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인터뷰)김효준 BMW코리아사장

"BMW에 어울리는 남자..BMW와 사랑에 빠졌다"
"1만대 파는 게 꿈"..조직과 개인이 같이 성장해야
  • 등록 2005-02-17 오후 1:05:11

    수정 2005-02-17 오후 1:05:11

[싱가포르=edaily 좌동욱기자] 김효준 BMW그룹코리아 사장은 국제도시 싱가포르에 어울리는 CEO(최고경영자)다. 수준급 영어실력에 젠틀한 매너, 유창한 언변으로 BMW그룹 경영진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자연스러웠다. 16일 `2005년 BMW그룹 아시아지역 사업계획 발표회`에 참가한 김 사장을 싱가포르 현지 풀러턴 호텔에서 만났다. 김 사장과의 대화는 BMW로 시작해서 BMW로 끝났다. 김 사장은 흡사 BMW와 사랑에 빠진 것처럼 보였다. 그는 BMW라는 명차뿐 아니라 BMW그룹의 문화 자체를 사랑했다. "BMW는 조직과 개인이 함께 성장하는 문화를 지향합니다. BMW는 개인이 조직에 매몰되거나 조직이 내부 경쟁없이 활력을 잃게 되는 것 모두를 경계합니다" 김 사장이 털어놓는 BMW의 인사고과 평가는 독특했다. 일종의 집단 다면평가방식이다. 사장급 임원의 경우 전 세계 사장단이 인사평가를 위해 한자리에 모인다. 평가가 시작되면 평가 대상 인물은 30분 정도 회의실을 나가 있고 남은 임원들이 그 사람의 장단점에 대해 기탄없이 토의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특히 부족한 점들을 집중 논의한다는 것. 이런 집단 다면평가가 전 직원들에게 확대 적용된다. 그는 "조직이 개인의 부족한 점을 메꿔줄 수 있는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쟁에서 뒤쳐지거나 인사고과가 부족한 직원이라도 낙오자는 아니라고 그는 강조한다. 부족한 점을 보충해주고 도약할 기회를 주게 되면 개인 뿐 아니라 조직 전체의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독일 기업 특유의 투명한 회계와 경영시스템에 대해서도 자랑이 넘쳤다. 그가 털어놓은 에피소드 하나. "독일에서 운전을 하기 위해 국제 면허증을 발급받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돈으로 인지대 4500원 가량을 회사돈으로 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보스가 개인적으로 할 이야기가 있다며 심각한 표정으로 부르더군요. 국제 운전면허증은 독일에서만 쓸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업무용으로 볼 수 없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그는 나중에 자신의 감사보고서에 4500원의 면허 인지대를 공금으로 냈다는 사실이 기록돼 있는 것을 확인하고 무척 놀랐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4500원을 회사에 반납했더니 그 기록이 사라진 새 인사고과 평가서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에피소드도 나왔다. 전임 사장이 가족과 함께 한국을 방문했을 때 기내에서 그를 우연히 만났다. 가족과 함께 방문한다는 그가 퍼스트 클래스에 혼자 앉아있더라는 것. 그 사장의 가족들은 이코노믹 클래스에 따로 앉아 있었던 것이다. 김 사장은 BMW의 빈틈없는 경영에 대해서도 연설을 늘어 놓았다. 그는 "BMW는 매장내 자동차의 디스플레이스 위치, 간판 크기와 디자인, 소비자 접대방식까지도 매뉴얼화가 돼 있다"며 "이런 메뉴얼책이 1000페이지가 넘을 정도로 두껍다"고 말했다. 이어 "BMW는 고객들에게 새것과 다름없는 상품을 보여주기 위해 디스플레이용 차량도 2주마다 바꾼다"고 덧붙였다. 흡사 독일 군대식 행정처럼 보인다는 말에 그는 손사래를 친다. 이같은 매뉴얼에는 90년 가까이 자동차만을 팔아 온 BMW그룹의 노하우가 담겨 있다는 것. "한국 딜러들에게 메뉴얼대로만 하면 판매고가 늘어난다는 사실을 이해시키기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10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현재 딜러들에게 회사의 방침을 상당부분 이해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젠 딜러들이 상당한 자신감을 얻은 모습입니다" 사실 그는 한국보다는 독일에서 더 잘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 2003년7월 김 사장은 아시아인으로서는 최초로 BMW그룹 본사임원(Senior Executive)에 선임됐다. 부와 성공을 상징하는 BMW그룹이 서울대도 도쿄대도 아닌 상업고등학교 출신을 본사 임원으로 발탁한 것이다. 95년 당시 김 사장은 덕수상고를 졸업한 것이 학력의 전부였다. 김 사장이 수입차업계에 발을 내딛은 것 자체가 특이했다. 잘나가는 외국계 회사 부사장에서 95년 돌연 BMW코리아 CFO(재무총괄임원)를 자원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불혹을 앞둔 39세. 그가 독일 BMW 본사에 한국 자동차시장에 대한 해박한 보고서를 보내 그룹 경영진을 감탄시켰다는 이야기는 유명한 일화다. BMW본사는 김 사장의 설득으로 95년 수입차 업계로는 처음으로 국내에 BMW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BMW그룹은 전통적으로 차량 판매대수가 2000~3000대 가량 이를 때 현지법인을 설립합니다. 94년 한국의 BMW 판매량은 215대에 불과했죠. 당시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일이었습니다" 김 사장의 낙천적이고 긍정적 성격은 여전하다. 지난 2003년부터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경쟁업체인 도요타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데 대해서도 낙관론 일색이다. 작년엔 판매량 기준 1위 BMW(5509대)와 2위 렉서스(5362대)간 차이가 147대에 불과했다. "렉서스의 성장이 저는 고맙습니다. 경쟁을 통해 고객만족도가 커지는 것은 물론이고 전체적인 수입차시장 규모가 확대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렉서스 고객을 BMW로 뺐어오는 일이 훨씬 더 쉬운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김 사장은 과거의 성공을 경계했다. 과거의 성공이 미래의 성공을 발목잡을 수 있다는 것. 김 사장은 "이미 성공한 기업들은 그 성공을 지속적으로 이뤄 가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일을 빼면 `재미`없는 사람이다. 자연을 사진에 담는 게 좋아 매주 산에 오르던 것도 직장에 들어서면서 그만뒀다. 첫월급을 타서 최고급 일제 카메라를 샀던 그다. 아내에게는 `재미없는 남편`이 될 수 밖에 없다. 취미를 물어보면 "고객 만나기와 차 파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에게 꿈이 뭔지를 물어봤다. "한국에서 BMW를 1만대 파는 것"이라고 웃으면서 이야기한다. 1만대는 너무 적은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 그는 "BMW는 양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고 답한다. BMW는 판매량 보다는 고객만족과 브랜드 가치 등의 질적 성장을 더욱 중시한다는 설명이다. 열대 싱가포르에서 만난 김 사장은 영락없는 BMW맨이었다. ◇김효준 사장 약력 -57년 1월 16일 생 -75년 덕수상고 졸업 -94년 한국신텍스 대표이사 부사장 -95년 BMW코리아 상무이사 -97년 BMW코리아 부사장 -00년 BMW코리아 사장 -00년 연세대 경영대학원 국제경영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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