자 무역제재…“對北 압박 강화 의도”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4일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지시토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이같은 사실을 이미 예고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그동안 무역 분쟁·마찰 등과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해 상대국에 제동을 걸어 왔다. 하지만 미 무역대표부(USTR)는 WTO 출범 이후 활용되지 않았던 통상법 301조를 근거로 조사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미 통상법 301조는 특정 국가를 불공정 무역 관행국으로 지정한 뒤 1년 간 협상에서도 성과가 없으면 바로 관세 등으로 보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對中) 무역제재를 실행에 옮긴 것은 대선 공약을 실행으로 옮기는 동시에 중국의 대북(對北) 압박 강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기자들에게 “중국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중국이 더 많은 일을 할 것으로 본다”고 거듭 강조한 것도 중국이 대북 압박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은연 중에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무역에서 매년 수천억달러를 잃고 있는데 이런 상태로 계속 갈 순 없다”면서 “하지만 중국이 우리를 도우면 많이 다르게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해 대선 기간부터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 등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강도 높게 비난하며 환율조작국 지정,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관세 부과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지난 4월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북 제재 강화를 조건으로 대중 무역제재를 유보했으나, 최근 중국이 북한을 경제적으로 고립시키는데 적극적으로 협력하지 않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FT는 이번 조치가 중국으로부터 대북 압박 강화를 이끌어내는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 의회와 재계의 압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 재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한 것에 대해 적지 않은 불만을 토로해 왔는데, 이번 무역제재를 통해 불만을 잠재우고 보호무역주의에 다시 한 번 활력을 불어넣으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강조해 왔던 45%에 달하는 관세 부과 등이 제외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을 겨냥한 무역제재보다는 대북 압박을 끌어내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CNN도 이번 조사는 단순히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대응 차원을 넘어 북한의 도발을 억제시키도록 대중국 압박을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진단했다. 그동안 시사해왔던 독자적인 대북제재에 중국을 끌어들인 셈이다.

당초 미국은 지난 달께 독자 제재 카드를 꺼낼 것으로 보였으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대북 추가 제재 합의를 이끌어내는 방법을 택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과거 유엔에서 채택된 대북 결의안들이 중국의 소극적인 태도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예측에 결국 미 정부가 적극적인 대중 압박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 PHOTO)
中 “북핵과 무역 연계” 반발…보복시 무역전쟁 확대 우려

미 정부는 “북한과는 관련이 없다”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일으키려는 것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 고위 관료는 “트럼프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기술이 도난당하거나 유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면서 “그는 미국 기업 및 노동자들을 위해 이같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미국인들에게 약속했다. 중국도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이 북핵문제를 무역관계와 연계시키고 있다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대중 무역제재와 관련 지난 달 31일 환구시보를 통해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비난을 중국에 돌리고 있다”면서 “전혀 도리에 맞지 않는 처사”라고 지적한 바 있다.

첸커밍 중국 상무부 부부장도 지난 주 기자회견에서 “북핵문제와 미중 무역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중국 정부는 일관되게 지적재산권 보호를 중시해왔으며 그 성과는 모두가 알고 있다”면서 “WTO 회원국이 무역조치를 취하려 한다면 마땅히 WTO 규정을 준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독자 제재가 아닌 국제 협약을 따라야 한다고 촉구한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이 미국처럼 독자 제재를 통해 맞불을 놓을 경우 무역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날 신화통신을 비롯한 중국 관영 언론들은 미국의 지적재산권 침해 여부 조사가 직접적인 대중 무역제재는 아니지만, 중국 상품을 향한 대규모 관세부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무역마찰 가능성을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의 제재에 맞서 합작법인 설립 요건 강화, 대중 수출 기업에 대한 제재 강화 등 보복 조치를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이클 프로먼 전 USTR 대표는 이달 초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올리면 중국도 보복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미국이 WTO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인 조치를 취하기 시작하면 다른 국가들도 미국을 따라서 독자 제재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美 헐리웃·스타벅스·애플 등 피해…中은 대다수 기업 타격 예상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 발발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기업으로는 보잉, 웨스팅하우스, 스타벅스, 테슬라, 애플, 맥도널드, 포드, 아마존닷컴 등이 꼽힌다. 최근 중국 내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헐리우드 영화 업계도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 기업들 중에서는 이미 알려진 철강·알리미늄 업체들을 비롯해 대미 수출 비중이 큰 대다수 기업들의 피해가 예측된다.

한편 미국은 이번 행정명령으로 형성된 추진력을 기반으로 오는 16일 미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테이블에서 캐나다와 멕시코를 강도 높게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에서도 미국이 강경한 입장을 나타낼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주요 외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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