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두산비나, 베트남서 `제2의 창원신화` 쓴다

두산重의 글로벌 시장 공략 '전초기지'
두산의 기술력과 베트남 정부 전폭지원 '시너지'
베트남 거점으로 동남아로 시장 확대
  • 등록 2009-11-30 오후 12:00:00

    수정 2009-11-30 오후 12:04:23

[베트남 쭝꾸엇=이데일리 정재웅기자] "베트남 현지법인인 두산비나를 제2의 창원공장으로 키운다는 것이 목표입니다"

조봉진 두산비나 법인장은 두산비나의 미래 비전을 이처럼 압축적으로 표현했다. 두산중공업이 글로벌 발전시장과 원자력 시장, 워터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경남 창원공장의 기술력과 생산성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산중공업의 해외 첫 생산기지인 두산비나의 비전은 또 하나의 창원공장을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두산중공업만의 독보적인 기술력과 베트남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합쳐 탄생한 두산비나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다.

베트남 중부 다낭(Da Nang)에서 2시간 30분여를 달려 도착한 두산비나의 첫인상은 마치 두산중공업의 창원공장을 연상케할 만큼 광활하고 깨끗하게 정돈돼 있었다. 허름한 주변경관과는 확실히 차별된 모습이다.

▲ 두산중공업의 글로벌 생산 전초기지인 베트남 두산비나 공장 전경.
가장 먼저 와닿았던 것은 현지 근로자들의 모습. 총 1750명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는 두산비나의 현지 근로자들은 하나같이 안전모를 착용하고 복장을 갖춘 모습이었다. 여느 해외법인 공장에선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풍경이다.

조봉진 법인장은 "베트남 다른 공장에 가보면 다들 슬리퍼를 신고 일한다"며 "그만큼 안전의식이 부족해 사고가 많이 난다. 하지만 두산비나는 철저한 교육을 통해 현지인들의 이런 습관들을 고쳐 지난 8월에 900만시간 무재해 달성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두산비나는 베트남 유일의 수상 직할 공단인 쭝꾸엇(Dung Quat)공단에 위치하고 있다. 총 110ha(33만평) 규모에 보일러, 해수담수화설비, 배열회수보일러(HRSG), 운반설비, 화공설비 등을 생산하는 5개 공장이 있으며, 자체 부두와 항만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두산비나는 지난 2007년 2월에 착공 19개월만인 지난 2008년 10월 5개 공장을 준공했다. 종합준공식은 지난 5월에 가졌다.

공장준공이 완료됐음에도 준공식을 늦춘 것은 이유는 "공장 내 모든 설비와 물품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는 절대로 준공식을 하지말라"는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의 지시 때문이다. 확실하게 모든 공정이 완료되지 않으면 시작이라고 생각지도 말라는 박용현 회장의 의지가 그대로 반영된 예다. 
                                                                                                                   
▲ 두산비나가 베트남에서 첫 제작한 UAE 슈웨이하트 해수담수화플랜트용 담수증발기가 지난 11월13일 자체 부두를 통해 출하하고 있다.

두산비나의 또 하나의 특징은 모든 해외투자 국내기업들의 고민인 현지 숙련공 양성에 있다. 이 지역은 하노이나 호치민 같은 대도시가 아니어서 숙련공을 구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두산비나는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 기술자들을 직접 현지로 불러 현지인들을 교육했다. 지난 2007년 인력 수급계획을 세우면서 사내 직업훈련원을 통해 기능인력을 양성하는 쪽을 택한 것.

이에 따라 두산비나는 그 해 말 사내 직업훈련원을 설립하고 최초로 채용한 30명에게 8주간에 걸쳐 용접을 가르쳤다. 그리고 이들의 손으로 다시 96개의 용접부스를 만들어 신규 채용인력의 실습에 활용했다.

이렇게 교육받은 지 2년. 두산비나 현지 근로자들은 최근 아랍에미리트로 해수담수화 설비를 처음으로 출하하는 기쁨을 맛봤다.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하는 해수담수화 설비를 베트남 현지 근로자들의 힘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현지 근로자인 응엔 티엔 히에우씨는 "축구장 만한 크기의 해수담수화 플랜트용 대형 증발기를 만들어 출하할 때의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하겠다"며 "우리의 손으로 그런 첨단 기술을 만들었다는 데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 베트남 두산비나의 보일러(발전설비) 공장 근로자들이 작업계획을 협의하고 있다.
조 법인장은 "일각에서는 두산이 베트남의 싼 임금을 노리고 진출했다고 하는데 절대로 사실이 아니다"라며 "베트남 국민들의 국민성은 손재주가 좋고 매우 부지런하다는 점이 꼽힌다. 이런 것들을 보고 이들에게 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비나는 향후 기술인력 양성과 생산성 향상에 주력해 오는 2011년까지 창원공장 수준으로 생산성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오는 2015년이 되면 보일러는 6기, HRSG 18기, 운반설비 162기, 담수 증발기 8기 등 창원공장에 버금가는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두산비나가 이처럼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베트남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베트남 정부는 두산중공업에 종전에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여타 다른 외국투자기업에게는 50년간 보장해왔던 투자기간을 두산비나에겐 70년으로 연장해 제공했다.

또 ▲법인세 초기 4년 면제, 이후 9년간 5% 적용 ▲투자기간 70년간 법인세 10% ▲수출용 수입관세 면제 ▲개인소득세 50% 감면 ▲전용부두 운용 허가 ▲전력·용수 최우선 공급 등도 약속했다.

조 법인장은 "베트남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빠른 시간 내에 현지에 정착할 수 있었다"면서 "이런 지원덕에 공장을 가동하는 데에 전혀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 HRSG(배열회수보일러)에 들어가는 설비를 옮기고 있는 베트남 두산비나 근로자들의 모습.
두산중공업의 2015년 중장기 경영목표는 '수주 21조원, 매출 17조원, 영업이익율 10%'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생산 능력 증대가 필수적이다.

두산비나는 향후 급격히 늘어날 해외 수주물량을 안정적으로 소화함으로써 두산중공업의 중장기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글로벌 생산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은 "두산비나를 2015년에는 연간 생산 규모 약 7억달러, 베트남 현지인력을 3000명 이상 채용하는 베트남의 중공업 분야의 선도기업이자 베트남 국민기업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산비나는 현재 브라질 페셈 발전소에 공급할 발전설비를 비롯해 루마니아로 갈 배열회수보일러(HRSG), 인도네시아로 출하를 앞두고 있는 운반설비 등 각종 플랜트 설비 제작에 여념이 없다.

아울러 급성장하고 있는 베트남 발전시장에도 진출, 대규모 발전소 수주에도 적극 나선다는 전략이다. 베트남 현지에 이미 진출해 있는 데다 현지 고용효과도 큰 만큼 이를 바탕으로 동남아 시장도 노려볼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베트남 정부는 이를 위한 협력 파트너로 두산중공업(034020)을 선택했다. 두산중공업이 베트남 기업들과의 컨소시엄을 구성, 발전소를 건설하면서 베트남 업체의 기술수준을 높이고 국산화율을 높여주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두산중공업은 베트남 발전설비 국산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면 향후 추진되는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해외 첫 생산기지인 두산비나. 제2의 창원신화를 이룩하기 위한 그들의 거침없는 행보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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