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두번째 암’으로 불리는 전이암과 재발암의 새로운 원인을 국내 연구진이 최초로 규명해냈다.
1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엄홍덕 한국원자력의학원 연구팀은 암세포 내에 존재하는 p53·p21 단백질 결합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할 경우 암의 전이와 재발이 촉진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암의 전이와 재발은 예측이 어렵고 발생원인을 찾아내기 쉽지 않은데다 치료 효과가 낮은 경우가 많다. 국가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암환자의 생존율은 70.3%지만 원격 전이된 경우 생존율은 20.5%로 급격히 떨어진다.
p53은 가장 대표적인 암 억제 단백질이며 p21은 세포 성장을 조절하는 단백질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p53 단백질의 유무 만으로 암 전이와 재발이 결정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그동안 학계의 지배적인 견해였다.
연구팀은 암 세포와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통해 세포 내에 존재하는 p53과 p21이 서로 결합체를 형성하고, 이 결합체가 암의 전이나 재발을 촉진시키는 인자들의 활동을 억제해 암 전이와 방사선치료 이후 암 재발을 막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폐암과 대장암, 신경아세포종 등 다양한 암세포에서 확인해 p53·p21 결합체의 암 전이 및 재발 억제 작용이 특정 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암 전이 및 재발의 예측은 물론 새로운 치료 기술 개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암학회의 대표 학술지인 암 연구(Cancer Research)지 온라인판 4월3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